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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고래뱃속 | 4-7세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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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책을 펼치면, 복작하고 아기자기한 책상 위에 인형을 만드는 손길이 있다. 어느새 사람의 모양을 갖춘 인형은 차례차례 옷을 입고 ‘아이’가 된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아이가 “빼액”하고 소리를 지른다. “엄마!” 그리고 바로 그 엄마의 손길이 아이의 모든 것을 대신해 주기 시작한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노는 것, 그러니까 말하자면 하루의 모든 일과를.

스스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에도 아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엄마를 찾고, 엄마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있다. 마치 생명을 빚어낸 신처럼 어마무시하게 세상 모든 일을 다 해 줄 것만 같다. 그렇게 엄마가 모든 면에서 아이의 손발이 되어 주었는데도, 정작 아이는 엄마의 자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작아지는 것 같은데….

  출판사 리뷰

스스로 크게 하는 사랑,
스스로 나아가는 용기

엄마도 아이도 신은 아니지만
스스로 한다면 신이 절로 날걸!

엄마 손은 신의 손?


책을 펼치면, 복작하고 아기자기한 책상 위에 인형을 만드는 손길이 있습니다. 어느새 사람의 모양을 갖춘 인형은 차례차례 옷을 입고 ‘아이’가 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아이가 “빼액”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엄마!”
그리고 바로 그 엄마의 손길이 아이의 모든 것을 대신해 주기 시작합니다.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노는 것, 그러니까 말하자면 하루의 모든 일과를요. 스스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에도 아이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엄마를 찾고, 엄마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마치 생명을 빚어낸 신처럼 어마무시하게 세상 모든 일을 다 해 줄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엄마가 모든 면에서 아이의 손발이 되어 주었는데도, 정작 아이는 엄마의 자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점점 더 작아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혼자 하는 일을 배우지 못하다 보니, 생기발랄했던 아이는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색깔을 잃어 갑니다. 그러다 결국, 아이는 사람이 아니라 새카만 공이 되어 버립니다. 이제 우리는 돌처럼 까맣게 공이 되어 버린 아이가 데굴데굴 굴러가며 겪는 세상을 함께 체험합니다.

위기와 허기를 만나는 방법

울퉁불퉁한 산길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날카로운 돌부리를 피하기 위해 새카만 공에서 발과 다리가 뻗어 나왔습니다. 뾰족뾰족 덤불숲은 어떻게 헤쳐 나가면 좋을까요? 막막하게 막힌 길에 출구를 만들어 줄 손과 팔이 뻗었습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아이에게, 스스로를 지탱할 힘이 생겼습니다.
위기는 처음 만났을 땐 너무도 압도적이어서 우리를 꺾기 위해 다가오는 것만 같지만, 바로 그 위기를 전환점으로 우리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커다란 힘이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배워가듯이요. 이제 아이에겐 다가오는 길들에 예기치 못하게 닥쳐 오는 위기의 순간들을 씩씩하게 헤쳐 나갈 두 팔과 다리의 힘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쓱쓱 길을 개척하고 나면, 소진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자연스레 찾아오는 허기를 채워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감각이 깨어나야 하지요.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배운 아이는 감각의 욕구를 채우는 일도 스스로 하게 됩니다. 새카맣게 닫혀 있던 얼굴에 감각의 길을 여는 숨구멍이 트입니다. 코와 입이 열렸습니다. 숨길이 트이면 아이는 커다란 호흡을 통해 열린 감각으로 세상을 맛봅니다. 스스로 손을 뻗어 딴 열매는, 이전에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것처럼 달고 시원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의 가슴속도 한여름 탐스러운 과일처럼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세상과 친구가 되는 아이는 성장한다

그렇게 한 번 감각이 열리고 나면, 그 길을 통해 더 다채로운 감각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하지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휘파람 소리가 웅장한 합창으로 번져 갑니다. 새들의 노랫소리입니다. 아이는 아름다운 자연의 노래를 듣고 감각의 즐거움을 느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그 마음은 다만 보이는 것을 보고 들리는 것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 너머, 들리는 것 너머까지 보고 듣고 싶은 마음. 바로 눈앞의 세상과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더 내밀하게 귀를 기울이고, 더 넓게 바라보고, 먼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새카만 공은 다시 온전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온전해진 몸과 마음엔 거칠 것이 없습니다. 아이는 쭉 뻗은 팔과 다리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감각하는 코와 입으로, 그런 세상과 친구가 될 줄 아는 눈과 귀로 풍성하게 피어난 꽃밭을 자유롭게 노닙니다. 몸이 자유로워지면 마음도, 마음이 자유로워지면 몸도 더욱 자유로워지지요. 그 두 가지의 자유로움을 어깨에 날개처럼 단 아이에게 이 세상은 더욱 광활합니다. 아이는 더 이상 엄마가 굴리는 대로, 남이 굴리는 대로 주체할 수 없이 떼굴떼굴 굴러만 다니는 공이 아닙니다. 이 세상엔 자신의 두 팔과 다리로 직접 달려가 들여다보고 손을 뻗어 겪어 보고 싶은 멋지고 궁금한 것들로 가득합니다. 신이 납니다! 누군가 신처럼 모든 것을 대신해 주던 때엔 몰랐던 ‘진짜 신나는’ 감정이지요. 아니, 때때로 ‘신’조차 우리의 부름에 응답하지 않는 건, 바로 이런 ‘스스로’의 기쁨과 환희를 맛보게 해 주기 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날개를 단 사랑은 전보다 더 따뜻한걸!

그리고 그 놀랍고 멋진 세상은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옵니다. 원래는 나의 모든 것을 대신해 주던 엄마에게로요. 하지만 이제 아이도, 엄마도 예전의 아이와 엄마가 아닙니다. 엄마의 가슴속엔 홀로 선 아이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아이의 가슴속엔 날개를 닮으로써 더욱 보송보송하게 피어오른 사랑이 피어났습니다. 그 두 마음이 만나 세상 어느 때보다 푸른 날입니다.
아무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갓난아이로 태어나, 무력하고 연약한 존재였다가 점차 독립적인 인간으로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고도 냉철한 시선으로 담아낸 신수지 작가의 이 이야기는 신랄한 재치와 생기가 넘치는 이재경 작가의 그림을 만나 통통 튀는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에게는 스스로 서야 할 때가 다가오면 처음엔 두렵고 무서워도 세상 밖으로 나가 온몸과 마음으로 부딪쳐 보라는 용기를, 엄마에게는 그렇게 아이의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아 주어도 괜찮다는 용기를 전해 줍니다. 서로 시너지를 일으킬 때에야 비로소 불꽃을 일으키는, 사랑과 자유. 언뜻 너무 당연해 보일지라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결코 당연하지 않고 어렵기만 한 ‘스스로’를 향한 길이, 그 불꽃을 만나면 더 이상 막막하고 빡빡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길 위에 서서 열심히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을 세상의 엄마와 아이는 그렇게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앞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향해 뻗어 있고, 그 앞에 선 우리는 언젠가는 반드시 홀로 걸어가는 힘을 배워야 하지만, 부단한 노력 끝에 오롯한 혼자 서기를 배우고 나면 우리는 다시, 진정으로 함께일 수 있다는 것을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신수지
어릴 적부터 그리고 먹고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잘 그린다는 칭찬에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그림을 모아 기획하는 큐레이터가 되었습니다. 더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박물관 경영을 공부하다 우연히 김치를 담그는 기획자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고는 잘 키우겠다는 의지로 전업주부가 되었다가 바로 집 밖으로 나와 아이랑 노는 축제를 만들고 놀이터를 지키는 운영자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림도 음식도 놀이도 아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그러다 또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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