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북한은 현재 50기가 넘은 핵탄두를 보유한 핵무장 국가이다. 이에 한국에서도 핵무장 여론이 높다. 한국의 핵무장은 가능한 일이며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까? 이제훈은 30년 동안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현장에서 취재해 온 전문 기자이다. 그는 한국의 핵무장 여론을 분석하기 위해 북한의 핵개발 역사와 북미 핵협상의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핵무기를 보유하고도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모호한 전략’, ‘사실상 핵 보유 국가’인 일본, 핵 대신 ‘실리콘 방패’ 전략을 선택한 대만, 서로 핵을 보유하고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려면 국제법을 위반해야 하며, 그 순간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통상 국가인 한국이 북한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똑같이 감내할 수 있을까? 그것도 매번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말이다. 핵무장론자들은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의 핵무장은 불가능한 일이며 한반도 평화·공존·번영을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비핵화’라고 한다.
출판사 리뷰
▣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첫 핵실험, 지옥문이 열리다!
1993년 3월 12일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하자 북미는 전쟁도 불사할 의지를 드러내며 누가 ‘겁쟁이’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듯했다. 전쟁의 기운이 감돌자 주가가 폭락하고 순식간에 라면 5천4백만 개가 팔려나갔다. 다행히도 1994년 10월 21일 ‘제네바합의’를 통해 북한은 전력난을 해결할 경수로를 제공받고 핵시설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02년 ‘제네바합의’가 파기되자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선언했다. 북한은 2005년 2월 10일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라는 외무성 성명을 발표한 뒤, 2006년 10월 9일 첫 핵실험을 강행한다. 한반도의 ‘지옥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 북핵 문제를 해결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린 트럼프의 ‘하노이 변심’
오바마가 집권하자마자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돌입했다. 실망한 오바마는 8년 임기 내내 ‘전략적 인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북핵 문제를 방기했다. 그 사이 북한은 여러 차례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하며 핵무장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평화의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연이은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얼어붙었던 북미 협상의 물꼬가 터졌다. 2018년 싱가폴, 2019년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그 유명한 트럼프의 ‘하노이 변심’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다. 북한은 협상 결렬 선언 직후 ‘미국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렸다’는 말을 남겼다.
▣ 대북제재 국제 공조 불능 속에, 북한은 ‘간고한 고난의 행군’ 결심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북미 협상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몇 차례 협상을 이어갔지만 험악한 말이 오고가며 더 이상 진전되지 않다. 그 사이 북한은 더욱 핵무장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며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심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북한은 러시아 편에 섰다. 2022년 3월 24일 북한은 미사일 사정거리가 미 전역으로 확대된 ‘화성-17형’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주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힌다. 그동안 대북제재에 꾸준히 찬성표를 던졌던 중국과 러시아가 더 이상 미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러·우 전쟁 이후 달라진 국제 지형으로 인해 더 이상 대북제재에 국제 공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 북한 핵탄두 50기 보유, 핵탄두 90기 조립 가능한 핵 물질 보유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한 북한은 2022년 11월 19일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다시 폭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대북 전단’과 ‘풍선 쓰레기’를 주고받으며 남북 관계도 파탄에 이르렀다. 북한은 2024년 기준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군사 동맹을 회복한 러시아는 ‘한미 군사동맹이 이미 핵 수준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핵무장에 찬성하는 여론이 60%을 넘어섰다.
▣ 박정희 시절부터 시작된 핵무장 여론
언제부턴가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핵무장에 찬성하는 여론이 무려 60%까지 치솟았다. 한국도 한때 핵무기 개발에 나선 사실이 있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때다. 닉슨과 카터 미 행정부 시기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 1968~75년 사이 북한의 ‘제한전쟁’ 등 안보 위기가 중첩된 시기다. 미국은 박정희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려 전방위로 압박했다. 자국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쥔 전두환은 미국에 정권 승인을 얻는 대가로 박정희의 핵프로그램을 폐기했고, 노태우는 탈냉전 초기 한국의 외교 지평을 넓히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1991년 북한과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발표하며 한국의 비핵 노선을 마련했다.
▣ 한국의 핵무장은 가능한 일일까?
핵무장론자들은 ‘핵은 핵으로 맞서야’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려면 국제법을 위반하며 NPT를 탈퇴해야 한다. 그러면 곧바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며 시민들의 삶을 빠르게 파괴될 것이다. 한국은 선거를 통해 정권이 바뀌며,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개방형 통상 국가이다. 과연 이 혼란과 고통을 견뎌 낼 수 있을까? 더 큰 장벽은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우려해 체결한 ‘한미원자력협정’이다. 이 협정에 따르면 핵개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가 미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협정을 파기하면 원자력발전을 가동할 핵연료 수입도 불가능해진다. 결국 가정, 공장, 학교 등 사회 곳곳에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며, 북한과 비슷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 한반도 평화·공존·번영의 유일한 길은 비핵화
《핵무장 조선, 한국의 선택은》을 쓴 이제훈은 30년 동안 《한겨레신문》에서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해 온 전문 기자이다. 이 책은 한국의 핵무장 여론에 대한 종합 보고서이다. 먼저 북한의 핵무장과 북미 협상을 역사적으로 되짚는다. 그리고 핵무장에 성공한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평화를 지킬 수 있는지 분석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서로 핵무장을 하고도 전쟁을 치르며 재래식 군비 경쟁을 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훈은 한국의 핵무장은 기술·외교적으로 불가능하며, 한반도 평화·공존·번영의 유일한 길은 ‘비핵화’라고 한다. 이 책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의 안내서가 될 것이다.
모호했던 북미 협상 및 동북아 정세를 한눈에 파악
국제 사회의 우려와 달리 국내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낮다. 오래된 문제인데다 사인이 복잡해 뉴스만으로는 그 진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북미 협상의 책임을 대부분 북한의 막말과 밑도 끝도 없는 벼랑끝 전술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핵무장 조선, 한국의 선택은》은 북핵과 북미 협상 과정을 사실 관계에 기초해 시간대 별로 정리하여 알기 쉽게 정리했다. 또한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각국의 외교 전략과 속내를 지정학적 분석해 동북아 정세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30년 경력의 통일·외교·안보 전문 기자가 쓴 한반도 비핵화 종합 보고서
저자 이제훈은 《한겨레신문》에서 30년 동안 통일·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으며,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비대칭적 탈냉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자의 안목과 학자의 통찰을 겸비한 저널리스트이다. 따라서 핵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는 쉽고 간명하게, 정치적·외교적 포인트는 예리한 분석과 간결한 문체로 핵심을 짚어냈다. 북핵을 비롯한 외교 안보 관련 도서를 처음 읽는 독자라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시의 한국 배치 전술핵무기 전면 철수 결정·실행은 탈냉전 초기 미국의 글로벌 비확산 전략의 하위 범주였다. 한국 배치 전술핵무기 전면 철수를 마중물 삼아 동북아의 안보 현안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는 조선 핵개발 의혹을 해소하고, 한국의 핵무기 개발 기술 기반의 원천적 제거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었다.
시그프리드 헤커는 조미 제네바합의 체제 붕괴를 북핵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분기점”이라고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가 당시 실체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조선의 HEUP(북한의 고농축우라늄계획) 의혹을 빌미로 조미 제네바합의를 파괴한 건 “강경파들에게는 이데올로기적 승리였을지 모르지만, 미국 안보라는 면에서는 참사”라는 것이다. “10년은 더 걸릴 장기적 위협 때문에 영변 가동을 재개하고 채 1년도 안 걸려 플루토늄 폭탄을 제조할 무료입장권을 주어버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시 한국 대통령으로서 부시와 네오콘을 직접 상대한 김대중은 그들의 감춰진 속내를 이렇게 짚었다. “네오콘 그 사람들은 말하자면 중국을 앞으로 미래 가상 적으로 생각하고, 지금 미사일방어체계 같은 군비확장을 하려고 하는데, 그럼 뭔가 구실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그게 바로 북한이오.” 네오콘한테 필요한 건 동북아의 탈냉전을 향한 화해협력이 아니라 긴장이었고, 그러자면 조선이라는 악당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제훈
1993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국장과 국제부장·사회정책부장, 《한겨레21》 편집장, 한겨레신문사 노동조합장과 우리사주조합장 등을 지냈다. 1998년부터 남북관계와 한반도 관련 업무를 맡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의 시작과 중단, 다섯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여섯 차례의 핵실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세 승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동 등을 현장에서 취재·보도해왔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비대칭적 탈냉전》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도 통일부 출입기자로 취재를 이어가고 있으며 동국대와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출강한다. 《비대칭 탈냉전 1990~2020 – 평화로 가는 좁은 회랑에 새긴 남북관계 30년》을 썼고, 《통일은 과정이다》, 《대전환시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 《북한학의 새로운 시각 – 열 가지 질문과 대답》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안 엔드게임》 등을 공역했다.
목차
여는 글 : 역사의 소맷자락을 움켜쥐려면
1부 핵무장 조선
1장 북핵문제의 역사적 뿌리
2장 조선의 핵무장 선언
3장 조미제네바합의 붕괴: 치명적인분기점
4장 BDA 제재와 1차 핵실험, 지옥문이 열리다
5장 김정일의 죽음, 김정은의 병진노선
6장 2018년의 짧은 평화와 ‘하노이노딜’
7장 김정은의 조선은 어디로
2부 엇갈린 선택
1장 이스라엘유대 핵
2장 인도힌두 핵
3장 파키스탄이슬람 핵
[보론] 카길전쟁핵무장국 사이의재래식전쟁
4장 일본Virtual Nukes
5장 대만실리콘 방패, TSMC
3부 한국의 선택
1장 박정희의 핵개발 프로그램
2장 전두환의 핵프로그램 폐기, 노태우의 비핵화 선언
3장 목소리 높이는 핵 보유 주장
[보론] 핵무장 찬성이 많다는데
4장 한국,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없다
닫는 글 : 사막을 건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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