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하트 램프』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초 단편집 수상작이다. 바누 무슈타크가 기록한 인도 여성들의 초상은 가족 및 지역 사회의 갈등을 연민 어린 애정과 냉소적인 유머로 풀어낸 데에 찬사를 받았다. 『하트 램프』의 주요 무대는 남인도의 가부장적 이슬람 문화권이다. 열두 편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변방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일상을 풍부한 구어체로 정교하게 포착하며, 인물들의 따뜻한 마음과 작가의 어두운 유머 간 대비에서 우러나는 감정적 깊이를 느끼게 해 준다.
특히 그가 묘사한 할머니―엄마―딸의 관계는 여성으로 살아감에 따라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와 긴밀해지는 연대, 굳건한 내면의 힘, 생존과 저항을 통해 조용하지만 강하게 독자를 매료시킨다. 무슈타크는 핍진한 구어체에서 깊은 감정을 길어 내는 놀라운 작가이자 인물의 마음을 관찰하는 연구자이다. 극적인 플롯보다 일상적 나날을 따라가며 사회적인 맥락 속 섬세한 감정선을 포착했을 뿐 아니라, 재치 있고 풍자적인 특유의 문체는 이야기 전반에 아이러니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은 인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과 보수적인 지역들의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하트 램프』의 부커상 수상은 인도의 저항문학적 전통이 단지 지역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적 구체성이 세계 문학의 보편적 메시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 주며, 현시대 새로운 고전이 될 것을 예견한다.
출판사 리뷰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초 단편집 수상작
지역을 세계로 확장하는 억압된 여성들의 목소리,
그들의 고통을 공통의 언어로 번역해 낸 문학적 성취
“이 보고서는 마음으로,
한 여자의 마음으로 쓰였고,
그 글들은 심장의 뾰족한 촉과
심장 안의 붉은 잉크로 쓰인 거예요.”『하트 램프』에 수록된 소설 열두 편은 1990년부터 2023년까지 작가의 고향 인도 카르나타카주의 공용어 ‘칸나다어’로 집필한 작품 중 일부를 영번역가 디파 바스티가 골라 엮은 것이다. 이는 칸나다어 작품 최초이자 단편 소설집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한 사례가 되었으며, 디파 바스티 또한 이를 통해 PEN 번역상을 수상했다. 부커상 심사위원장 맥스 포터는 『하트 램프』에 “가부장적 체제와 그 저항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으며, 바스티가 이 작품을 번역한 방식 또한 독창적”이라고 평했다. 『하트 램프』는 인도의 토착적인 표현과 말투로 가득 차 있어 이야기들에 놀라운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동네 곳곳을 뛰어다니는 장난스러운 아이들, 뻔뻔한 할머니, 우스꽝스러운 이슬람 율법 학자, 폭력적인 친정 식구, 불만투성이 남편,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큰 희생을 감내하며 생존해야 했던 어머니까지, 작가는 현실에 살아 숨 쉴 만한 인물을 묘사해 낸다. “마치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하늘을 밝히는 것 같아요. 짧지만 찬란하고, 완전히 공동체적인 느낌이죠.” 그는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밝힌다. “이 책은 어떤 이야기도 결코 ‘작지 않다’는 믿음에서 태어났어요. 인간 경험이라는 태피스트리에서, 모든 실 한 올 한 올은 그 직물 전체의 무게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를 끊임없이 갈라 놓으려는 이 세계에서, 문학은 우리가 잠시라도 서로의 마음속에서 살아 볼 수 있는 마지막 신성한 공간 중 하나입니다.”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무력한 삶은 내 마음속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는 광범위한 연구를 하지는 않습니다.
내 마음 자체가 나의 연구 분야입니다. ―바누 무슈타크 인터뷰
“‘몽매’라는 이름의 검은 암탉은
새벽에 ‘각성’이라는 이름의 알을 낳은 뒤,
곡식 부스러기와 나뭇조각을 쪼아 먹으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1980년대부터 카르나타카에서 종교 근본주의와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해 활동가 운동에 참여한 무슈타크는, 비판과 실천으로서의 문학을 이어 나가며 운동가이자 변호사로 활동한 시절을 증언했다. 그는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현대 무슬림 여성들의 현실을 목격해 왔으며, 지역민들과 그 일상을 향한 따뜻한 애정과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33년 동안 여러 장르의 작품을 집필했다. 그의 소설은 현실적이고 세밀한 인물 묘사로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는 지역 정치에 내재한 복잡한 사법 체계의 한계성을 고발하며 당대에 문학적 자취를 남겼다. 특히 세대 간 여성들의 관계, 폐쇄적인 종교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중요한 축으로 세웠다. “기껏해야 열여덟 살밖에 안 되어 보이는 여자, 고개를 숙이고 두 손과 다리에 새로 문신을 한 여자, 기다란 베일로 얼굴과 머리를 완전히 가린 여자, 초록색과 빨간색 팔찌로 두 팔을 장식한 여자”는 바로 무슈타크가 사랑으로 눈여겨보는, 목소리를 주고 싶어 하는 박제된 인간의 초상이었다. “이놈아, 무덤 속 벌레들에게 먹이가 되려고 그렇게 뒤룩뒤룩 살을 찌웠냐?” 신랄한 유머가 돋보이는 무슈타크의 문장은 생생하고 현실적이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움과 먹먹함이 있다.

“해산한 뒤 40일 동안은 40개의 무덤이 아기와 산모를 삼키려고 입을 벌리고 있단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무덤이 하나씩 입을 닫지. 새로운 생명이 사람 몸에서 태어나는데, 그게 어디 작은 일이냐? 그건 어머니 자신이 새 생명을 얻는 거나 마찬가지야.” 엄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모든 꽃이 신부를 장식하는 행운을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꽃은 무덤을 위해서만 꽃을 피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바누 무슈타크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에서 활동하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변호사이다. 무슈타크는 1970~80년대 인도 남서부의 진보적 저항 문학 진영에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카스트와 계급제도를 비판해 온 반다야 사히티야 운동은 영향력 있는 달리트 및 무슬림 작가들을 배출했으며, 무슈타크는 그중에서도 드문 여성 작가였다. 소설, 에세이, 시집 등 다수의 작품을 칸나다어로 집필했으며, 카르나타카 문학 아카데미상과 다나 친타마니 아티마베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샤이스타마할을 위한 석판들
불의 비
검은 코브라
마음의 결정
붉은 룽기
하트 램프
하이힐
조용한 속삭임
천국의 맛
수의
아랍어 교사와 고비 만추리
오 주여, 한번 여자가 되어 보세요
옮긴이의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