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7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짓다 만 반쪽짜리 다리 앞 모퉁이 집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가 암담하고 답답한 환경 속에서 상상의 힘을 빌려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동반되는 아픈 경험과 느낌, 미래에 대한 꿈과 정체성에 대한 갈등 등 흔히 ‘성장통’이라 일컬어지는 부분들을 시적인 감성과 마음을 파고드는 언어로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열다섯 소녀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한적한 거리에 살고 있다. 집 앞 도로는 짓다 만 다리에서 끊기는데, 급 커브 때문에 정기적으로 자동차 사고가 일어난다. 다리가 끊어진 줄 모르고 곧장 내달리던 차들이 급 커브 때문에 모퉁이 집을 들이박는 것. 아빠는 사고가 나 집이 부서질지언정 모퉁이 집 덕분에 끊겨진 다리까지 가게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사람 목숨을 구한 거라고 말한다.
반면 엄마는 안전하지 않은 이 집을 끔찍이도 싫어하며 소녀의 미래를 위해서 이사를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리 근처에서는 저녁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드는데 엄마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절대 근처에 가지 못하게 한다. 무슨 일이 다리 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걸까?
출판사 리뷰
독일 청소년 문학상, 벨기에 크노케 하이스트 상 수상작
짓다 만 다리 앞 모퉁이 집에 사는 한 소녀의 유쾌하고도 발칙한 상상
“독특하고, 독창적이고, 감성적인!”-《스탄다드 데어 레터렌》
“뛰어난 구성과 따뜻한 언어로 속도감 있게 읽히는 청소년 문학.”-《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2007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사람을 구하는 모퉁이 집』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벨기에 작가 도 판 란스트의 대표작으로, 벨기에에서 처음 출간된 뒤 독일,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 번역 소개돼 호평을 받았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동반되는 아픈 경험과 느낌, 미래에 대한 꿈과 정체성에 대한 갈등 등 흔히 ‘성장통’이라 일컬어지는 부분들을 시적인 감성과 마음을 파고드는 언어로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벨기에 작가 도 판 란스트는 낮에는 의류회사 머천다이저로 일하고 저녁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는 별난 이력의 소유자다. 연극과 음악에도 관심이 커 지역 어린이 연극 클럽에서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사람을 구하는 모퉁이 집』은 짓다 만 반쪽짜리 다리 앞 모퉁이 집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가 암담하고 답답한 환경 속에서 상상의 힘을 빌려 성장해 가는 이야기로, 소설 형식이지만 연극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독특한 소재, 간명한 문장, 통통 튀는 대화 속에 넘쳐흐르는 다소 냉소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는 이 작품의 장점으로 꼽히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끊이지 않는 웃음과 마치 한 편의 희극을 관람하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 세상이 끝나는 곳, 거기에서 시작되는 엉뚱한 상상
“내가 사랑에 빠질 그 애 이름은 말야, 벤야민이나 베르니 아니면 브라트여야 해. 왜냐면 B로 시작하는 이름이 좋으니깐.”
허구한 날 텔레비전 앞에만 앉아 있는 무능한 아빠, 그런 아빠와의 운명적 만남을 저주하며 살아가는 엄마, 할아버지의 의문스러운 죽음 뒤로 입을 다물어 버린 할머니. 주인공의 가족 관계는 더는 나아갈 곳 없는 그녀의 공간만큼이나 꽉 막혀 있다. 따분하기 짝이 없는 일상에서 그나마 약간의 위로가 되어 주는 사람은 친구 쑤지만 사랑 고백을 해 온 그 애의 집요한 손길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짓다 만 다리는 세상이 끝나는 지점일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뻗어나갈 수 없는 열다섯 살 소녀의 답답한 현실을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혼란스럽고 답답한 현실 속에 주인공이 기대는 것은 상상이다. 끊어진 다리는 오로지 소녀의 상상 속에서만 건너편으로 이어진다. 상상 속의 아빠는 능력과 패기에 넘치고, 엄마는 다정다감하다. 게다가 소녀의 곁에는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 벤야민이 결혼 날짜까지 잡아 놓고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다. 소녀는 자신의 유일한 도피처인 이 꿈에서 깨어나지 않으려고 끊긴 다리 밑에서 원조 교제가 벌어지는 어두운 현실마저도 상상을 부려 아름답게 윤색해 버린다. 이 상상의 힘이야말로 주인공 소녀에게는 삶의 숨통이요,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가며 독특한 스타일을 부여해 주는 힘으로 작용한다.
■ 고민하기에 존재하는 그 이름, 십 대!
“난 정말 아직 잘 몰라. 문제는 내가 남자애들을 좋아하는 건지 그것도 잘 모르겠어. 나한테 기회를 줘. 나도 그걸 원하는지 알아낼 수 있게.”
공간은 다르지만 이 작품에서 거론되고 있는 주제들은 우리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일상의 고민이기도 하다. 과도한 성적 스트레스 속에서 느껴지는 현실은 세상 끝 다리마냥 암담할 테고,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가운데 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높아지다 보니 성 자체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갈등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또, 원조 교제와 같은 비윤리적 문제 역시 우리 주변에 버젓이 존재하는 사회악이다.
이 작품은 성, 첫사랑, 가족, 우정, 정체성, 꿈, 희망 등 십 대의 길목에서 가져 봄직한 청소년들의 실존적 고민을 유쾌하고 엉뚱한 캐릭터들을 통해 잘 담아냈다. 특히 주인공 소녀와 단짝 친구 쑤가 우정을 놓지 않으면서 그 사이에서 스스로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작가 소개
저자 : 도 판 란스트
1974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쓰기도 했다. 안트베르펜에 있는 성 마리아 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1999년 자살과 죽음, 슬픔을 주제로 한 『Boomhuttentijd』라는 책으로 데뷔했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작품을 쓰고 있다. 『내일이면 아빠가 떠나』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