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13 책둥이 추천도서 선정도서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3권. 토끼의 간을 먹어야 병이 낫는 용왕이, 자라를 보내 토끼를 잡아오지만 토끼는 결국 꾀를 써서 살아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1898년 완판본(完板本) <퇴별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첫 연작 판타지 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le prix de incorruptibles(앵코티블상)을 수상한 김진경 작가가 글 작업을 했다.
또한 그림 작업은 화폭에 자연친화적인 감성과 함께 생태 놀이의 즐거움을 판화로 담아 온 강우근 작가가 경쾌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지닌 동양화로 그려냈다. 언뜻 보면 판화로 작업한 듯한, 투박한 듯하면서 어눌한 선이 강조된 이 기법은 <토끼전>의 유머러스하면서 해학적인 정서를 잘 살려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토끼전>은 토끼의 간을 먹어야 병이 낫는 용왕이, 자라를 보내 토끼를 잡아오지만 토끼는 결국 꾀를 써서 살아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이야기로, 1880년대 판소리 소설로서 정착되었고, ‘이솝 이야기’처럼 동물들이 마치 사람처럼 인간 세상의 일을 말한다고 해서 우화 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토끼전>은 오래 전 <삼국사기>에도 신라의 김춘추와 관련하여 <구토지설>이라는 글로 실려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다.
<토끼전>이 이처럼 길게 사랑을 받은 까닭은, 무엇보다 주인공 각자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이야기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토끼와 자라의 팽팽한 힘겨루기로, 토끼가 잠시 헛된 꿈을 꾸어 죽음의 위기에 처하지만, 꾀를 내어 멋지게 탈출하는 대목은 독자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특히 토끼가 내 몸에는 구멍 세 개가 있어, 똥 누고, 오줌 누고, 간을 눈다고 속아 넘기는 대목은 해학의 정점을 보여준다.
자라 역시 우직하기는 하지만 나라를 위해 용기를 내어 토끼를 잡으러 가기도 하고, 토끼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구분해 낼 만큼 현명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결국 토끼는 놓치고, 대신 한 무더기 토끼 똥을 선물 받게 되는 반전의 묘미를 보여준다. 이렇게 토끼와 자라는 서로 속이기도 하고 속아 넘어가기도 하면서 극적인 긴장 관계를 창출함을 통해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토끼전>은 오래된 이야기만큼 고전소설로서 다양한 판본들이 있는데 내용이 조금씩 다르게 그려져 있다. 오랜 세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시대적 요구에 따라 토기, 자라, 용왕 등 주요 인물의 역할이나 성격이 달라지기도 하고, 끝이 달라지기도 한 것이다. 그러면서 <토끼전>은 봉건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격을 띠기도 하고, 일제 총독부 관할하의 교과서에서는 오히려 봉건체제를 옹호하는 성격을 드러내어 실리기도 했다.
이렇게 <토끼전>은 토끼와 자라의 성격, 그리고 결론을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는데, 여러 판본들 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은 우리 고전소설 중에서 정치적 성향이나 비판의 수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토끼전>을 꼽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토끼전>에서 토끼는 백성을, 자라는 직급 낮은 벼슬아치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으며, 용왕은 자신이 살기 위해, 힘없는 백성의 희생을 요구하는 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간을 구하러 가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기 바쁜 신하들은, 나라의 중요한 일 앞에서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관리들을, 산속에서 사냥개 잡는 법을 궁리한다고 모여서 힘없는 다람쥐의 식량을 빼앗는 호랑이와 여우는 못된 지방의 토호들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성인 토끼는 원문에는 “병든 용왕 살리자고, 성한 토끼 나 죽으랴?”고 당당히 항의를 할 만큼 기개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힘없는 백성을 상징하는 토끼가 봉건제하의 왕과 벼슬아치들을 상대로 목숨을 구하고, 이들을 놀리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림책 <토끼전>은 1898년 완판본(完板本) <퇴별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첫 연작 판타지 동화인 『고양이 학교』로 프랑스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le prix de incorruptibles(앵코티블상)을 수상한 김진경 작가가 글 작업을 했다. 또한 그림 작업은 화폭에 자연친화적인 감성과 함께 생태 놀이의 즐거움을 판화로 담아 온 강우근 작가가 경쾌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지닌 동양화로 그려냈다. 언뜻 보면 판화로 작업한 듯한, 투박한 듯하면서 어눌한 선이 강조된 이 기법은 <토끼전>의 유머러스하면서 해학적인 정서를 잘 살려내고 있다. 또한 오랫동안 고전소설을 연구한 세명대학교 권순긍 교수의 자문 작업을 통해, 본격적인 고전소설 그림책으로서 학계의 학문적 성과도 아우르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