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렇게 배를 불렸으니 탈이 나지
―苛斂誅求
꼭꼭 숨겨 둔 씨앗
휘리릭 바람이 먼저 혀끝을 댔다
꽃가람 건너기도 전
쓱 걷어간 봄, 뿌리부터 아렸다
온새미로 품은 흙 되새김도 없이
목구멍이 까칠하게 메였다
오리는 웃는 사이 물밑 발끝은
퍼드득 심장이 뒤집혔다
겉으론 절을 하면서 뒤에서는
포승줄을 곱게 엮고 있더라
가렴주구苛斂誅求라 했지
끝내, 제 새끼 손에 물려 피가 터졌다
가렴주구: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어들이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뺏음. (苛 가혹할 가, 斂 거두어들일 렴, 誅 벨 주, 求 구할 구)
꽃가람:‘꽃이 가득 피어 있는 강’ 또는 ‘꽃이 많이 떠 있는 강’이라는 뜻으로 쓸 수 있는 순우리말.
온새미로: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김새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다는 뜻의 순우리말.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인근
1963년 경남 진주시 출생.육군3사관학교 기계과 졸업.중앙대학교 체육학과 박사과정 수료.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 과정 수료.2021년 『한국미소문학』 신인상 수상.2024년 『문학나무』 신인추천작품 선정.시집 『부끄러움을 벗다』.현재 건설회사 ‘위 하우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