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들판에서 잠자리를 잡다가, 아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바로 '가을'이 옆에 있었던 것. 볼 수도 없는 만질 수도 없는 이상한 손님 '가을'은 아이의 손에 고추잠자리를 선물로 얹어준다. 가을이 휘파람을 불자, 메뚜기와 참새가 따라오고, 가을이 지나가자 나뭇잎이 물들고, 사과와 감이 달콤하게 익는다.
푸른빛이 약간 남은 초가을의 들판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늦가을 저녁까지, 보고, 듣고, 맛 보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는 가을 이야기를 담았다. 가라앉은 초록, 따뜻한 겨자색, 짙은 주황색, 회갈색의 배경으로 그려진 일러스트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글로 우리의 가을을 만날 수 있다.
눈이 시릴정도로 파란 하늘, 고추잠자리, 노란 은행잎, 고개를 숙인 벼이삭, 투둑하고 떨어지는 알밤, 멍석 위 빨간 고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쉽게 만날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이 가득하다. 특히, 가을을 '손님'으로 의인화해 어린이에게 계절의 변화를 가르쳐 주는 동시같은 글이 너무도 아름답다.내 옆에서가을이함께 들길 걷고 있었어요.가을은 마른 감잎처럼바스락거리며햇살에 후끈 단모과 냄새를푹 퍼뜨렸어요.가을은선물이라며 내 손등에고추잠자리를얹어 주었어요.가을이휘잇휘잇 휘파람을 불자메뚜기도 폴싹폴싹참새 떼도 포르르가을을 뒤따랐어요.나도 까닥까닥방아깨비처럼 춤추며 걸었어요.-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