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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가슴울새
제2회 성주문학상 수상작
강 | 부모님 |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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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제2회 성주문학상 수상작 『붉은가슴울새』는 청년과 노인의 시간을 교차시키며 현대 사회의 균열을 포착한 소설집이다. 「제비와 붙어살이벌레」 「미로」 「욜하트」 등에서 20~30대 청년 실업과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통해, 자존감의 붕괴와 고립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취업 실패와 ‘의사-노동’의 위태로움이 가정의 파국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구조의 문제를 드러낸다.

한편 「백로와 사막코끼리」 「직박구리」 「붉은가슴울새」는 주변부로 밀려난 노인의 시선을 통해 상실과 고독을 탐색한다. 서기향은 동물적 은유와 먹이사슬 구조를 겹쳐 인간 사회의 서열과 생존 경쟁을 상징화한다. 과장된 자기 비하의 1인칭 서술은 개인의 무능이 아닌 시스템의 모순을 비추는 장치로 기능하며, 인간 존재를 생태적·조건적 존재로 다시 묻게 한다.

  출판사 리뷰

『붉은가슴울새』는 제2회 성주문학상 수상 소설집이다. 서기향이 『붉은가슴울새』에서 첫번째로 포착해내고 있는 것은 20~30대의 청년 실업 문제와 그를 통해 서서히 붕괴되는 청년들의 정체성이다. 「제비와 붙어살이벌레」와 「미로」, 또 몽골 청년이 한국에서 노동자·학생·체류자로 살아가며 겪는 일상의 균열을 통해, 한국 사회가 이주노동자에게 부과하는 구조적 조건을 사실적으로 드러낸 「욜하트」, 이 세 작품은 현대사회 속 청년들의 자존감이 어떻게 붕괴되고, 또 그들이 어떻게 사회로부터 고립되어가는가를 낱낱이 보여준다. 「제비와 붙어살이벌레」, 「미로」와 같은 소설 속에는 학점, 토익, 자격증 등으로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되지 않는 구조, 신자유주의 기업의 잔혹한 선별, 부모 세대는 이해하지 못하는 시간의 단절, 알바·스팸콜·캐피탈 영업직 같은 ‘의사-노동’의 위태로움이 녹아들어 있다. 취업 실패는 자기혐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가족 간의 갈등과 사회 불신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이 문제를 정치적 선언이나 직접적 사회 비판이 아니라, ‘가정의 코미디적 파국’으로 드러내고 있다.
두번째로 다루어지는 것은 노인의 시간을 다룬 작품들이다. 이미 많은 것을 잃었거나 잃어가는 시기, 관계가 재편되고 해체되는 시기,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시기, 기억이 삶을 지배하는 시기,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여 바라보는’ 시기. 그러나 작가는 이 시간을 비극적이거나 무력하게만 보지 않는다. 「백로와 사막코끼리」, 「직박구리」, 「붉은가슴울새」의 노인과 중년에 접어든 화자들이 그러하다. 이들은 모두 세상의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서 세계를 관찰하는 존재들이다. 이 주변부적 시선을 통해 오히려 현실의 핵심부를 꿰뚫는 통찰을 보여주는 세 작품을 중심으로, 서기향은 노인이 가지는 상실과 고독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예리하게 탐구한다.
서기향의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청년 취업 실패담이나 노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가장 작은 생태계와 가장 큰 사회적 생태계를 겹쳐놓아, 개인의 무력화를 동물적 은유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인간 세계를 동물들의 먹이사슬 구조처럼 서열화된 공간으로 보며, ‘하이에나, 독수리, 악어’, ‘붙어살이벌레, 천적’ ‘활어 수족관’ 등의 장면을 통해 인간관계의 잔혹성과 생존 경쟁을 다층적으로 겹쳐진 상징적 구조로 만든다. 이것은 근대적 인간이 합리적 주체라는 환상을 벗겨내고, ‘인간은 결국 생태적·조건적 존재일 뿐이다’라는 작가의 세계관으로 수렴한다. 주인공의 1인칭 서술은 전형적인 자기 비하 전략을 따른다. 그러나 자기 비하는 단순히 코미디가 아니라 현실의 잔혹성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역설적 장치이다. ‘붙어살이벌레’, “회충약 먹고 똥구멍 빠져나온 회충처럼”(38쪽), ‘천적·붙어살이벌레 생태계’ 등 이 과한 자기 비하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개인을 이렇게 말하게 만들었음을 폭로하는 기법이다. 작가는 ‘무능한 개인’이라는 통념을 비틀어, 사실은 무능한 시스템을 보라고 독자를 이끈다.

*

“『붉은가슴울새』는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자연 속 새의 생태에 대한 관찰을 차용, 우리 사회를 관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민자의 핍진했던 상황을 사촌 자매의 시선을 통해 표현한 「정오의 날개」를 비롯하여, 아들과의 상봉 직전 홀로 죽음을 맞이한 독거노인, 불법체류자로 쫓겨난 몽골 이주노동자, 개발로 보금자리를 잃게 된 새들, 부모에게 기생해서 살아가는 젊은이, 자존심을 지킬 수 없는 처지로 몰린 노인, 속물의 삶과 ‘고통과 시련의 삶’ 사이에 놓인 중년의 여성 소설가, 가상의 존재로 타인의 삶을 도용하는 젊은 여성, 빌라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장애 여성 등을 각각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단편집 『붉은가슴울새』는 자바공작새, 백로, 독수리, 꼬마물떼새, 제비, 직박구리, 붉은가슴울새 등의 생태와 연관 지어 표현함으로써 거리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비유적 효과까지도 얻고 있다. 『붉은가슴울새』는 작가의 시선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를 포괄하면서 그들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한 예리한 포착을, 마치 탐조(探照)등을 비추듯이 비추어내고 이를 탐조(探鳥)에 빗대어 다채롭게 표현하였다. 이는 소설이 당대에 해야 할 역할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두루 내세우면서도 당위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상을 보여주는 소설들에는 현실에 대한 균형 감각이 돋보였다.” _제2회 성주문학상 심사평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서기향
소설집 『벽난로가 있는 실내 풍경』, 장편소설 『적도의 새』, 생태탐조소설 『새들은 모래를 삼킨다』, 스마트소설집 『여자 넷, 남자 셋』(공저) 등을 펴냈다. 여수해양문학상, 조선문학 작품상, 성주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이사와 감사를 역임했다. 현재 문화센터에서 독서와 글쓰기 강사로 활동 중이다.

  목차

욜하트 7
제비와 붙어살이벌레 27
미로 55
정오의 날개 83
붉은가슴울새 117
새들의 비상 도로는 서로 다르다 143
직박구리 171
백로와 사막코끼리 197

해설 일상의 미세한 균열을 통한 인간 존재 탐색 | 이덕화(평택대 명예교수) 223
제2회 성주문학상 심사평 242
작가의 말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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