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BIB 황금패상 2회 수상 작가
미로코 마치코의 신작
“너는 어떤 씨앗이니?
마음을 뒤흔드는 거칠지만 강렬한 그림의 맛
생명력 넘치는 그림으로 자연을 노래한 그림책미로코 마치코는 2012년 『늑대가 나는 날』로 제18회 일본 그림책상 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나와 노랑』과 2017년 『짐승의 냄새가 난다』로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에서 황금패상을 받은 두 번이나 수상한 그림책 작가입니다. 동시에 커다란 화폭에 식물이나 생물을 거침없이 그리며 화가로서의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고베 미술관, 고치 현립 미술관, 나가사키 현립 미술관을 비롯한 일본 전역의 여러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으며, 전시 때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비롯한 많은 비평가들은 그녀의 작품을 두고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에너지를 가진 그림이다.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 냄새나 소리, 공기까지 하나가 되어 몸속에 들어오는 것처럼 강렬하다.”라고 극찬해 마지않습니다. 현재는 아름다운 섬 아마미오시마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자연 속에서 받은 영감이 그대로 묻어 있는 작품이자 자연이 가진 원시성과 생명성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의 매력은 거칠지만 강렬한 날것 그대로의 그림에 있습니다.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든 검정을 주조로 사용한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모자라 가슴속에서 무엇인가 불끈불끈 솟아나게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까망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까망이의 변화를 통해 나도 무엇인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합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읽는 순간 아이와 어른 모두 가슴속에서 꿈틀대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의 씨앗에서 찬란한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을
동물로 상징화하여 보여 주는 순환 구조의 그림책 이 책의 주인공인 까망이는 자기 자신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러던 중 까망이의 몸 한가운데가 뜨거워지더니 머리 꼭대기에서 뿔이 납니다. 까망이는 자신이 코뿔소인 줄 알고 기뻐합니다. 하지만 곧 몸에 하얀 점이 오돌토돌 돋아나는 변화를 느낍니다. 까망이는 자신이 뿔닭인 줄 알고 기뻐합니다. 하지만 곧 몸은 또 다른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렇게 까망이는 매번 변화하는 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작가의 시선이 머문 것은 땅속에서 땅 위로 쑥쑥 자라는 식물에 있습니다. 그림 속의 코뿔소, 뿔닭, 거북, 기린을 자세히 보세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나요? 작가는 하나의 씨앗이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을 동물로 상징화하여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식물이 가진 강인한 생명력을 다양한 동물로 변주하고, 동물의 눈을 강조한 화면 구성을 통해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마주하게 합니다. 우리는 식물이 약하고 힘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씨앗에서 움트는 생명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책의 매력은 기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표현에 있습니다. 이 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까망이의 존재를 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순환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우리는 까망이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변화무쌍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너는 어떤 씨앗이니?”
저마다 다른 씨앗을 품은 모두를 위한 그림책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강한 생명력이 꿈틀대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의 주제를 품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주제는 생명 탄생의 아름다움을 아주 강렬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로코 마치코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한 주제는 우리 모두가 각각 다른 씨앗을 품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의 바람에 따라 다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버 표지를 벗기면 칠흑 같은 검정 그림 위에 행태를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눈을 번뜩이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코뿔소, 뿔닭, 거북, 기린 등으로 폭발적으로 변화합니다. 이때 동물의 색채는 갈색, 파랑, 노랑, 분홍 등으로 변화하는데, 이렇게 다채롭게 변화하는 색은 우리의 변화무쌍한 삶의 색과 닮아 있습니다. 이 책은 지금 당장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무엇인가가 될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을 생명 탄생이라는 주제와 맞물려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미로코 마치코는 이 작품을 그리며 “강하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그 고민을 식물이나 동물에서 찾았고, 거칠지만 강렬한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은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 책은 근본적인 해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돌아보며 앞으로 걸어 나갈 용기를 선물합니다. 지금 자기 자신에 대해 무가치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 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