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돌봄 #형제애 #동생 #배려 #감정 #날씨 #도깨비
#꼭 다시 보아야 할 백희나 그림책
#천상의 아이, 천달록과 보낸 이상한 하루!
#인간계 남매에게 찾아온 천상계 형제의 특별한 방문
#얽혀 있는 세상의 한 조각, 이상하고 아름다운 백희나 스토리
#폭신하고 달콤한 솜사탕처럼, 형형색색 무지개처럼 엉뚱 발랄한 천달록의 매력에 폭 빠져 볼래?5월, 봄 햇살 가득한 하늘에서 ‘이상한’ 녀석이 내려왔다! 스토리보울에서 재출간된 백희나 그림책 《이상한 손님》은 비 오는 오후, 남매 둘뿐인 집에 구름을 타고 온 이상한 손님, 천달록과 보낸 특별하고 정신없는 이상한 하루를 담고 있다. 폭신하고 달콤한 분홍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이번 개정판을 통해 다채롭고 엉뚱 발랄한 이상한 손님, ‘천 달 록’의 매력에 폭 빠져 보길!
천상의 아이, 천달록과 보낸 이상한 하루너 혹시 얘 아니? 찹쌀떡처럼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긴 소맷자락 배냇저고리를 입은 이상한 아이, 천 달 록. 비 오는 오후, 느닷없이 우리 집에 온 달록이는 진짜 대단하다. 커다란 빵을 단숨에 먹더니, 아주 요란한 방귀를 뿌우웅 뀌고, 아이스크림으로 달래 주니, 우리 집 부엌에 새하얀 눈을 내려 준다. 우르릉 쾅! 앗, 그런데 이 녀석, 잠투정이 엄청나다. 집에 물이 잠길 정도로 비를 내린다. 와아, 무지개다! 달록이가 뭔가 좋은 꿈을 꾸나 보다. ‘띵동-’ 어? 또 누가 찾아왔지?
출판사 서평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이상한 손님》백희나 그림책 ‘이상한’ 시리즈 《이상한 엄마》, 《이상한 손님》이 산뜻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개정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꼭 다시 보아야 할 백희나 그림책’이다. 곱디고운 두 작품의 표지를 나란히 보는 것만으로도 한결 눈이 즐겁다. 분명 같은 이야기인데,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다. 이번 개정판에는 누워서 함께 보기 좋은 크기, 아이 두 손에 부담스럽지 않은 아담한 판형으로 담아냈다. 새롭게 추가된 시각적 요소와 섬세하게 다듬어진 장면들은 이야기를 더욱 선명하고 생생하게 만들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정과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작업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작가는 이번 판본에 들어갈 장면을 신중하게 다시 고르고, 이야기의 감정 톤과 분위기에 맞는 색상과 조명을 세심하게 조정했다. 이야기가 담길 최적의 종이를 찾아 나섰고, 의도한 대로 구현되지 않아 인쇄를 멈추는 날도 있었다. 이러한 시행착오 끝에 책의 물성과 서사의 깊이가 한층 돋보이는 결과물이 나왔다.
스토리보울에서 펼쳐지는 백희나의 ‘이상한’ 세계가 비로소 맑은 봄날의 꽃들처럼 화사하게 피어나기를, 작가를 비롯한 작업자들의 숨은 노력과 진심이 독자들의 마음에 깊이 와닿기를 바란다.
★ 책 요정이 솜사탕 가루를 뿌리고 간 걸까. 이번 개정판 《이상한 손님》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표지에는 솜사탕처럼 폭신한 오색구름 위에 동동 떠 있는 하얀 도깨비 천달록이 경쾌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으로 독자를 바라본다. 달록이 주변으로 뻗은 감각적인 섬광 효과는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도깨비 캐릭터를 한껏 뽐내 준다.
★ 띠지를 활용한 서프라이즈 요소도 눈에 띈다. 띠지를 벗기면, 달라지는 달록이의 반전 표정도 재밌다. 띠지 안쪽에는 작가의 초기 스토리보드의 생생한 스케치들도 담았다. 스케치 그대로 구현된 완성된 장면을 보면, 창작자의 세심한 노력이 오롯이 느껴진다. 띠지 날개에 새겨진 작가의 사인과 달록이 그림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이다.
★ 신비로운 하늘을 상징하는 보랏빛 면지 앞뒤로 이어진 페이지에는 먹구름과 오색구름이 각각 배치되어 있다. 이는 달록이를 만나기 전후, 남매 사이의 감정선을 시각적으로 상징하며, 이야기의 시작과 여운을 남긴다.
★ 각 장면에 세심하게 조절된 색감은 배경의 깊이와 분위기를 더해 서사적 깊이와 이야기의 공간적 맥락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 캐릭터들의 다채로운 표정과 동작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되어 마치 책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아무 상관 없는 누군가를,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도우려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_백희나, 한국일보 인터뷰 중
분홍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아드는 《이상한 손님》 하얗고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에 작은 패랭이 모자를 쓰고, 길게 늘어진 소맷자락의 배냇저고리를 입은 천상의 천달록은 아기 도깨비다. 구름 타고 온 천달록은 저기 하늘 위가 집이다. 제아무리 높은 하늘에 사는 도깨비라도 천달록은 어쩔 수 없는 천생 아기다. 울먹울먹하다가 허겁지겁 빵을 욱여넣고는, 씩씩 화를 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요란한 잠투정에, 집안을 물난리 쑥대밭으로 만드는 게 어디 아기 도깨비만일까. 한 아이가 잠시 집 안을 휘젓고만 다녀도 폭탄 맞은 것처럼 한바탕 난리가 난다. 아무튼, 엄마 아빠도 없는 집에 남매 둘이 천방지축 아기 도깨비를 돌봐야 한다니, 이거 보통 매운맛이 아니다.
달록이한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기분에 따라 날씨를 제멋대로 바꿀 수 있다. 화가 나면 무더운 날씨가 되었다가 기분이 좋아지면 눈을 내린다. 그런데 아기라서 능력 쓰는 게 영 서툴다. 날씨가 하루에도 수십 번 오락가락한다. 이 책에는 더웠다가 눈이 내렸다가 천둥 번개에 물벼락 폭우가 쏟아지다가 무지개가 뜨는 천달록 날씨 소동이 정신없이 펼쳐진다. 천연덕스러운 달록이의 다양한 표정만 보아도 웃음이 절로 난다. 달록이처럼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한다. 억눌린 마음이 먹구름처럼 쌓였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책을 덮고 나서도 동그란 그 얼굴이 자꾸만 동동 떠다닌다.
백희나의 ‘이상한’ 세계에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자꾸자꾸 누군가가 내려온다. 천상과 지상이 알게 모르게 이어져 작은 손길들이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특별히 이번 작품에서는 지상이 하늘을 돕는 모양새다. 현실 남매가 집 잃은 아기 도깨비를 열심히 돌본다. 그것도 바라는 바 없이 기꺼이 돕는다. 사실, 주인공 ‘나’는 느닷없는 천달록의 방문이 뜬금없지만은 않다. 그토록 바라던 동생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누나와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으니, ‘나’한테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다. 달록이도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자 화답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벌써 달록이가 벌써 보고 싶다.
먹구름 잔뜩 낀 우리 사이는… 남매다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 기분, 남보다 못해 보이는, 먹구름 잔뜩 낀 우리 사이는… 남매다. 어느 비 오는 오후, 누나와 동생 둘뿐인 집에 왠지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무서운 마음에 호랑이굴이라도 들어갈 심정으로 누나의 방문을 열고 말을 걸어 보지만, “누나 바빠! 혼자 놀아!” 돌아오는 답은 참으로 무심하다. 구천 겁의 인연이 있어야 형제자매가 된다는 둥, 하늘이 맺어준 천륜이라는 둥, 그런 건 다 거짓부렁이다. “나도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 나를 제일 좋아하고, 언제나 함께 놀 그런 동생….” 서운한 마음에 빵을 집어 든 순간, 누군가 주인공 아이의 바짓자락을 붙든다. “형아….” 하늘이 응답한 것일까? 하늘에서 강림한 천방지축 도깨비 동생, 천달록의 엄청난 방귀 소리에 방구석에 박혀 있던 누나도 화들짝 놀라 밖으로 나왔다. 동생과 누나는 힘을 합쳐 열심히 천상계 아기 ‘달록이 돌보기’ 미션에 돌입한다. 앗, 무심한 누나가 달라졌다. 씩씩대는 달록이에게 아이스크림을 꺼내 주고, 잠투정 부리는 녀석을 어르고 달랜다. ‘나’는 달록이를 쫓다가 넘어져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안개 짙은 길에도, 집에 물이 잠겨도 누나랑 같이 있어서 든든하다. 둘 사이 감정도 어느새 먹구름이 걷히고 맑고 환하게 개었다. 평소에는 누구보다 무심한 사이지만, 위기가 닥치면 서로 무적의 관계로 거듭나는 사이, 땡땡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끈이 제법 딴딴한 우리 사이는… 남매다. “실례합니다. 혹시 제 동생 못 보셨나요?” 어? 하늘에서 또 누군가 찾아왔다. 달록이의 형, 천알록이다. 지상의 남매는 천상의 형제와 마주하며 진정한 형제애를 경험한다. 이제는 달록이라는 비밀스러운 유대감까지 생겼으니, 누가 뭐래도 우리 사이는 언제나 굳건하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백희나 스토리‘구름은 어디서 온 걸까? 어쩌다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을까?’ 백희나는 《구름빵》을 잇는 다음 이야기로 구름 이야기가 몽실몽실 떠올랐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구름빵》을 잃게 되자, 구름 이야기도 더는 이어가지 못했다. 고민 끝에 다시 구름을 타고 온 선녀와 아기 도깨비 이야기를 떠올렸다. 선녀와 도깨비 같은 전설 속 존재들을 아이들과 만나게 해 주고 싶었다. 아기 도깨비 천달록 성은 ‘천’ 씨라고 지었다. 하늘에 살면서 지상에 묶이지 않은 흔치 않은 성이 필요했다. 알록달록한 하늘을 떠올리니, 도깨비 형제 이름은 알록이 달록이가 적당했다. 달록이의 긴 소맷자락이 아기띠가 되어 선녀가 업고 다니는 모습도 상상했다.
이번 작품에 가장 공들인 부분은 캐릭터의 생생하고 다양한 표정들이었다. 특히, 달록이의 감정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품이기에, 표정별로 달록이 얼굴들을 여러 개 만들었다. 작가에게는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한 과정과 추억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상한 손님》은 모든 장면이 눈부시게 좋았다. 달록이의 감정 변화와 함께 잔뜩 흐린 날씨가 쨍쨍 무더운 날씨로 바뀌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햇빛 같은 조명은 부엌 창문 너머 보이는 쨍한 하늘과 후끈후끈한 열기를 생생하게 드러냈다. 달록이의 얼굴, 누나의 트레이닝복, 그리고 동생이 든 부채까지 각각의 색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달걀귀신을 따라가는 야외 촬영은 눈부신 봄 햇살이 분위기를 한껏 살려 주었다. 솜사탕 할아버지의 시선과 표정도 매력적으로 담겼다. 솜사탕을 고르는 달록이의 얼굴이 길모퉁이 볼록 거울(원형 도로 반사경)에 비친 효과가 나서 우연이 주는 선물처럼 기뻤다. 이처럼 완성된 장면들은 독자의 시선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색상과 형태, 공간의 배치가 시각적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한 장면 안에서 캐릭터, 배경, 소품, 텍스트가 저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면, 감정선이 파괴되고,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 예민하고 고된 작업 끝에 색상과 조명이 기막히게 표현된 한 장면을 담으면, 그것만큼 달콤하고 기분 좋은 일이 없다. 오롯이 작가와 이야기만 존재하는 시간, 이 이상하고 신비로운 창작의 시간이 작가 백희나에겐 달콤한 휴식이자 달록이의 아이스크림이다.
수상 목록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픽션 부문 올해의 작가' 《구름빵》
2012년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 《장수탕 선녀님》
2013년 제3회 창원아동문학상 《장수탕 선녀님》
2018년 제11회 MOE 그림책 서점 ㅈ《알사탕》
2020년 아스트리드 린그드렌 추모상
2022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 《달 샤베트》
2023년 제3회 용아문화대상
2023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안데르센상 '올해의 책' 《알사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