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오늘은 메주 쑤는 날,
쿵쿵쿵 찧은 콩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메주를 만들었어요.
울퉁불퉁 둥글둥글 반듯반듯
내 메주 누나 메주 엄마 메주
짚으로 하나씩 엮어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잘 드는
시렁에 대롱대롱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두었더니
처마에 시렁에 메주 꽃이 활짝 피었어요.
▶ 「메주 꽃이 활짝 피었네」는 달식이네 가족이 메주를 만드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음식과 관련된 도구와 상차림, 명절 음식 등을 소개합니다. 의성어, 의태어가 가득 담겨 운율감이 느껴지며, 각 장면마다 실제 유물의 사진을 수록하고 쓰임새를 알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의 이해력을 높였습니다.
우리 유물 나들이 시리즈에 대하여우리 유물 나들이 시리즈는 옛날 우리 조상들의 생활 풍습과 물건들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우리 문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아빠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지금은 손쉽게 볼 수 없는 옛날에 쓰던 물건들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메주 꽃이 활짝 피었네(음식 유물)≫는 유물 나들이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로, 달래 달식이와 함께 메주를 만들어 보며 전통 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맛과 어머니의 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햄버거와 피자, 과자, 초콜릿 등 온갖 패스트푸드가 넘쳐나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고추장, 된장, 김치 등 자랑스러운 우리 음식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습니다.
우리 유물 나들이 시리즈는 돌잔치 유물, 의복 유물, 놀이 유물, 가옥 유물, 혼례 유물, 생활 유물, 궁중 유물, 생업 유물, 교육 유물 등 조상들이 남긴 손때 묻은 유물들에 얽힌 정감 어린 이야기를 찾아 계속 출간할 예정입니다.
《메주 꽃이 활짝 피었네》이야기 배경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 달식이는 엄마가 번철에 지지고 있는 부꾸미 먹을 생각에 마냥 신이 납니다. 그런데 누나 달래가 메주 같이 생긴 게 먹을 것만 밝힌다면서 달식이를 놀려 대는 게 아니겠어요? 질세라 누나를 한 대 때리려는데, 부엌으로 난 문이 벌컥 열리면서 엄마가 호통을 쳤습니다. 그 다음 날, 엄마는 메주가 얼마나 못생겼는지 직접 만들어 보자고 하십니다. 달래와 달식이는 엄마를 도와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엄마 메주는 반듯반듯 네모 상자 같은 메주, 달래 메주는 둥글둥글 찐빵 같은 메주, 달식이 메주는 그러니까 음…… 그냥 메주같이 생긴 메주. 짚으로 하나씩 엮어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잘 드는 시렁에 대롱대롱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두었더니, 처마에 시렁에 메주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음식 유물 여덟 가지 주제-여덟 가지 주제에 따른 우리 유물 설명 이 책은 아이들에게 옛날 생활 모습을 흥미롭게 보여 줄 수 있을 만한 여덟 개의 주제를 골라 구성했습니다. 각 주제에 따른 유물은 옛 아이들이 살았던 생활 모습을 그림보다 더 잘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오늘날과 생김새는 다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쓰임새를 알아볼 수 있고, 그 쓰임새에 따라 옛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여덟 가지 주제]
1. 떡은 언제 만들어 먹었나요?
오래전 조상들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쌀로 떡을 만들었어요. 이후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생길 때마다 떡을 만들어 그날을 기념했어요. 생일이나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이면 어김없이 상에 올랐지요. 또 계절에 뒤질세라 철 따라 돌아오는 명절에도 계절에 맞는 떡을 해 먹어 일 년 열두 달 떡을 해 먹지 않는 달이 없을 정도였답니다.
2. 쌀밥에서 구수한 누룽지까지, 어떻게 밥을 지었을까요?
우리 조상들이 쌀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 벼농사를 짓기 시작한 선사 시대 때부터였어요. 처음엔 보리, 조, 수수 같은 잡곡류와 함께 쪄서 먹다가 솥을 만들면서 지금과 같은 밥을 짓게 되었지요. 밥은 주걱으로 펐는데, 밥을 푸다가 주걱을 넘겨 주면 살림이 나간다고 생각해서 함부로 주걱을 넘겨 주는 법이 없었대요.
3. 반찬 수에 따라 이름이 달랐던 상차림, 어떻게 차렸나요?
우리 조상들은 밥과 국을 기본으로 상을 차렸어요. 이러한 우리 상차림을‘반상’이라고 부른답니다. 반찬 가짓수에 따라 3첩, 5첩, 7첩, 9첩, 12첩 반상으로 나뉘어요. 국과 김치, 장 종류는 기본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여겨 반찬의 가짓수에 포함시키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3첩 반상은 밥과 국, 김치에 반찬 세 가지가 더 있는 상차림을 말하지요.
4. 옛날에도 과자랑 음료수가 있었나요?
물론 옛날에도 과자가 있었어요. 약과나 다식, 강정, 정과 등의 우리나라 전통 과자를 모두 합쳐 ‘한과’, 또는‘과즐’이라 불러요. ‘과즐’이란 말은 추운 겨울에도 과일을 먹고 싶었던 조상들이 과일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꿀이나 설탕에 과일을 절여 놓고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우리 고유의 맛과 향을 지닌 전통 과자와 음료는 떡과 함께 특별한 날의 상차림에 맛과 멋을 더해 주었어요.
5. 고추장은 언제부터 먹었고, 어디에 담아 두었나요?
고추가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전해졌으니까 된장, 간장만큼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고추가 들어오자 조상들은 고추의 매콤한 맛을 오랫동안 맛보기 위해 된장을 담그듯이 메줏가루와 찹쌀, 고춧가루를 넣어 고추장을 만들었어요. 다 만든 고추장은 장독대 고추장 독에 담아 두었어요. 미세한 구멍으로 공기가 통하는 옹기는 오랫동안 숙성시켜야 맛이 깊어지는 장 종류를 보관하기에 매우 적합했답니다.
6.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에도 김치를 먹을 수 있었나요?
겨울이 되면 채소를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채소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지요. 이렇게 해서 김치가 생겨 나게 되었답니다. 소금에 절여 두면 오래 저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겨울이 오기 전에 한 해 동안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장 담그는 일과 마찬가지로 집안의 큰 행사였어요. 김장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서로 품앗이로 김장 담그는 일을 도왔답니다.
7. 왜 곰팡이 핀 메주로 장을 담글까요?
메주를 시렁에 매달아 놓고 가만히 기다리면 희고 누런 곰팡이가 피어요. 메주에 핀 곰팡이는 메주콩 속으로 들어가 깊은 장맛을 낸답니다. 이렇게 곰팡이가 제 역할을 다 하면“메주 꽃이 피었네.”하면서 장을 담궈요. 햇볕에 쩍쩍 갈라지고, 곰팡이가 핀 메주가 그리 예쁘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못생긴 아이를 보고는“메주처럼 못생긴 게?”하고 놀리기도 했답니다.
8. 부엌 살림을 지켜주던 신에는 누가 있었나요?
정성을 다해 장을 담그고 난 다음, 우리 조상들은 칠성신에게 장맛을 지켜 달라고 기도를 올렸어요. 칠성신은 우리 집을 지켜 주는 신 중의 하나랍니다. 칠성신 말고도 집 곳곳에는 집안을 보살펴 주는 신이 여럿 있었어요. 집 터를 지켜 주는 터주신, 가족의 화목을 지켜 주는 성주신, 부엌 살림을 지켜 주는 조왕신까지 우리 조상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을 겪고 나서, 집안을 지켜 주는 여러 신들에게 마음속의 간절한 바람을 빌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