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의 주인공 가루지기가 장승을 패서 땔감으로 쓰다가 동티가 나는 대목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이야기로, 잊혀지고 박제화된 우리 구비문학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재기 발랄한 문장과 입담으로 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김기정은, 그림책으로는 처음 쓰는 이 작품에 걸쭉한 팔도 사투리를 담아 풍부하고 맛깔스러운 우리말의 묘미를 살렸다.
또한 이형진의 해학적이고 위트가 넘치는 그림은 이제는 잊혀져 정형화된 얼굴로만 기억되는 장승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위엄 있으면서도 유머 넘치는 장승의 본 모습을 되찾아 준다.
출판사 리뷰
박제화 된 우리 구비문학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다
퉁방울 같은 눈, 주먹만 한 코, 귀밑까지 찢어진 입, 들쑥날쑥 제멋대로인 이, 웃는 듯 화난 듯 알 수 없는 표정, 바로 장승의 얼굴입니다. 장승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을과 사찰, 성문 앞에 우뚝 서서 사람들을 지켜주던 지킴이이자 나그네들의 이정표 노릇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 모습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이 땅의 민초들과 동고동락했던 장승의 이야기는 속담, 수수께끼, 옛이야기, 문학 작품 속에 남아 전해 옵니다. 그림책 《장승 벌타령》은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의 주인공 가루지기가 장승을 패서 땔감으로 쓰다가 동티가 나는 대목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이야기로, 잊혀지고 박제화 된 우리 구비문학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은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장승과 함께했던 민초들의 웃음과 눈물이 담긴 그림책
가식 없이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장승 벌타령》의 캐릭터들은 우리네 민초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아들아, 아들아. 징글징글 미운 내 새끼야.”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 아들에게 나무해 오라고 물벼락을 주던 어미도 장승을 팬 벌로 병든 아들을 보고는 “내 살붙이 예쁜 아들아! 어쩜 좋으니?” 하며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웁니다. 가로진이를 혼내려고 모인 장승들도 처음엔 울끈불끈 씩씩거리지만, 곧 “오랜만에 재미난 벌 잔치를 벌이겠다!”며 날 새는 줄 모르고 온갖 벌을 줄줄 늘어놓기 바쁩니다. 투박하지만 정 많고, 가난하지만 여유로웠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 그 웃음과 눈물을 엿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캐릭터들이 재미있습니다.
팔도 사투리가 빚어낸 유쾌한 입담과 재치
“그게 참말이드래?”, “뭔 하늘 두 쪽 날 소리다냐!”, “뭐라 카노? 좀만 참거래이, 내 퍼뜩 가서 콱!”, “뭐이 어드래? 간나 새끼 혼꾸멍내갔어.”, “뛰고 또 헤엄친다마씸. 호꼼만 이십서게.” 가로진이를 혼내려고 모인 장승들은 벅수, 돌미륵, 수살막이, 당승, 돌하르방까지 부르는 이름도 가지가지, 생긴 것도 가지가지, 말하는 모양도 가지가지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기정
충북 옥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바나나가 뭐예유?》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그림책 《장승 벌타령》 《모이소, 들어 보소, 으라차차 홍대권!》과 동화책 《학교에 다녀도 될까요?》 《네버랜드 미아》 《금두껍의 첫 수업》 《해를 삼킨 아이들》 등을 썼습니다. 지금도 그럴싸한 이야기를 짓느라 집에 콕 틀어박혀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