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세계 3대 SF 문학상 중 네뷸러상과 로커스상을 석권한 R. F. 쿠앙의 대표작.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 중 하나였으나 석연치 않은 정치적 이유(검열 스캔들)로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던 휴고상까지 거머쥐었다면 『바벨』 한 작품으로 세계 3대 SF 문학상 석권이라는 진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2023년 휴고상 행사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되었는데, 당시 유출된 조직위원회 측의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중국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는 소재, 서술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바벨』을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바벨』이 오히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마저 획책하는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적 침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수많은 SF/판타지 애호가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으며, 「왕좌의 게임」 원작자로 유명한 판타지 거장 조지 R. R. 마틴이 이에 반발해 자신이 제정한 알피상을 『바벨』에 수여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바벨』은 19세기 초반 은(銀)산업혁명의 성공으로 세계 최강대국이 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를 무대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확장, 그리고 학계의 공모를 다룬 스팀 펑크, 즉 대체역사소설이다. 영국의 세계 경제 패권이 마법의 ‘은막대’로 이루어진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추가했을 뿐, 실제 역사와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당시의 시대 상황을 놀랍도록 정교하고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은막대의 마법은 그 자체가 아니라 은막대에 새겨진 단어의 번역 대응 쌍(매치페어)에서 나온다. 말이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겨질 때 유실되는 것의 차이에서 힘이 나오고, 은이 그 유실된 것을 포착해서 힘을 발현시키는 것이다. 매치페어가 새겨진 은막대는 증기기관을 이용하는 기차, 선박, 방직기 등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총포탄의 힘과 정확도를 높이며 부상을 치료하거나 심지어 사람을 안 보이게 하는 등의 현실 왜곡까지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 즉 실버워크(silver-work)를 전담하는 기관이 바로 옥스퍼드대학교 왕립번역원(바벨)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R. F. 쿠앙
1996년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나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중국사를 전공한 후 마셜 장학생에 선발되어 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중국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예일대학에서 동아시아 어문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스물두 살 때 펴낸 첫 소설 『양귀비 전쟁』이 네뷸러상, 로커스상, 세계판타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스물여섯 살 때 펴낸 네 번째 소설 『바벨, 혹은 폭력의 필요성』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데 이어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휩쓸면서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스타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작가가 “경쟁이 치열한 출판업계 내의 외로움에 관한 공포소설”이라고 자평한 『옐로페이스』 역시 아마존 올해의 책, 《타임》 선정 2023년 꼭 읽어야 할 책 100권,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2023년 최고의 소설, 굿리즈 독서 챌린지: ‘2024년에 가장 많이 읽은 책’ 1위,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 추천도서에 선정되는 등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차세대 작가임을 전 세계 독서계에 강렬하게 각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