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8 CJ그림책축제 일러스트레이션상 수상작. 기형도의 시 [숲으로 된 성벽]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원작에서 농부들과 함께 성벽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작은 당나귀는 작가 김예인의 상상 속에서 ‘당나귀 머리를 한 소녀’로 다시 태어난다. 무채색을 주조로 포인트 컬러를 적절히 사용한 세련된 색채 감각과 면과 선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붓놀림이 돋보인다.
출판사 리뷰
2008 CJ그림책축제 일러스트레이션상 수상작
평화로운 성을 꿈꾸는 작은 당나귀
작은 당나귀는 도시에 삽니다. 아침마다 지하철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 틈에 부대끼며 일터로 갑니다. 작은 당나귀는 언제나 떠나는 꿈을 꿉니다. 어딘가 평화로운 곳으로 향하는 꿈. 하지만 늘 똑같은 하루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에 떠돌이 시인이 나타납니다. 그는 도시의 끝에 있는 신비한 숲에 대해 노래합니다. 소리 없는 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울창한 숲 속에 평화로운 성이 있다고……. 그 성이 바로 자신이 꿈꿔온 곳이라고 믿은 작은 당나귀는 택시를 타고 도시 끝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신비한 숲 앞에서 가만히 숨을 멈춥니다.
한편, 떠돌이 시인의 소문을 들은 골동품 상인은 신비한 숲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골동품 상인은 보물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시켜 나무를 모두 베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마음속에서 자라는 신비한 숲
[작은 당나귀]는 기형도의 시 [숲으로 된 성벽]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서 농부들과 함께 성벽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작은 당나귀는 작가 김예인의 상상 속에서 ‘당나귀 머리를 한 소녀’로 다시 태어납니다. 떠돌이 시인은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무심한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신비한 숲의 존재를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서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를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당나귀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신비한 숲을 찾아 떠나지만, 골동품 상인은 혹시 그곳에 있을지도 모를 보물을 손에 넣으려고 무자비한 폭력으로 숲을 파괴합니다. ‘구름이나 공기처럼 소리 없는 이들’만 들어갈 수 있는 숲이 골동품 상인에게 문을 열어 주지 않은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열다섯 번째 장면, 일상으로 돌아온 작은 당나귀의 뒷모습이 전과 달리 평화로워 보입니다. 이미 신비한 숲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작은 당나귀는 도시 생활이 전처럼 숨 막히지 않습니다. 작은 당나귀는 마음속에 숲을 품고, 그 숲을 기르면서 도시에서도 자신만의 평화로운 성에 살게 됩니다.
대도시의 일상과 탈출을 향한 열망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인은 [작은 당나귀]로 2008 CJ그림책축제 일러스트레이션상을 받았습니다. 무채색을 주조로 포인트 컬러를 적절히 사용한 세련된 색채 감각과 면과 선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붓놀림이 수상의 영광을 안게 했습니다.
김예인은 출근길의 지하철과 거리, 사람들이 북적대는 시장 등 대도시의 일상을 무심한 듯 스케치하고 있습니다. 감정을 절제한 이러한 표현은 시적인 텍스트와 상승효과를 일으켜 결정적으로 ‘신비한 숲’을 향한 작은 당나귀의 열망에 강한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예인
메릴랜드 컬리지 오브 아트(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를 졸업했다. 지금은 뉴저지에 살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