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마빡이면 어때』는 짧은 앞머리 때문에 마빡이라 놀림 받는 한 유치원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짧게 자른 앞머리에 짙은 눈썹, 그런 모습으로도 ‘씨익’ 하고 웃는 주인공 데코. 표지만 봐도 웃음부터 짓게 만드는 책임을 짐작할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엄마가 잘라준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소소한 추억을 소재로 한 유머 가득한 그림책이다.
화창한 일요일, 엄마가 딸 데코의 머리를 잘라준다. 잘깍잘깍. 차각차각. 그리고 잠시 뒤……. 데코의 앞머리는 너무 짧아졌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마빡이처럼 되고 말았다. 놀리는 가족들, 의기소침해진 데코. 그렇게 좋아하던 시장 따라가는 일도 싫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만 보는 것 같다. 내일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머리가 자라야할 텐데……. 다음날 아침. 데코의 소원은 들어지지 않은 채 머리는 그대로였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과연, 데코는 무사히 유치원에 갈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위로하는 그림책
작가는 일곱 살 데코의 걱정스러운 표정, 하루 밤 사이에 머리가 자랐을 것이라 기대하는 마음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을 때 울음을 터뜨리는 표정, 언니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고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졌을 때의 데코 표정을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쓰치다 노부코는 주변의 사물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작가이다. <마빡이면 어때> 또한 컬러풀한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그 안에 등장하는 사람과 주변 사물에 대한 세심하고 익살스러운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
아이들은 작은 일에 마음을 다치기 일쑤다. 하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작고 사소한 일이어도, 아이의 상처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필요한 것임을 보여주는 책이다.
머리 모양 때문에 상처받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데코의 마음은 머리를 숙이고 걸으라는 고양이의 조언도, 이마 위에 또 하나의 눈썹과 눈을 그려 넣은 오빠의 장난도 소용이 없다.
데코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람은 바로 언니. 언니가 데코에게 딸기 모양의 핀을 꽂아줌으로써 데코는 자신감을 회복하게 된다. 그저 핀 하나를 꼽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언니는 그 행동에 주문을 외우면서 아주 특별한 무언가를 부여하였고, 데코 또한 그로 인해 자신이 특별하게 바뀌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데코가 울음을 터뜨리자 언니가 말했어요.
“네 맘에 쏙 드는 이마가 되라고 언니가 주문 걸어 줄게.”
언니는 데코의 머리를 빗어주면서 주문을 겁니다.
“수리수리 뿌이뿌이.” “얍.”
‘또각’ 하는 작은 소리가 났습니다.
-본문 22~23쪽-
언니의 재치 있는 노력으로 인해 데코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진정한 자신감은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작은 진리를 보여주고 있다.
일곱 살 여자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그림책
밝은 색감, 과장된 표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이지만, 이 책의 미덕은 상처받은 여자 아이의 마음을 십분 공감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일곱 살 여자아이들의 또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딸기핀 하나로 당당하게 유치원에 간 데코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은 친구들 모두에게 주목을 받게 된다.
다음날. 데코의 헤어스타일을 부러워한 친구들과 선생님까지 모두 데코의 머리를 따라하는 작은 반전에서는 슬며시 웃음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일곱 살은 자아가 발달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또래 문화에 익숙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신의 외모가 예쁘게 보이지 않아 속상해하는 나이이기도 하고, 다른 친구가 예쁘게 치장하고 왔을 때는 거침없이 따라하고 싶어 하는 시기이기도 한 것. 이렇듯 일곱 살 여자아이들의 동심이 곳곳에 세심하게 그려지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쓰치다 노부코
1970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디자인 회사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 「주머니 원피스」「모자 장수 카리카리」「잠꾸러기 마니마니」등이 있다.
역자 : 김정화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출판 기획 및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마법의 여름」「눈 내리는 하굣길」「부탁해 별똥별아」「치프와 초코는 사이좋게 지내자」「사람」「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