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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낭만 / 떼스마스크의 비극
푸른사상 | 부모님 |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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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세기 초반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자신만의 치열한 관점으로 소설화한 작가 최정희의 소설 중 9편의 장편소설이 6권의 전집으로 간행되었다. 일제강점기 민중의 현실과 지식인의 고뇌, 해방기의 혼란, 전쟁과 분단 상황 속에서의 젠더 문제까지 그대로 직시한 문제적 작가 최정희의 소설 작품을 원문 그대로 만나볼 기회이다. 전집 2권에는 『끝없는 낭만』(1958)과 『떼스마스크의 비극』(1956)이 수록되었다.

  출판사 리뷰

『끝없는 낭만』은 한국전쟁기 미군과 사랑에 빠진 한국 여성의 이야기이다. 기존 한국 문학에서 거의 탐구된 적이 없었던 아시아인과 미국인 간의 인종과 국경을 넘는 로맨스 이면에서 작가는 탈식민 한반도에 새로운 점령군으로 도착한 미군,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사회에서 낙인과 혐오의 대상이 된 여성들, 그리고 혼혈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해외 입양의 현실을 인종, 민족, 젠더, 계급이 교차하는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냉전 시대 유행한 낭만적인 나비부인 서사와 구분되는 이 소설의 특징이자 성취이다.
『떼스마스크의 비극』은 1950년대를 바라보는 당대 지식인의 허무주의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국전에 특선까지 한 조각가 허형재는 전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인물이다. 그는 우연히 만난 서강옥에게 거의 병적으로 집착하는데, 즉흥적이고 소아병적인 형재의 성격으로 인해 둘의 관계는 파탄에 이르고 만다. 전후 혼란한 정치 현실과 무질서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미래를 전망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무기력함과 답답함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오하라씨의 말을 따라 아이를 들여다 보던 나는 이어 아이에게서 얼굴을 돌렸읍니다. 곤의 이즈러진 얼굴이 떠 오르기 때문이 었어요. 이때 뿐이 아닙니다. 곤이 다녀간 뒤엔 늘 곤의 이즈러진 얼굴, 그가 하던 말이 귀바퀴에 매달려서 견딜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딸라가 탐나서, 호화로운 생활이 좋아서─
─개인의 향락을 위해서 국가민족을 좀먹는 것 이상의 타락이 또 어디 있을라구─
─양갈보들 한테 이야길 시켜 보더라도 역시 차래씨와 똑같은 말을 할겁니다.─
나는 아이에게서 얼굴을 돌리듯이 캐리 죠오지한테서 보내 온 돈이나 물건에서도 얼굴을 돌리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딸라와 물건 까지도 눈방울을 똘똘 굴리면서
─딸라가 탐나서, 호화로운 생활이 좋아서─
하곤 빈정대는 것이 아닙니까?(『끝없는 낭만』)

나의 입속에선 ‘떼스마스크의 悲劇’이란 말이 뇌까려졌다. 나는 벌써 ‘떼스마스크의 悲劇’을 머리 속에 항상 구상(構想)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누님이 신방을 뛰쳐나온 달밤부터 구상했든지 모른다. 아득히 하얀 배경(背景) 속에 스마스크들을 배치해 본다. 어느 것을 앞에 놓을지 모르겠다. 매부와 누님을 양쪽에 놓고 어린 조카들을 가운데 배치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떼스마스크의 悲劇’속에 서강옥의 그 유굴유굴한 얼굴이 들이미는 일이다. 어쩐 까닭으로 이 유굴유굴한 얼굴이 달려드느냐 말이다.(『떼스마스크의 비극』)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정희
1906년 함경북도 성진군에서 출생. 1924년 상경 후 동덕여학교와 숙명여고보를 거쳐 1928년 중앙보육학교 입학. 1930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에서 유치원 보모로 근무하며 조선학생극예술좌에 참가. 1931년 귀국하여 소형극장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삼천리사에 입사. 1931년 「정당한 스파이」로 작품 활동 시작. 1934년 카프 전주사건에 연루되어 투옥, 8개월간 옥고를 치름. 자선 데뷔작 「흉가」(『조광』, 1937.4)를 발표. 1942년 경기도 양주군 덕소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해방을 맞이함. 일제 말기 다수의 친일 작품 발표.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1951년 대구로 피난. 공군 종군작가단체인 창공구락부에서 활동. 식민지 시기부터 1980년대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장편소설 9편을 비롯해 총 100여 편에 이르는 소설을 발표하는 저력을 보임. 장편소설 『인생찬가』로 제8회 서울시문화상 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인간사』로 1964년 제1회 여류문학상 수상. 1965년 창립된 한국여류문학인회 초대 부회장. 1967년 파월장병위문단장으로 베트남 방문. 1970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1972년 제17회 대한민국 예술원상 문학상 수상. 1983년 3.1문화상 예술상 수상. 1990년 별세.

  목차

■ 책머리에

끝없는 낭만
숙명의 피안(彼岸) / 캐리 죠오지의 출현 / 신(神)의 손길 악마(惡魔)의 손길 / 편지 / 하늘은 해빛으로 / 캐리 죠오지의 서신 / 봄은 땅 위에도 / 환도와 함께 / 별의 전설(傳兌) / 우울한 일과(日課) / 두성격 / 슬픈 반항(反抗) / ‘곤’의 사진 / 싸움터 이야기 / 꿈·꿈 / 이상동몽(異床同夢) / 태풍지대(颱風地帶) / 번뇌(煩惱)와 희열(喜悅) / 잠 안오는 밤 / 오하라 대위 / 배곤의 편지 / 스튜어드 죠오지씨의 내한 / 캐리 죠오지의 귀국(歸國) / 순산(順産) / 곤의 내방(來訪) / 소용돌이 / 뒷소식 / 후기
해제:나비부인의 편지_ 나보령

떼스마스크의 비극
해제:전후 지식인의 불안과 니힐의 정서_이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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