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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에 또 놀자!
산하 | 4-7세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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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겨울 귤밭에서 벌어지는 하루의 소동을 따라가며 놀이의 감각을 생생하게 전하는 그림책이다. 녹두와 토끼, 고양이가 귤을 따고 달리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자연의 리듬과 몸으로 느끼는 즐거움이 살아난다.

귤 향기, 겨울 햇빛, 함박눈이 어우러진 장면들은 노동과 놀이의 경계를 허문다. 달리는 이유보다 달리는 순간의 기쁨을 기억하게 하며, 함께 웃고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는 관계의 온기를 남긴다.

  출판사 리뷰

즐거운 겨울 이야기
볼이 빨간 주인공 녹두가 눈빛을 빛내며 귤을 먹고 있어요. 하얀 털을 지닌 누군가는 뒷발로 토끼의 얼굴을 칩니다. 토끼는 아얏, 하는 표정입니다. 토끼의 주황색 목도리도 깜짝 놀란 듯 휘날리고 있어요. 잘 익은 주황색 귤이 가득한 귤밭에서 신나는 일이 있나 봐요.
책장을 넘기면, 귤나무 이파리처럼 푸른 초록색 위에 커다란 주황색 귤들이 있어요. 녹두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커다란 귤을 들었고, 토끼는 흡족한 표정으로 귤을 만지고 있어요. 둘 다 눈빛이 반짝입니다. 이파리로 햇빛 받아 광합성하고, 뿌리로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고, 꽃이 피고, 벌레가 오가고, 꽃이 지며 작고 파란 열매가 생기고, 열매가 자라서 주황색이 되면, 바로 그때가 귤을 먹을 시간입니다. 귤을 나무에서 따는 순간, 녹두와 토끼는 코로는 훅 들어오는 귤나무 향기를, 손으로는 귤이 지나온 무직한 이 시간을 느꼈겠지요. 그래서 입을 떡 벌릴 만큼 한 알의 귤에 감탄하고, 흡족해하는 것 같아요.

귤 따는 날
한겨울 어느 날, 바람은 부드럽고, 햇빛은 따사롭고, 하늘은 맑은 날이었어요. 녹두네 할머니 귤밭의 귤을 따는 날에, 녹두네 할머니 귤밭 안에 있는 녹두 농장에서 녹두도 귤을 땁니다. 녹두는 자기 손으로 가꾼 나무에서 귤을 따게 돼서 즐거웠어요. 주렁주렁 달린 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고, 따서 먹으면 새콤달콤한 귤 맛이 온몸에 흘러서 즐거웠어요.
새들은 나무꼭대기의 귤을 쪼아 먹고, 쥐들은 나무 아래 달린 귤을 먹었어요. 큰토끼도 귤을 먹으러 왔어요. 콘토끼도 녹두만큼 귤 맛에 반했어요. 큰토끼도 녹두처럼 장갑 끼고 가위 들고 귤을 땁니다. 귤은 많아요! 녹두와 큰토끼는 부지런히 귤을 땁니다.

대구루루 대굴대굴 귤!
녹두 농장에서 귤 따는 소리가 한창일 때, 고양이 하나가 스윽, 조용히 그곳을 지나갑니다. 귤 따는 둘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런데 귤 하나가 고양이 앞으로 날아오고, 고양이는 놀라서 펄쩍 뛰다가 급기야 큰토끼의 귤 자루 속으로 들어갑니다. 자루는 고양이만큼 커지고 고양이는 밖으로 나올 수가 없어요. 큰토끼가 고양이를 꺼내 주려다가 되려 자루 속으로 들어가서 고양이와 치고받게 됩니다. 그 모양을 보고 녹두는 실컷 웃었어요. 녹두도 둘을 꺼내 주려고 자루에 다가갔다가 둘에게 한 방씩 얻어맞았어요.

쫓고 쫓아서 신나게 달리자!
고양이가 맨 앞을 달렸어요. 큰토끼가 고양이를 쫓아 달리고, 녹두가 둘을 쫓아 달립니다. 주황색 귤이 햇빛 받아 반짝여요. 새들이 귤을 쪼아 먹고 노래를 해요. 공기는 차갑고 공기 중에는 귤 냄새와 귤나무 냄새와 흙먼지 냄새가 나요. 머릿속이 상쾌해집니다. 바람막이 나무 울타리에 이르렀을 때 사나운 수탉을 만났어요. 셋은 수탉을 피해 달렸습니다.
빈 밭에 앉았던 까마귀 떼가 셋이 달려 들어오자 놀라서 날아올랐어요. 그리고 까마귀 하나가 녹두의 모자를 가져갔습니다. 녹두는 모자를 가져간 까마귀를 쫓아 소나무밭 언덕으로 달려갔어요.
숨차게 달려간 언덕에 까마귀는 없었어요.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고 손도 시리고 콧물도 나고. 녹두는 시린 손을 녹이려고 호호 입김을 불었습니다. 입김이 하얀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갔어요. 큰토끼와 녹두와 고양이는 날아가는 하얀 새를 보았습니다. 그러다 개 짖는 소리에 놀라 다시 달렸어요.

고양이가 달리기에 실증이 났는지 멀구슬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사방이 어두워졌어요.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지더니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오면 귤을 딸 수 없어요. 녹두는 농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큰토끼도 녹두를 따라서 달렸습니다.

함박눈이 펑펑, 눈 모자 쓴 귤밭
녹두의 모자를 가져갔던 까마귀가 녹두 농장 귤나무에 다녀갔어요. 귤나무 꼭대기에 녹두의 모자가 있어요! 큰토끼가 녹두의 모자를 내려 줬어요. 어느새 눈이 쌓였어요. 초록색 이파리 위에 하얗게, 주황색 귤 위에 하얗게, 검은 돌 위에 하얗게, 그린 듯이 쌓여갑니다. 이제 귤을 그만 따야 해요. 눈 묻은 귤은 금방 상하니까요. 눈이 녹고 귤과 나뭇잎에 묻은 물기가 마르면 귤을 다시 딸 거예요.
큰토끼의 자루는 아까의 소동으로 찢어져서 귤을 담을 수 없어요. 녹구는 자기 바구니에 귤을 가득 담아서 큰토끼에게 줬어요. 큰토끼의 동생이 농장으로 찾아왔어요.
더 놀고 싶지만,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녹두가 큰토끼에게 말합니다.

“귤 따러 또 와! 담에 또 놀자!”

즐거움을 수확하는 그림책
귤을 따는 즐거움과 쫓아가려고 달리다가 그냥 달리는 놀이의 즐거움 속에 하루를 흥겹게 보낸 녹두와 큰토끼. 이 책을 읽고 보는 내내 이들과 함께 달리면서 웃고, 웃으면서 달리다, 어느덧 놀이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반짝이는 햇빛과 풍요로운 주황색과 주위를 조용하게 만드는 하얀 눈, 녹두와 토끼 그리고 고양이의 팔짝거림이 놀이의 시간으로 더욱 빨려들게 합니다. 기억 저편에 툭 묻어 두었던 어느 겨울 친구들과 흥겹게 놀았던 시간,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 멍해질 정도로 행복했던 시간을 풍성하게 수확하게 해 주는 그림책, “담에 또 놀자!”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양희진
도서관 책꽂이에 꽂힌 책, 책등을 찬찬히 살펴보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나면 단번에 읽고 싶어 조바심을 내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책이 작가에게 친구가 되고 힘이 되었듯 자신의 작품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존재가 되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그림책으로는 《토끼, 너!》와 《담에 또 놀자!》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곰 아저씨에게 물어 보렴》 《띳띳띳 꼴찌 오리 핑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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