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내가 심술궂게 생겼다고? 못된 짓만 한다고?
사실 난 너희랑 같이 놀고 싶었던 것뿐인데…….
얘들아, 부디 내 마음을 알아줘!
친구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면, 그 마음은 반드시 전해질 거야!
《치킨 마스크-그래도 난 내가 좋아!》에 이은 ‘마스크 초등학교’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난 험상궂게 생긴 상어 마스크, 친구들은 겉모습만 보고 날 싫어해.”자존감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선물을 안겨 주는 그림책, ‘평화 그림책’으로 선정되고 여러 초등학교에서 필독 도서로 지정되기도 한 《치킨 마스크-그래도 난 내가 좋아!》. 그 후속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마스크 초등학교 친구들 가운데 가장 험상궂은 마스크(?)를 자랑하는 ‘상어 마스크’가 주인공입니다.
상어 마스크는 가만히 있어도 “너 혹시 나한테 화났니?”라는 말을 들을 법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기껏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다가가 보았자 “쟤 좀 봐, 우릴 째려보는 것 같아.”라며 외면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상어 마스크는 늘 외롭습니다.
상어 마스크가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요? 바로 심술부리기입니다. 친구 실내화 몰래 숨겨 놓기, 선생님이 우수작으로 뽑아 붙여 놓은 친구 그림에 낙서하기, 별 이유도 없이 친구 때리기……. 상어 마스크가 이런 심술을 부리는 것은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친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그래 보아야 친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저 악순환만 불러올 뿐입니다. 상어 마스크는 이미 반 아이들에게 심술쟁이로 낙인 찍혀 버렸습니다. 요샛말로 ‘은따’가 된 것입니다. 아이들은 저희들이 처음에 상어 마스크를 어떻게 대했는지 돌아보지 못합니다. 외모만 놓고 평가하며 함께 어울리기를 꺼렸던 자신들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심술을 부린 상어 마스크의 행동을 비난할 뿐이지요.
“심술궂게 굴었지만, 사실 난 그저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이야…….”상어 마스크가 또 다시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다가간 날, 어쩜 이렇게 운도 없을까요.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멋진 축구공이 강물에 빠져 버리고 맙니다. 장수풍뎅이 마스크가 형이 아끼는 공을 가져와서 놀고 있었던 건데, 거센 강물에 휘말려 떠내려가 버렸지요. 정말 돌이키기 힘든 실수입니다.
이제 상어 마스크는 은따 정도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비난받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공은 우연히 몸에 맞고 튀어나간 거지만, 아무도 사건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공 주인 장수풍뎅이 마스크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울음을 터뜨리고, 친구들은 각자 한마디씩 하며 어마어마한 비난을 쏟아 놓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쉽게 미안하단 얘길 꺼내지 못하겠지요. 상어 마스크도 미안하다고 말하기는커녕 도리어 “알 게 뭐야!” 하고 큰소리 치고 자리를 피하고 맙니다.
상어 마스크가 정말 못되고 심술궂은 아이라면, 그러고 아이들과는 끝이겠지요. 하지만 상어 마스크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표지의 프로필에 나오듯 강한 척하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입니다. 게다가 이건 자신의 명예가 걸린 문제입니다. 그래서 상어 마스크는 ‘죽기 살기로’ 공을 찾아다닙니다. 몇 날 며칠을 강둑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조차도 “공이 탐나서 그러는 거야.”라는 오해를 사지만 상관없습니다.
“친구를 위해 온 힘을 다하면, 그 마음이 전해질 거야!”상어 마스크는 마침내 공을 찾아냅니다. 공을 반짝반짝 정성스레 닦아서 장수풍뎅이 마스크에게 달려가면서, 상어 마스크는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하고 결심합니다. 그런데 마침 얄미운 햄스터 마스크가 옆에 서서 이간질을 하네요. “이리 내놔! 너, 또 심술부리러 온 거지!” 거기다 또 상어 마스크는 성격대로 “이딴 거 필요 없어!” 하고 응수하지요.
다시 혼자가 되어 외로이 그네를 타는 상어 마스크에게 장수풍뎅이 마스크가 다가옵니다. “미안해.” “고마워.” 둘은 동시에 말을 꺼냅니다. 사실 장수풍뎅이 마스크는 상어 마스크가 일부러 공을 강으로 던진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상어 마스크를 비난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거지요. 자신의 실수가 아닌데도 며칠 동안 열심히 공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장수풍뎅이 마스크도 상어 마스크에게 미안하고 또 고마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둘이 함께 그네를 타는 실루엣으로 책이 마무리됩니다. 첫 장면에서 상어 마스크가 홀로 그네를 타던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지요. 상어 마스크는 마음속으로 ‘난 이제 외톨이가 아니야.’라고 말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가 만든 위로의 그림책!마스크 초등학교 이야기를 탄생시킨 작가 우쓰기 미호는 현재 일본 요코하마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쓰기 미호는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서툴고 소박한 느낌의 그림 속에 어떤 작가보다 더욱 섬세하고 진정성 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냅니다. 작가 스스로가 어린 시절 공부 잘하고 인정받는 모범생이 아니라 조용히 그림만 그리는 외로운 아이였기에, 교사가 되고 나서도 소외된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과 나눈 교감을 하나하나 그림책 속에 풀어내었지요.
지금까지 마스크 초등학교 시리즈 그림책 세 권을 출간했고, 마스크 초등학교 아이들이 등장하는 네 컷 만화를 오사카 지역 신문에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 초등학교 캐릭터 상품들이 나오기도 했고, 캐릭터로 분장하여 일본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어린이를 만나는 행사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작업의 밑바탕에 깔린 일관된 주제는 바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입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불안합니다. 아이들은 대부분, 아니 많은 어른들도,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외모가 뛰어나건 못났건 상관없이 일정 부분 스스로를 부정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품곤 합니다. 자존감이 약한 아이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작가가 “마스크 초등학교”라는 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 오늘의 아이들을 닮은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어 하나하나 혈액형, 별자리, 성격,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까지 적어 넣은 이유는 바로 이 세상이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나올 그림책에서는 또 어떤 개성을 가진 아이가 어떤 사건을 펼치게 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