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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한 번 쳐다보고
가교(가교출판) | 3-4학년 |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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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좋은 그림동화 시리즈 23권.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박완서의 그림동화로, 박완서 서거 1주기를 추모하며 출간되었다. ‘맛’으로 비유되는 다양한 ‘경험’이 진정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진리를 담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반찬값도 아까워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술 뜰 때마다 굴비를 쳐다보게 했다는 자린고비. 그런데 굴비 맛을 상상하며 밥을 먹어야 했던 자식들은 커서 어떻게 되었을까? 자린고비 이야기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돈’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맛’을 느끼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출판사 리뷰

자린고비의 새로운 버전, 고린재비 아들 삼 형제 이야기
『굴비 한 번 쳐다보고』는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박완서의 그림동화이다. 가교출판의 저학년 그림동화 시리즈인 ‘좋은 그림동화’ 스물세 번째 책으로, 박완서 서거 1주기를 추모하며 출간되었다. 41년 작가 생활 동안 보석 같은 작품을 남긴 박완서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반찬값도 아까워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술 뜰 때마다 굴비를 쳐다보게 했다는 자린고비. 그런데 굴비 맛을 상상하며 밥을 먹어야 했던 자식들은 커서 어떻게 되었을까?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린고비 이야기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돈’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맛’을 느끼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담백하고 유쾌한 박완서의 글과 이종균의 질박한 그림이 만나 아주 맛있게 읽힌다.

“맛을 알아야 맛을 내지!”
다양한 경험이 진정한 결실의 밑거름이 된다는 이야기

옛날 어느 시골에 ‘고린재비’라 불리는 지독한 구두쇠가 살았다. 고린재비에겐 아들 삼 형제가 있었는데 한창 클 나이라 많이 먹어도 뒤돌아서면 배가 고팠다. 무엇을 더 먹일까 고민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건만 고린재비는 반찬값도 아까워 어느 날 꾀를 내었다. ‘소금버캐가 허옇게 내솟은’ 굴비 한 마리를 사와서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숟갈 먹을 때마다 반찬 삼아 굴비를 한 번씩 쳐다보게 한 것이다. 처음엔 울고 보채던 아이들은 차츰 적응하더니 나중엔 굴비 없이도 맨밥을 꿀떡꿀떡 먹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고 고린재비는 늙어 죽었지만 여전히 삼 형제는 반찬 없이 밥만 먹고 살았다. 반찬 없이 밥을 먹는 것에 길들여져 먹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큰아들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좋은 논과 밭에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곡식이며 과일을 풍성하게 거둬들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큰아들의 농산물을 사간 사람들은 두 번 다시 사러 오지 않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겉보기엔 탐스럽고 먹음직스럽네만 먹어 보면 정작 맛이 빠져 있으니 이런 허망할 데가 어디 있겠나.”하면서 수군거렸다.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노인은 ‘고린재비네 뒷간에서 나오는 뒷거름이 싱겁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먹은 게 밥 말고는 없으니 똥에도 영양가가 없고 그걸 비료로 써서 농사를 지으니 농산물도 당연히 맛이 없다는 얘기인 것이다. ‘맛’으로 비유되는 다양한 ‘경험’이 진정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진리를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농사가 잘 안 되자 둘째와 셋째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러 길을 떠나는데……. 이들의 실력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얼이 빠진 것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
무엇이든 혼이 담겨 있어야 감동을 주는 법

둘째아들은 아무도 사가지 않는 농사에 싫증을 내고 소리꾼이 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천장에 매달린 굴비를 쳐다보면서 밥을 먹을 때 가장 많이 울고 보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목청이 트였던 것이다. 둘째는 유명한 소리 스승에게 신임을 얻어 부잣집 잔치에 스승 대신 명창 자격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잔뜩 흥이 나 모여들었던 손님들은 “하품을 더럭더럭 하며 흩어”지는 것이다. 스승은 그제야 제자의 소리가 “기쁨과 슬픔, 노여움과 즐거움을 갖춘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살맛까지 달아나게 음산한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둘째는 소리꾼 노릇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셋째는 환쟁이가 되기 위해 대처에 나갔다. 먹고 싶은 걸 억지로 참으면서 굴비를 뚫어져라 관찰해온 덕분에 무엇이든 똑같이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겼던 것이다. 둘째는 그림 스승의 추천으로 어느 고을 장자의 초상화를 “장자와 조금도 틀리지 않게” 그려냈다. 초상화를 본 사람들은 처음에 깜짝 놀랐지만 곧 실망하며 수군댔다. 장자 또한 “이 얼빠진 얼굴이 어떻게 산 사람 얼굴이랄 수가 있느냐?”며 벌컥 화를 냈다. 그제야 그림 스승도 제자의 그림이 “얼을 빼먹고 그렸기 때문에” “가짜처럼 진짜하고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셋째도 환쟁이 노릇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집에 모인 삼 형제는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고 지혜로운 노인의 조언에 따라 남들 다 아는 맛을 그제야 배우기 시작한다. 이제 삼 형제는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습니다.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1950년 서울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중퇴하였습니다.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작품으로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등이 있고, 단편집으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엄마의 말뚝』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어른 노릇 사람 노릇』 등이, 짧은 소설집으로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 있고, 동화집으로 『부숭이는 힘이 세다』 『자전거 도둑』 등이, 장편동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등이 있습니다.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2011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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