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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엔
라임 | 청소년 |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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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인류의 오랜 관심사인 외계 생명체를 비롯해 인공 지능 안드로이드 로봇, 사이보그가 된 과학자, 우주로 간 심해 생물, 개인 비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미래를 정밀하게 상상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비틀어 보여 주는 SF 소설집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한 발 떨어져서 인류를 낯설게 봄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진실들을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 냈다. 특히 SF 장르의 문법을 십분 활용해 외계 생명체나 안드로이드 로봇과의 조우를 과감하게 그려 이야기에 밀도 있는 긴장감을 부여하면서도, 이야기의 초점은 인간과 현실 사회에 또렷하게 맞추어져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해 우리에 갇힌 인류의 미래('위기의 인간')를 통해 ‘동물권’과 ‘생명 존엄’의 문제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폐기될 처지에 놓인 로봇들의 절규('좀비 바이러스')로 ‘로봇 윤리’ 문제를, 지구에 기생하는 우주 미아 미엔인과 인간의 위태로운 동거('미엔'로 ‘차별과 혐오’ 문제를 다루는 등 녹록지 않은 우리 현실에 대한 풍자와 은유가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는 맛에 푹 빠져 있다가 문득 인간의 본성과 현실의 부조리를 되짚어 보게 되는 동시에,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타자와의 공존이 무엇인지까지 생각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지구는 더 이상 인간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외계 생명체의 침공으로 멸종 위기종이 되어 우리에 갇힌 인류의 미래는? _'위기의 인간'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안드로이드들의 반란, 그 속에 감춰진 불길한 진실! _'좀비 바이러스'
지구인의 몸과 기억을 복제해 기생하는 우주 미아 미엔인과 인간의 아슬아슬한 동거 _'미엔'
사이보그로 거듭난 과학자 ‘린’과 유로파에 보내진 실험동물 ‘룻’의 종을 뛰어넘은 우정 _'유로파'
대멸종 이후 기적적으로 복원된 개인 비서 ‘시리’가 전하는 인류 관찰 보고서 _'대화'

SF라는 만화경으로 슬쩍 들여다본 지구와 인류의 미래!
비뚜름한 풍자와 서늘한 은유가 가득한 새로운 차원의 이야기

SF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또렷하게 비추는 소설집

미국의 천문학자이자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은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외계 지성체의 존재 가능성을 긍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던 UFO의 목격담에 대한 첫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면서 외계 생명체와 UFO의 실체가 다시금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미확인 항공 현상’이 관측되는 것은 사실이며, NASA의 빌 넬슨 국장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가 우주에 혼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긴 한 것 같다. 여전히 ‘진실은 저 너머에 있’지만 말이다.
《미엔》은 이렇듯 인류의 오랜 관심사인 외계 생명체를 비롯해 인공 지능 안드로이드 로봇, 사이보그가 된 과학자, 우주로 간 심해 생물, 개인 비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미래를 정밀하게 상상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처한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비틀어 보여 주는 SF 소설집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한 발 떨어져서 인류를 낯설게 봄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진실들을 서정적인 필치로 그려 냈다. 특히 SF 장르의 문법을 십분 활용해 외계 생명체나 안드로이드 로봇과의 조우를 과감하게 그려 이야기에 밀도 있는 긴장감을 부여하면서도, 이야기의 초점은 인간과 현실 사회에 또렷하게 맞추어져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해 우리에 갇힌 인류의 미래('위기의 인간')를 통해 ‘동물권’과 ‘생명 존엄’의 문제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폐기될 처지에 놓인 로봇들의 절규('좀비 바이러스')로 ‘로봇 윤리’ 문제를, 지구에 기생하는 우주 미아 미엔인과 인간의 위태로운 동거('미엔'로 ‘차별과 혐오’ 문제를 다루는 등 녹록지 않은 우리 현실에 대한 풍자와 은유가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는 맛에 푹 빠져 있다가 문득 인간의 본성과 현실의 부조리를 되짚어 보게 되는 동시에,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타자와의 공존이 무엇인지까지 생각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미래가 오묘하게 포개져 있는 다섯 편의 SF 소설
'위기의 인간'은 외계 생명체의 침공으로 인류 문명이 파멸에 이른 후, 멸종 위기종이 되어 동물원에 갇힌 인간의 비극적인 상황을 그린 이야기이다. 종의 보존을 위해 사육되던 열다섯 살 소녀 유진은 갇힌 지 3년 만에 어른 남자를 만난다.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 동족을 만나 위안을 느낀 것도 잠시, 그들이 남자를 방에 들여보낸 이유를 깨닫고는 필사적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추위와 허기로 인해 사그라들던 삶의 의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 부모님에 대한 또렷한 기억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던 유진은 결국 그들에게 다시 잡혀 가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살기 위해 마음을 다잡은 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준비를 한다. 외계 생명체의 지배라는 설정을 활용해 동물과 인간의 입장을 전복시켜 생각의 전환을 이끈다. 지금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동물의 권리와 생명 존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준다.
'좀비 바이러스'는 인공 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이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로봇과 그들에 맞선 인간의 날선 대치를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아기를 데리고 피신하던 한 여자는 로봇들의 시위 행렬과 인간들의 진압 작전에 휘말릴 뻔한 위험에 처했다가 구형 로봇의 호의 덕분에 간신히 대피한다. 그곳에서 좀비 바이러스의 실체는 물론이고, 자신의 정체를 깨닫고는 아기를 원래 부모에게 돌려주기 위해 위험천만한 거리로 나선다. 그러고는 총구를 겨눈 인간들을 향해 로봇의 존재 의미를 처절하게 되묻는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지능형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인류의 미래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일 것이다. ‘복종해야 하는 의무만 있고 살아갈 권리는 없는 거’냐고 묻는 여자의 질문을 통해 로봇과 관련한 윤리적인 문제와 책임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짚어 볼 수 있다.
'미엔'은 소행성과의 충돌로 고향 행성을 잃고 우주 미아가 된 외계 생명체 미엔인들이 지구에 정착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펼쳐 보인다. 미엔인은 인간의 몸과 기억을 복제한 뒤 기억을 잃은 원인간을 밀림 속 낙원에 숨겨 둔 채 세상으로 나가 그들의 인생을 빌려 산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을 바탕으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죄책감을 외면하면서. 미엔인 부모 아래 태어난 비호는 우월감에 사로잡혀 타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인간에게 환멸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세상에 섞여 살아간다. 그러나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엄마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엄마의 원인간을 찾는 여정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인간과 똑같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미엔인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은 물론이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미스터리한 SF 소설이다.
'유로파'는 사이보그로 거듭난 과학자 ‘린’과 인류 이주지 후보로 선택된 유로파 탐사에 보내진 실험동물 ‘룻’의 우정과 연대를 형상화했다. 과학자였던 린의 어머니에게 발견되어 인류 기원을 밝혀 줄 심해 생물로 각광을 받았던 ‘룻’은 이후, 린의 연구를 통해 그 지위가 변하면서 유로파 탐사의 실험동물로 낙점된다. 유로파 탐사는 인류 이주지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이후 룻은 바다 속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며 린 또한 부상을 입은 뒤 깊은 동면에 들어갔다. 80여 년 후, 동면에서 깨어난 린은 기묘한 신호가 잡히는 유로파에 가기 위해 신체 대부분을 사이보그로 바꾼 뒤 다시 탐사에 나서는데……. 운명처럼 얽혀 서로에게 이끌리는 한 인간과 실험동물의 묘한 관계,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과감한 태도를 견지하는 과학자로서의 정체성 등이 환상성 가득한 이야기 속에 펼쳐져 있다.
'대화'는 떠돌이 소행성과의 충돌로 빙하기가 도래함으로써 인류 문명이 멸망한 이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대멸종 이후 지구를 찾은 외계 생명체에 의해 복원된 휴대폰 속 소프트웨어 ‘시리’는 자신의 주인이었던 중학생 재원 님과의 추억을 되짚으며 짧았던 그의 인생, 그 속의 기쁨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며 울분을 터뜨리던 재원 님과의 추억을 되짚어 가던 시리는 인간의 이기심과 타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강도 높게 비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계획은 유일한 친구였던 재원 님이 꿈꾸던 세상을 토대로 지구를 재건하고 인류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인류 관찰 보고서나 다름없는 시리의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오늘날 청소년들이 처해 있는 살풍경한 현실을 떠올리며 애달픈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상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의 힘!
《미엔》은 SF라는 장르의 문법을 빌어 인류의 미래와 현재의 풍경을 대칭적으로 보여 준다. 어둡고 부정적인 상상 너머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낙관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다. 또한 종과 사물의 경계를 과감하게 뛰어넘는 이야기 속에는 우월감에 사로잡혀 타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인간의 잔혹한 일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 있다. 그와 동시에 양심을 지키고 약자를 보호하는 것, 절망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려 하는 강인함, 나와 다른 대상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능력, 진실 추구를 멈추지 않는 점 등이 우리가 가진 힘이라는 메시지 또한 품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집에서는 간절하게 무언가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위기의 인간' 속 유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부모님의 사랑을 기반으로 한 생존 의지로 자신은 물론이고 약자인 준을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좀비 바이러스'의 엄마는 아무 잘못 없이 위험에 내몰린 아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고, '미엔'의 비호 역시 엄마를 살리기 위해 선뜻 미지의 밀림 속으로 들어간다. '유로파'의 린은 엄마의 유산이자 자신의 친구인 룻을 지키기 위해 사이보그로 거듭나 다시금 우주로 나아가며, '대화' 속 개인 비서 시리는 주인이자 소중한 친구였던 재원 님이 꿈꾸던 세상을 재건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품고 있다. 대멸종이나 외계 생명체에 지배를 받는 살벌한 풍경을 담고 있음에도 어째선지 희망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이야기 안에 이러한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우주적으로 상상하고, 모든 생명과 사물, 그리고 우리 자신의 모습도 재발견하면서 저마다 지키고 싶은 것들을 되짚어 보는 충만한 시간을 갖길 바란다.

외계 생명체의 침공과 지배로 인해 인류는 몰살당해 멸종 위기에 처한다.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동물원 같은 열악한 몰이해의 공간에 갇힌 채 구경거리로 전락해 사육된다. 열다섯 소녀 유진 또한 그들에게 부모를 잃고 3년째 이곳에 갇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 또래의 인간 남자가 유진을 찾아오고, 그들의 목적과 위험을 감지한 유진은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다.

“걱정 마. 그들이 널 죽이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여기서 나갈 수도 없어.”
그가 무겁게 말을 이었다.
“한마디로 너와 난 동물원의 곰이야. 우리는 재주를 부리고 그들은 구경을 하지.”
나는 남자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동물원은 뭐지? 곰은 또 뭐고……. 그러다 불현듯 지금은 멸종하고 없는 곰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서 본 적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종인 말레이곰을 특히 좋아했다. 오래전에 본 거라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눈이 축 처지고 검은 털이 복슬복슬한 게 귀엽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동물원? 그건 뭐예요?”
“하긴 넌 동물원을 본 적이 없겠구나. 우린 보호받는 동시에 그들에게 구경거리라는 얘기야. 허,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쓴웃음을 흘리며 덧붙여 말했다.
“여기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니야. 그들이 너와 내가 무얼 하는지 지켜보고 있어.”

인공 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이 상용화되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세상, 어느 날 갑자기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로봇에게 문제가 생긴다. 자신을 인간이라고 착각한 로봇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위를 벌이며 사회 안전을 위협한다는 발표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로봇 소탕 및 폐기 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 휘말린 아기와 엄마는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눈 이들에게 절규하듯 처절한 질문을 던진다.

“인공 지능 로봇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됐대요.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된 로봇들이 동시에 다른 로봇들까지 감염시키며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어요. 매스컴에서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오작동이 일어났다며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 로봇들이 좀비처럼 거리로 몰려나와서 인간에 맞서 질서를 망가뜨리고 또…….”
“반란이라도 일으켰다는 말인가요?”
“반란이 뭐죠? 그 단어는 제 머릿속에 입력되어 있지 않아요.”
모르는 단어가 나오자 그가 컴컴한 눈으로 불안하게 고개를 저었어.
“그럼 ‘혁명’이라고 해 두죠.”
‘혁명’이라는 말에 이제야 이해한 듯 그의 안구가 다시 환하게 밝아졌어.
“정말 사람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를 믿어요? 한 번만 거리로 나와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췄을 뿐이에요. 아이들은 자신이 왜 잡혀가는지도 모른 채 겁에 질려 있었다고요!”
“가짜건 진짜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인간들이나 로봇들이나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으니까.”
“도대체 누가 이 바이러스를 퍼뜨린 거예요? 처음에 누군가 이 바이러스를 만들었을 거 아니에요?”

소행성과의 충돌로 고향 행성을 잃고 우주 미아가 된 미엔인들은 천신만고 끝에 지구에 정착해 자리를 잡는다. 세상 속에 섞여 살기 위해 인간의 몸과 기억을 복제한 뒤, 원인간의 기억을 조작해 정착지에 숨겨 두고 그들의 삶을 대신 누리는 방향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미엔인인 비호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인간을 경계하며 철저히 자신을 감추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말기 암인 엄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는 원인간의 장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 여정을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밀림 속으로 떠난다. 조력자인 텐의 도움을 받아 엄마 원인간을 만난 순간, 비호는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텐이 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
“만약에 소행성이 미엔 행성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말이야. 그렇게 미엔 행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아니, 미엔인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미엔인들은 소행성이 미엔 행성과 충돌할 수 있는 궤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다급하게 대규모 이주를 시작했다. 십여 대 우주선에 50억 년 미엔 행성의 역사와 문화 기록은 물론 냉동 배아를 실었다. 하지만 망망대해 같은 우주를 떠도는 동안 우주선 대부분이 고장 났고 수많은 미엔인들이 죽어 갔다. 우연히 지구를 발견한 미엔인들은 이곳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으로 복제를 해야 했다.
비호는 웅크리고 앉아 있는 텐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분이 이상해. 누군가에게 내가 외계인이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어. 엄마 아빠는 그 사실이 밝혀지면 지구인들이 우리를 죽일 거라고 했어.”
“허, 미엔인이나 지구인이나 둘 다 똑같아.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상대방을 이용하니까.”
비호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텐을 바라보았다.
“지구인들이 왜 이 투어에 온다고 생각해?”
“그야…….”
비호는 곧 말문이 막혀 버렸다. 관심을 갖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아영
대학에서 산업 공학을 공부했다. 《난생처음 히치하이킹》으로 제13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제멋대로 버디》, 《진짜 가짜》(공저)가 있다.

  목차

위기의 인간
좀비 바이러스
미엔
유로파
대화(對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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