도서 소개
느림보 그림책 시리즈 46권. 엄마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이의 판타지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서화교 작가는 '귀 지퍼'라는 기발한 설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가 듣고 싶은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음대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귀 지퍼를 가졌다고 해서 마냥 즐거울까? 귀 지퍼의 고리가 없어져서 지퍼를 열지 못하게 되자, 도란이는 자기가 원하는 소리마저 들을 수 없게 된다. 오토바이 경적 소리도 듣지 못해 큰 사고를 당할 뻔한다.
세상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에서 고립된 도란이는 당황스럽고, 외롭고, 무섭다. 결국 도란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친다. 그토록 듣기 싫어하던 엄마의 잔소리가 듣고 싶다고요! 그러자 저 멀리에서 엄마의 잔소리 기차가 힘차게 달려오는데….
출판사 리뷰
기차처럼 달려오는 엄마의 잔소리
오늘도 엄마의 잔소리 기차가 도란이를 향해 달려옵니다. 글씨가 이게 뭐냐, 숙제부터 하고 놀아라, 시험 볼 때는 집중해라……. 도란이의 소원은 하루라도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는 겁니다.
그런 도란이에게 깜짝 놀랄 일이 생깁니다. 엄마와 함께 옷 수선집에 갔다가 ‘귀 모양’으로 생긴 지퍼가 귀에 딱 달라붙었지요! 살그머니 지퍼를 올리면 세상이 멈춘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엄마의 잔소리도 듣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지퍼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아요. 도란이만 아는 귀 지퍼!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해 주는 귀 지퍼! 도란이는 아주 신이 납니다.
‘귀 지퍼’를 열망하는 아이의 마음
많은 아이들이 엄마의 잔소리를 힘들어 합니다. 엄마가 자기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지요. 엄마 잔소리에 담긴 애정은 모르는 채 그저 잔소리를 피하고 싶어 합니다.
《지퍼 고쳐 주세요》는 엄마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이의 판타지를 극대화한 작품입니다. 서화교 작가는 ‘귀 지퍼’라는 기발한 설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가 듣고 싶은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진심으로 원할 때만 소통이 가능해요
마음대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귀 지퍼를 가졌다고 해서 마냥 즐거울까요? 귀 지퍼의 고리가 없어져서 지퍼를 열지 못하게 되자, 도란이는 자기가 원하는 소리마저 들을 수 없게 됩니다. 오토바이 경적 소리도 듣지 못해 큰 사고를 당할 뻔합니다.
세상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에서 고립된 도란이는 당황스럽고, 외롭고, 무섭습니다. 결국 도란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칩니다. 그토록 듣기 싫어하던 엄마의 잔소리가 듣고 싶다고요!
그러자 저 멀리에서 엄마의 잔소리 기차가 힘차게 달려옵니다. 똑같은 잔소리인데도 도란이에게는 이전과 전혀 다르게 들리겠죠? 이제서야 도란이는 자신을 아끼는 엄마의 진심 어린 마음과 소통하게 됩니다.
도란이의 변화하는 마음을 위트 넘치게 표현했어요
일러스트레이터 오승민은 작품의 주요 소재인 ‘지퍼’를 다양하게 변주해 화면에 녹여냈습니다. 도란이 귀에 달린 지퍼뿐 아니라, 도란이가 다니는 길, 도란이의 감정선, 도란이가 갇히게 된 침묵의 공간까지 지퍼로 형상화했지요. 덕분에 독자는 도란이가 만든 판타지 세계에 자연스럽게 빠져듭니다.
지퍼를 고칠 수 없게 되어 절망하는 도란이를 표현한 열 번째 장면은 이 작품에서 손꼽히는 장면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심정을 표현한 이 장면은 “미로=도란이의 내면”으로 시각화했습니다. 또 열세 번째 장면은 앞으로 영영 소리를 듣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무서운 악어의 형태로 위트있게 이미지화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도란이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머리를 파묻고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간절히 소통을 원하게 됩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열다섯 번째 장면은 두려움을 훌쩍 뛰어넘는 도란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눈 밝은 독자들은 첫 장면에서 뾰족한 형태로 날아들던 엄마의 잔소리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몽글몽글하게 변한 것을 눈치챌 겁니다. 도란이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재미있는 장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