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욕심쟁이 고양이.
더더더 먹고 싶어서 쥐들에게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데요…
과연 쥐들이 당하고만 있을까요?
음식을 독차지하고 싶은 고양이와 굶주린 쥐들의 한 판 승부!
■ 당연한 일상이 사라진 어느 날뜻밖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게 되자 고양이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어요. 사람들과 하루 종일 소란스럽게 지내야 했거든요. 고양이들은 짜증이 났지만, 한 가지는 좋았어요. 바로 맛있는 음식이 줄줄이 배달되는 것이었죠. 고양이들은 사람들을 관찰해 음식 주문 방법을 알아낸 후 스스로 인터넷 쇼핑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하나둘 사던 고양이들은 더더더 많은 음식을 주문하고, 쥐들에게 나눠 주는 것조차 아까워 독차지하고 싶어했죠. 마침내 욕심쟁이 고양이들은 쥐들을 따돌릴 못된 계획을 세우는데요. 과연 쥐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까요? 욕심쟁이 고양이와 굶주린 쥐들의 대결을 살펴보아요.
■ 일상이 사라진 팬데믹 시대의 고양이사람들이 회사에 가고 나면 집 안은 동물들 차지예요. 반려동물인 고양이는 제멋대로 늘어져 있고, 쥐들은 음식 부스러기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녀요.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 너무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최근 2~3년 동안 이런 당연한 일상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어요. 바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을 맞았기 때문인데요, 이번 그림책은 팬데믹 시대를 보내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답니다.
사람들만큼이나 팬데믹 상황에 처한 고양이들도 혼란스러웠어요. 제멋대로 생활하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인데, 집에 머무는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고 귀찮았거든요. 하지만 고양이에게 좋은 점도 있었어요. 바로 사람들이 주문한 맛있는 음식이 줄줄이 배달되어 오는 것이죠. 바삭바삭한 사료만 먹던 고양이들에게 사람들이 먹는 생소한 배달 음식은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어요. 고양이들은 이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몰래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방법을 알아냈죠. 게다가 인터넷 줌 회의로 다른 고양이들과 정보를 나누고 음식을 주문한 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먹었답니다. 밤마다 모여서 먹고, 주문하고, 다 먹으면 또 주문하고…….
그 결과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고양이 문에 뚱뚱한 배가 걸려 통과하지 못할 만큼 ‘확 찐’ 뚱냥이가 되고 맙니다. 팬데믹 시대에 우리 사람들도 바깥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 안에만 머물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해 갑자기 살이 찐 사람이 많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그림책 속 뚱냥이는 우리 생활 속 ‘확 찐 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뚱뚱한 살만큼이나 음식을 향한 고양이의 욕심도 커져 버렸다는 거예요. 부스러기조차 쥐들한테 나눠 주기 싫을 만큼 욕심쟁이가 되어 버린 거예요. 욕심쟁이 고양이들은 쥐들을 따돌릴 계획을 세우는데요, 과연 그 계획은 무엇일까요?
■ 편 가르기 가짜 뉴스사람들이 집에 머물게 되자, 쥐들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어요. 몰래 음식 부스러기를 주워 먹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당연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죠. 게다가 부스러기까지 싹싹 핥아먹는 고양이 때문에 도통 먹을 게 없었죠. 쥐들은 고양이를 찾아가 하소연하지만 소용이 없네요. 고양이들도 먹을 게 없다며 배를 문지를 뿐이었죠. 그런데…… ‘왜 고양이들이 살쪄 보이죠?’ 쥐들은 갸우뚱거립니다.
사실 고양이들은 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요. 먹을 걸 나눠 주지 않고 독차지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배달 온 음식을 몰래 비밀 장소에 보관하고, 배고픈 척 굶주린 연기를 했던 거예요.
고양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영영 쥐들을 따돌릴 못된 계획을 세워요. 바로 하얀 쥐와 까만 쥐를 이간질하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이죠. 그리고 서로 만날 수 없도록 하얀 쥐가 살고 있는 구멍과 까만 쥐가 살고 있는 하수구를 막아 버려요. 처음에 가짜 뉴스를 접한 쥐들은 그게 사실인 줄 알고 나뉘어져서 싸워요. 하얀 쥐는 까만 쥐를 탓하고, 까만 쥐는 하얀 쥐를 욕하면서요.
팬데믹 시대엔 이런 가짜 뉴스가 퍼지기 쉬어요. 격리 생활로 인해 상대방을 직접 만나 소통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래서 온갖 거짓말과 음모론이 널리 퍼져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곤 한답니다. 이번 책은 소통이 사라지고 사람들 사이의 교류가 단절된 시대, 혹시 우리도 쥐들처럼 가짜 뉴스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가짜 뉴스에 속아 친구를 적으로 착각한 적은 없는지 되짚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하고 확인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알려 줍니다.
자, 쥐들이 가짜 뉴스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죠! 하얀 쥐와 까만 쥐가 만나 확인해 보면 되겠네요. 쥐들은 막아 놓은 구멍을 뚫고 바깥으로 나와 마주섭니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쥐들은 바로 행동에 나서는데요, 고양이들이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집니다.
■ 다시 제자리로…진실이 밝혀졌으니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올 시간이에요. 고양이들의 욕심과 거짓말을 모두 알게 된 쥐들은 복수 계획을 세워요. 고양이들이 배불리 먹고 난 뒤 곯아떨어진 틈에 음식을 훔치기로 한 것이죠. 하지만 쥐들은 고양이들과 좀 달랐어요. 고양이처럼 모조리 독차지하는 게 아닌,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음식을 갖고 도망친답니다.
그렇다고 도망치는 쥐들을 가만히 두고 볼 고양이들이 아니죠. 고양이들은 당장 쥐들을 뒤쫓지만, 탐욕으로 비대해진 몸으론 재빠른 쥐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어요. 살찐 배가 문에 꽉 끼어서 쥐들의 비웃음을 살 뿐이었죠. ‘과한 욕심이 화를 부른 상황’인데, 고양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랍니다. 쥐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애초 고양이들이 음식을 주문할 수단마저 차단해 버려요.
이로써 예전의 당연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끝났어요. 마침 사람들도 다시 회사에 나가기 시작했어요. 제멋대로 행동하던 고양이들이 뚱뚱한 배 때문에 문 밖으로 나오지 못하자, 쥐들은 더 신이 나서 자유롭게 음식 부스러기를 찾으러 다닐 수 있게 되었어요.
이렇게 보면 이 그림책은 고양이가 욕심 부리다 결국 제 꾀에 빠져 쥐한테 골탕 먹고 마는 이야기인데요, 마치 예전 TV에서 방영되었던 만화영화 ‘톰과 제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욕심 많고 이기적인 고양이 톰에 맞서 영리하게 행동하던 쥐 제리의 이야기였죠. 팬데믹 시대에 톰과 제리가 있다면, 딱 이런 대결이 펼쳐지지 않았을까요?
■ 현실을 담아 낸 글과 그림이 책의 그림을 그린 나오미 티핑 작가는 익살스러운 표정과 동작으로 고양이와 쥐를 표현했는데요, 특히 자유로운 구도로 장면 장면을 구성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색과 무늬를 지닌 고양이들이 컴퓨터 화상 회의로 만나는 장면에선 웃음이 터지고, 대저택에서 밤마다 산더미 같은 음식 속에서 파티를 즐기는 장면에선 배신감과 황당함마저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팬데믹 시대를 지내 온 우리 일상의 여러 모습이 생생하게 숨어 있답니다. 가령, 담을 쌓을 만큼 집 안에 넘쳐나는 두루마리 화장지는 화장지 사재기 현상을 기록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가 격리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생필품을 대량으로 사서 보관했는데요, 유독 영미권 나라에서는 마트 선반이 텅텅 빌 정도로 화장지 사재기가 극성이었죠. 그런 사재기 풍조를 그림 속에 녹여내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까만 쥐가 사는 하수구의 모습은 어떤가요? 이제는 우리한테 너무 익숙해진 마스크가 둥둥 떠내려 가는 걸 볼 수 있어요. 재택 근무, 줌 화상 회의, 인터넷 쇼핑, 배달 음식 등도 사실감 넘치는 팬데믹 일상의 단면이지요.
<더더더 먹고 싶은 고양이>는 고양이와 쥐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차지하려는 이기심과 탐욕, 사람들 사이의 소통 부재, 가짜 뉴스의 현혹과 극복 등 인간 사회의 묵직한 주제를 우화형 이야기로 그려 낸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