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수희 작가는 삶이 버거운 순간에 습관처럼 영화와 책을 살피며 어딘가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의 인생을 꾸준히 수집해 왔다. 끝이 아닌, 용기를 내고 싶어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힌트를 얻기도 했다. 그런 크고 화려하지 않은, 작지만 울림이 있는 장면들을 <AROUND> 매거진에 8년간 꾸준히 기록했고, 그중 작가가 고른 기사 22편을 담았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신에 담고는 한다.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반드시 전하고픈 말, 마침표를 찍었음에도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들. 영화와 책 뒤에 숨겨진 저자의 진솔한 추신을 여기에 전한다.
출판사 리뷰
길고 긴 편지 끝에 덧붙이는 또 다른 마음, 추신’
추신의 또 다른 뜻, ‘후기’. 좋은 영화와 책에는 반드시 좋은 후기가 남는다. 이야기를 듣고 보고 기다리고, 아쉬운 마음에 글로 후기를 적어보는 마음. 이 책에는 아끼는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사려 깊은 마음이 곳곳에 배어있다. 한수희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때 습관처럼 영화와 책 속의 이야기들을 수집해왔다. 이제 그 이야기 끝에 후기를 남기며 긴 편지의 추신과도 같은 글들을 멀리 보내려 한다. 어딘가에서 이 책을 읽고 있을 독자, 수신인에게 덧붙이는 추신은 무척 진솔하고 또 따뜻할 것이다. 그녀가 쌓아온 추신을 찬찬히 읽고 있으면 편지를 부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땅에 발을 단단히 붙인 사람들의 ‘이야기’
책 속에 모인 이야기엔 비슷한 사람들의 삶이 있다. 완벽하지 않은 인생, 그 속에서 발버둥 치는 사람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노력하는 사람들, 실패하고 좌절하며 그럼에도 다시 걸어보겠다고, 일어나려는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있다. 이들의 일상은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어느새 이 모든 장면들이 우리 주변의 흔한 풍경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갈등을 버텨내고 있는 등장인물이 곧 나 자신임을 알게 된다. 교훈을 얻고 희망을 찾는 지점이 결코 밝고 명랑한, 성공을 비추는 순간만은 아닐 것이다. 어둡고 거친 길을 걸으며 고난을 겪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짜’ 희망을 찾는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과연 이 모든 이야기와 삶이 누군가 지어낸 허구일 뿐일까?’ 분명한 건 허구 속에서 현실을 찾는 과정, 작가는 그 안에서 기쁨을 느끼고 살아갈 힘을 얻고 있다.
아껴온 이야기 속에서 찾아낸 ‘용기’
한수희 작가는 자신이 쓴 책과 영화의 후기를 이야기 뒤의 또 다른 이야기라고 말한다. 투박하고 좋은 이야기를 쓰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용기’였다고 말한다. 어려운 인생을 헤쳐갈 어떤 용기 말이다. 이 일련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책에서 작가가 전하는 용기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나 이루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한 오기가 아닐 것이다. 그저 어제 살았듯 오늘을 살며 괜찮은 내일을 위해 꾸준히 해온 모든 일. 그것을 ‘용기’라는 말로 대신한다.
01
길고 긴 편지 끝에 덧붙이는 또 다른 마음, ‘추신’
당신은 추신 속에 어떤 말을 적고
또 어떤 마음을 담아 보내나요?
어라운드는 8년간 쌓아온
한수희 작가의 추신 같은 글들을 한데 모아봤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쓴다. ‘저는 이렇게 자라버렸습니다. 어때요? 당신은 제가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 상상한 적이 있나요?’ 어쩌면 추신에는 본문에는 빙빙 돌려가며 하지 못한 진짜 속마음을 담는 거니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들 덕분에, 저는 그럭저럭 사람 구실 하며 살고 있습니다.고마워요.’
- <프롤로그, 추신을 덧붙이는 마음>
02
실패하지만 끝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땅에 발을 꿋꿋이 버티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는 수많은 책과 영화 속 사람들의 삶에서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찾곤 했습니다
그 이야기 끝에 진솔한 후기를 적어 우리에게 보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안도했다. (중략) 보는 내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도 즐거웠고, 보고 나서는 기분 좋은 여운이 남았다. 무엇보다 짐 자무쉬의 새로운 이야기는 땅에 발을 단단히 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땅에 발을 단단히 붙인 사람들을 신뢰한다.
- <1장 중력이 있는 곳, 바베트가 말한 것>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마음속의 빛을 잃고 싶지 않아서, 영원히 청춘의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서, 나는 이런 이야기들로 내 마음의 이랑과 고랑을 가다듬는다.
- <2장 패배의 기쁨, 청춘의 빛>
03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를 때,
누군가의 이야기를 살피며 힌트를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살아가는데 늘 필요했지만 찾을 수 없었던
‘용기’를 발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야기들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일종의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내게 가장 필요한 것, 이 어려운 인생을 헤쳐나갈 용기.
그 용기를 이 책에 쓴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분께도 나눠드린다. 그러니까 우리 내일부터는 어깨를 펴고, 큰 소리로 웃고, 씩씩하게 걸으며 대인배처럼 한번 살아봅시다. 용기가 있어서 용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용감하게 굴면서 용기 있어지는 거니까요.
- <에필로그, 이야기를 듣는 마음>
출판사 소개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 주변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릅니다'
어라운드는 2012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모두 73권의 책을 만든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우리는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느리지만 묵묵히 자기만의 소리를 내는 것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역량 있는 작가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일도 함께합니다.
편지에서 추신은 사실 없어도 좋은 부분이다. 본문에 전해야 할 이야기를 다 썼다면 굳이 추신을 쓸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종종 추신을 덧붙인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추신을 쓰기도 한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고 싶으나 차마 하지 못하는 속마음이 담긴 문장은 본문이 아니라 추신에 쓰인다. (중략) 그리고 거기에 나 자신의 이야기를 추신처럼 덧붙인다. 굳이 없어도 되는 이야기지만 이 추신을 통해 내가 보내는 편지가 더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친애하는 독자의 마음에 이 편지가 더 착 달라붙기를 바란다. 동시에 이 이야기들은 내 인생의 수많은 S 씨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추신일 수도 있다. 나라는 인간이 갇혀 있던 좁은 틀을 넘어 더 넓고 더 깊은 세계에 발을 디딜 용기를 선물한 이들에게 보내는 추신.
<프롤로그, 추신을 덧붙이는 마음> 중에서
나에게 글쓰기는 산책과도 같다. 버스 노선과 집과 직장과 술집을 오가는 패터슨 씨의 산책길처럼. 나는 그 길을 나의 리듬과 속도로 걷는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이 길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안다. 하지만 그 길에서 무엇을 마주치게 될지는 알지 못한다. 게다가 나에게는 언제나 선택권이 있다.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할 선택권이. 어찌 됐든 집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되니까.
<1장 중력이 있는 곳, 바베트가 말한 것> 중에서
나, 나쁘지 않아. 누가 뭐라고 해도 그곳에서 도망가는 내가 맞는 거야. 그 사람을 싫어하는 나도 틀리지 않아. 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그렇게 생각해도 되는 거지. 그래도 되는 거지, 나.
마스다 미리, 《아무래도 싫은 사람》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수희
1978년 12월 진해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잡지사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와 <온전히 나답게>,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등의 책을 썼으며 <AROUND> 매거진에서 8년째 책과 영화에 대한 산문을 쓰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추신을 덧붙이는 마음
중력이 있는 곳
바베트가 말한 것
열심히 했는데 안되면 어쩌죠?
어쩐지 미운 사람
작은 집, 넓은 방
파니핑크 내 인생엔 네가 필요해
정원사의 시간
따뜻하고 귀여운, 우동 한 그릇
패배의 기쁨
청춘의 빛
영화 만드는 여자들
오랫동안 좋아해 왔어요
포스트잇의 실패
우리 둘의 10킬로그램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른을 위한 용기
죽음을 향해 한 걸음
이 아름다운 모순
나는 두려움을 마신다
그렇게 부모가 된다
눈물의 정당함
나는 당신이 부러워요
어른이 된다는 것
S 씨에게
에필로그
이야기를 듣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