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시리즈 26권. 화가 박수근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낸 색다른 그림책으로, 그림책 속 소년 박수근이 그의 ‘사람들’을 만나고, 훗날 ‘자신이 그리게 될 그림 속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박수근의 그림에 등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림에 드러나 보이는 화가의 따뜻하고 천진한 감수성이 돋보인다.
이 그림책의 작가는 감상자가 되어 박수근의 그림을 바라보았을 때, 하나하나의 그림이 모두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그림들이 들려주는 제각각의 말들을 그려모았고, 상상을 덧입혀 이야기로 엮어내었으며, 그 안에서 순하게 뛰어노는 한 소년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출판사 리뷰
순한 사람을 그린 순한 화가, 박수근 이야기한국의 서민화가, 국민화가로 칭송받는 화가가 있습니다. 화가 박수근입니다. 생전에는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살았지만, 그는 묵묵히 그림을 그려냈고, 오늘날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담긴 선하고 성실하고 우직한 면면을 들여다보며 감탄하고 또 감탄합니다. 박수근의 그림은 붓질 한 번으로 쓱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이 아닙니다. 여러 겹의 물감층을 만들고 난 다음에야 그 우물 같은 깊이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깊고 아름다운 화면 속에 화가의 순한 사람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 아낙들, 시장 사람들, 노인들…… 한없는 편안함과 우직한 힘이 느껴지는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은 생전의 박수근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생계와 그림을 동시에 꾸려가면서도 평생, 사람을 바라보는 밝은 시선을 잃지 않았던 화가의 깊은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림책 『꿈꾸는 징검돌』은 화가의 유년기를 포착합니다. 특별히 알려진 유년기의 일화는 많지 않습니다. 순한 사람 많고 돌 많은 고장 양구에서 산천을 쏘다니며 스케치를 하던 소년. 이 그림책은 이 소년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낸 색다른 그림책이 그림책의 표지에는 ‘화가 박수근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만, 일반적인 인물그림책처럼 한 인물의 전 생애에 대하여 다루지 않습니다. 화가가 남긴 그림을 뜯어보며 그림에 대한 정보를 읊어 주지도 않습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건, 박수근의 그림에 등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림에 드러나 보이는 화가의 따뜻하고 천진한 감수성입니다. 화가가 그린 대상에는 그 화가의 시선이 담겨 있게 마련입니다. 감상자는 그림을 그린 화가의 시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때에, 비로소 화가와 작품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가 감상자가 되어 박수근의 그림을 바라보았을 때, 하나하나의 그림이 모두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인물이 있고 배경이 있는 그림이니 당연히 이야기가 있음직합니다. 작가는 이 그림들이 들려주는 제각각의 말들을 그러모았고, 상상을 덧입혀 이야기로 엮어내었으며, 그 안에서 순하게 뛰어노는 한 소년의 모습을 그려내었습니다. 그게 곧 박수근 그림의 감상자가 될 어린이들에게, 화가 박수근을, 그리고 그의 그림을 깊이 있게 알려 주는 방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화가 박수근을 제대로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꿈꾸는 징검돌을 건너, 깊고 깊은 그림 속으로한 소년이 있습니다. 소년은 오늘도 그림을 그리러 집을 나섭니다. 그런데 그만 개울에 빠지고, 옷이 마를 동안 징검돌에 그림을 그려 보지요. 한참을 그림에 빠져 있는데, 뒤에서 누가 부릅니다. 옆집 여자애 복순이가 시장 구경을 가자고 합니다. 이 여자아이는 소년이 징검돌에 그린 그림에서 살아난 복순이일까요? 아니면 실제로 옆집에 사는 복순이가 놀러 나온 것일까요? 글은 답을 주지 않고 전개됩니다. 하지만 그림을 살펴보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소년이 복순이를 따라 구경하는 장터의 풍경은 실제 박수근 그림의 풍경과 동일하며, 이는 곧 소년이 몽환적인 그림의 세계 속으로 들어갔음을 암시합니다. 소년은 이곳에서 떡 방아를 찧는 아주머니도 만나고(박수근 그림 「절구질하는 여인」 재현), 할아버지들한테서 옛이야기도 전해 듣고(박수근 그림 「노인과 소녀」 재현), 농악대도 따라다닙니다(박수근 그림 「농악」 재현). 그림책 속 소년 박수근이 그의 ‘사람들’을 만나고, 훗날 ‘자신이 그리게 될 그림 속 풍경’ 속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나는 소년 박수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양구 천지를 쏘다니며 스케치를 했던 소년, 장터에 가서 순박한 시골사람들과 섞여 놀던 꾸밈없는 소년 박수근. 그 소년이 곧 내가 그림을 보면서 떠올렸던, 내 마음속의 화가 박수근입니다.”
-김용철
박수근과 이 그림책의 작가 김용철은 사십 년이 넘는 시간차를 두고 같은 고장 양구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작가가 박수근의 그림을 처음 본 건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이었는데, 그림이 만들어내는 질감이 마치 양구의 수많은 돌과 바위처럼 느껴졌고,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이 순한 양구 사람들처럼 친근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박수근의 그림 속에서, 어릴 적 고향에서 뛰놀던 소년 박수근의 모습을 본 겁니다.
작가가 그림책 속에 그려 넣은, 어린 화가 박수근은 징검돌을 건너서 사람들 속으로, 꿈 같은 그림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이 그림책을 볼 어린 독자도 그림책이라는 징검돌을 밟고 가서 박수근의 질박한 그림에 담긴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용철
강원도 양구 출생.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훨훨 간다』, 『길 아저씨 손아저씨』, 『뒤집힌 호랑이』, 『꿈꾸는 징검돌』, 『우렁각시』, 『낮에 나온 반달』, 『이상한 나뭇잎』, 『똘배가 다녀온 달나라』 등 많은 그림책이 있다. 지금은 강원도 양구의 폐교에서 ‘동화 마을 물병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와 작업실, 아이들 체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