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의정부의 부용천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여름 철새들의 생태를 소개하는 책이다. 도시 한가운데, 조금은 지저분해보이는 부용천은 주인공 여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새들을 꼼꼼히 관찰하여 일기로 기록했다.
이 책의 작가들은 2년에 걸쳐 부용천에 찾아가서 새들을 자세히 관찰했다고 한다. 그리고 더러운 하천을 보기 좋고 깨끗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개발함으로써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새들의 신기한 생태를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여름이가 사는 동네는 경기도 의정부예요. 의정부에는 부용천이라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어요. 좀 지저분한 물이 흐르고 냄새도 나고 풀이 어지럽게 자라는 곳이에요.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개울이지요. 다른 사람들은 지저분하다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곳인데 여름이는 자기 동네에서 그 개울이 가장 좋대요. 왜냐하면 그곳에는 여름이의 마음에 쏙 드는 예쁜 새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래요. 지저분한 도시 하천에 그런 새들이 살고 있을 거 같지는 않다고요? 멀찌감치 서서 바라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끈기 있게 들여다보면 여름이의 말이 맞는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여름이가 개울에 사는 새들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일기를 썼대요. 언뜻 지저분해 보이는 도시 하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디 여름이의 일기를 읽어 볼까요?
지저분한 도시 하천, 알고 보면 소중한 생명의 보금자리 봄이면 여름 철새들이 개울로 찾아와요. 이곳에 오려고 바다는 건너를 긴 여행을 하는 새들도 있지요. 이곳이 자기가 태어난 고향이고, 또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를 집이기 때문이에요. 여름이가 친구로 삼은 ‘흰점박이’는 여름 철새인 꼬마물떼새예요. 흰점박이 부부는 개울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어요. 여름이는 흰점박이 부부가 교대로 알을 품는 모습과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하루가 다르게 크는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알락할미새, 물총새, 흰뺨검둥오리의 새끼들이 개울에서 태어나 자라는 모습도 보았어요. 그래서 자기 동네 개울이 아주 커다란 엄마 같다고 느꼈지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왜가리나 쇠백로 같은 물고기 사냥꾼들은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개울로 오고, 겨울에는 먼 북쪽 나라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서 삑삑도요, 꺅도요, 청둥오리 같은 겨울 철새들이 찾아와요. 참새와 붉은머리오목눈이 같은 텃새들은 둔치의 말라붙은 풀밭에서 씨앗을 찾아 먹으며 슬기롭게 겨울을 나지요.
끈기 있고 꼼꼼한 관찰로 알게 된 재미있는 새 이야기이 책의 작가들은 2년에 걸쳐 부용천을 수십 번도 넘게 찾아갔어요.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으면서 곳곳에 숨은 새들을 찾아내고 흰점박이 부부가 알을 품는 걸 관찰할 때에는 몇 시간씩 쪼그리고 앉아서 지켜보기도 했어요. 쇠백로가 날면서 똥을 싸는 것이나 똑똑한 쇠백로가 미꾸라지를 사냥하는 방법,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새들의 귀여운 모습, 꼬마물떼새 어미들이 새끼들을 보호하는 방법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꼼꼼한 관찰 끝에 알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 사이에 자전거 도로를 놓는다고 개울 이곳저곳을 파헤치는 모습도 보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개울이 깨끗해진다고 모두 좋아했지만 작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힘센 굴착기가 없애 버린 모래밭은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가 둥지를 트는 곳이고 공사 때문에 사라진 풀밭은 풀씨를 먹는 새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곳이니까요. 깨끗한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에요. 좀 지저분해 보여도 그곳이 소중한 생명이 사는 데 필요하다면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을 거예요. 작가들이 바라는 게 하나 있대요.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새들의 멋진 모습에 반했으면 좋겠대요.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새들이 사는 곳을 망가뜨리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