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교과서를 벗어난 ‘교과서 수록 동화’가 전하는 행복의 비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자 제아무리 책을 싫어하는 아이라도 반드시 한 번쯤은 읽으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가장 널리 읽힌 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일 것이다.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는 다양한 형식과 장르, 분야의 작품들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읽고 이해하고 쓰고 말하는 등의 기초 지식과 학습 능력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 사회성과 감수성 등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 보다 올바르고 현명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학자와 교육 전문가들은 '국어' 교과서에 실을 작품을 고심하고 엄선하며 많은 교사와 부모, 학생들은 '국어' 교과서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그 가치를 믿고 있다. 분명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반드시 필요한 최적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우수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교과서에 가장 많은 동시와 동화가 실린 푸른책들에서 이번에 동화집 『행복한 비밀 하나』를 펴냈다. 그리고 이 책은 가히 우리 아이들의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살찌울 필수 영양소로 똘똘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동화문학상.한국아동문학작가상.대한민국문학상.천등아동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아동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박성배 작가의 동화 중에서 제5~7차 및 개정 교육 과정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동화의 원작만을 모아 엮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어린 독자들은 동화집 『행복한 비밀 하나』를 통해 '국어' 교과서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고 국어 교과의 예습과 복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동화집은 교실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이상의 가치를 전한다. 그것은 교과서라는 딱딱한 틀에서 벗어난 ‘교과서 수록 작품의 원작’이 선사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와 미덕이다. 더욱이 교과서에 실리면서 학습 목표에 맞추느라 일부 수정되었던 작품들을 고스란히 되살려 원작이 지닌 향기와 깊은 의미를 음미할 수 있다. 학습이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만나는 아홉 편의 동화, 교과서 속 친구들을 통해 어린 독자들은 진정한 행복의 비결과 동화가 지닌 순수한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온 가족이 재미와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행복 안내서 어렸을 때 겪었던 경험이나 만났던 친구, 읽었던 이야기 하나하나는 참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것들은 평생을 두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감성, 사고방식과 행동거지를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창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주위에 감사하는 마음을 선사할 수 있는 친구와 이야기가 간절하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각박하고 삭막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쳇바퀴 돌듯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학업과 성적이 최대 관심사가 되었고 주변에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넘쳐나 아이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밑거름이 될 이야기들을 밀어내고 있다.
동화집 『행복한 비밀 하나』는 자극적인 소재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보다 순수한 동심에서 비롯된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알록달록한 원색의 화려함과 강렬함보다는 파스텔처럼 은은하고 포근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교과서에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서정적이고 익살스런 연출로 유명한 성영란 화가의 삽화가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다리가 불편한 민철이는 스케이트를 잘 타겠다는 꿈을 가지고 수십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스케이트를 지치고, 꼬마 눈사람은 자신의 몸이 녹아 사라질 때까지 찬호의 열을 식혀 준다. 꽃을 피우는 방법을 몰라 불만투성이였던 난초는 감사하는 마음을 깨닫고 비로소 아름다운 보랏빛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며, 순둥이 민철이는 시비를 걸어오는 싸움 대장에게 용기 있게 맞선다. 그리고 왈가닥 소녀 성미는 그런 민철이와 행복한 비밀 하나를 나누게 된다.
이 친구들은 모두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동화들의 주인공들로 제5~7차 및 개정 교육 과정을 거치며 여러 시대의 아이들을 만나 사랑과 용기, 도전과 희생, 배려와 감사하는 마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지금의 엄마와 아빠, 형과 누나는 이 아름다운 미덕을 든든한 밑거름으로 삼아 성장했다. 동화집 『행복한 비밀 하나』는 부모와 형제 세대가 학창 시절에 느꼈을 즐거움과 감동을 우리 아이들에게 오롯이 전하고 있다. 또한 반대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가 부모와 형제들에게 자신의 교과서 속 친구들을 소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행복한 비밀 하나』는 온 가족이 동화의 세계에 빠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과 감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복 안내서인 셈이다. 더불어 온 가족이 진정한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내용 왈가닥 소녀 성미는 교실 뒷벽에 붙여 놓은 자신의 사진이 사라지자 남학생들을 의심하지만 범인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싸움 대장 영만이의 놀림을 받는다. 이때 순둥이 민철이가 교실에 들어서면서 영만이는 민철이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표제작 「행복한 비밀 하나」는 성미와 민철이의 행복한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외에도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찬호를 간호하는 꼬마 눈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여름까지 산 꼬마 눈사람」,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고민하고 노력하는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이야기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흔적」, 다리가 불편하지만 스케이트를 잘 타고 싶은 민호의 도전과 그런 민호를 응원하는 동수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달밤에 탄 스케이트」 등 행복의 비결은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아홉 편의 동화가 실렸다.




“저기 넣어 두면 안 될까요?”
한참을 생각하던 찬호가 냉장고를 가리켰습니다.
“오라! 그러면 되겠구나.”
그날부터 나는 냉장고의 냉동실 안에 살게 되었습니다. 나는 속으로 찬호에게 얼마나 고마워했는지 모릅니다. 다른 눈사람들이 다 녹아 없어진 봄을 지나 여름까지 남아 있는 눈사람으로는 아마 내가 세계에서 처음일 테니까요.
민호는 겨울 방학이 된 후 멀리 미루나무 뒤에 숨어서 아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구경하곤 했습니다. 하얀 목도리를 길게 나풀거리며 미끄러지듯이 스케이트를 타는 미선이가 야속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때로는 미선이, 은경이, 동수, 철민이 등이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타기도 했고 기차처럼 길게 줄을 서서 타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깔깔거리며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민호를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습니다.
“좋아, 난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로 심하게 저는 것은 아니니까 연습만 하면 탈 수 있을 거야.”
혼자 고민을 하던 민호는 모두가 잠든 밤에 몰래 형이 쓰던 스케이트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민호는 엉덩이가 얼얼하도록 넘어지면서도 오뚝이처럼 자꾸 일어나곤 했습니다. 달그림자 속에서 몰래 지켜보던 아저씨는 가서 손을 잡아 도와줄까 하다가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몰래 나온 민호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봐 둑 사이로 허리를 굽혀 살그머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