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는 폭신한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때 엄마는 갑자기 시장에 가겠다고 집을 나선다. 따라 가려고 하지만 엄마는 "넌 그냥 있어! 엄마 혼자서 얼른 시장에 다녀올게."라고 말하고 문을 닫는다. 아이 혼자만 있는 공간은 갑자기 넓고 어두워진다.
엄마가 집에 없는 짧은 순간 동안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상상력을 발휘해 섬세히 펼쳐 놓았다. 거실 카페트 위를 깡총깡총 뛰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하드바를 무려 다섯 개나 먹어치우고, 냉장고도 엉망으로 해놓았다. 그렇지만 왜이렇게 집은 조용하고 무서운 걸까?
엄마가 없는 허전함, 무슨 일을 저질러도 된다는 해방감,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감 등이 뒤엉킨 복잡한 마음을 어두운 톤의 유화 느낌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색상의 무거움은 마지막 아이가 엄마를 만난 기쁨을 더욱 더 환하고 따뜻하게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