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계절 저학년 문고 시리즈 55권. <나의 아름다운 정원>, <달의 제단>의 작가 심윤경이 펴낸 초등 저학년 동화이다. 이제 막 입학한 은지와 호찬이라는 두 아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엉뚱하고 유쾌 발랄한 이야기는 교훈성에 앞서 생생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작품의 재미 속에 자연스레 녹여낸 동화이다.
은지네 반은 학예회 때 라틴 댄스와 연극 [장화 신은 고양이]를 하기로 했다. 은지는 이모에게 선물받은 보석이 천 개 달린 예쁜 구두를 라틴 댄스에 신기로 하였다. 플라스틱 구두라서 신으면 무척 발이 아플 거라는 온 식구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은지는 학예회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드디어 학예회 날, 보석이 반짝반짝하는 구두를 신었더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하지만 얼마 안 되어 금세 발이 아프고, 은지는 비운의 짝꿍 호찬이와 라틴 댄스를 추다가 그만 스텝이 꼬이고 만다. 그바람에 호찬이와 한참 투닥투닥 싸우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고집 세고, 자기주장 강한 은지와 엉뚱한 말썽꾸러기 호찬이의 유쾌 발랄한 이야기!!
소설가 심윤경, 동화를 발표하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달의 제단』, 『이현의 연애』의 심윤경은 등단 이래로 차분한 문체와 단단한 서사를 통해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바로 그 심윤경이 이번에 새로운 외도를 감행했다. 1~2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화를 쓴 것이다. 그것도 은지와 호찬이라는 개성 강한 장난꾸러기 두 아이의 이야기를 연작으로 엮어 총 6권 분량의 작품을 써냈다. 그중 ‘은지 이야기’ 3권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소설가 심윤경의 고정 독자라면 상당히 의외의 소식일 것이다.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등단작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청소년소설 정도로는 어울리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 어디를 봐도 동화스러운 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윤경은 한번 발표한 작품 스타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고, 스스로 떠오르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도 써내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번 동화는 작가가 딸아이를 키우면서 내면에 싹튼 아이 마음이 스스로 이야기를 끌어낸 것이다.
은지와 호찬이, 그리고 친구들 작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커가는 것은 ‘시한부의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의 엉뚱함이 사랑스럽고,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게 무언지 아주 잘 아는 은지와 은지를 좋아하는데 자꾸만 은지를 괴롭히는 엉뚱한 장난꾸러기 호찬이, 그리고 스스로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라고 떠드는 정규태, 공부하고 발표하는 걸 좋아하는 얌전이 김지수, 은지가 좋아하는 키 크고 멋진 이민우 등 은지와 호찬이를 중심으로 여섯 명의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발산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진지하고 차분한 작품을 써온 심윤경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작가는 군데군데 웃음 바이러스를 살포해 놓았다.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는 이제 막 입학한 은지와 호찬이라는 두 아이를 중심으로 웃지 않고는 읽어낼 수 없는 엉뚱하고 유쾌 발랄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고 가장 먼저 딸아이에게 읽혔다. 딸은 엄마에게 “엄마, 엄마 책은 교훈이 없어도 돼?”라고 묻더니 “생각해 보니 난 엄마 글이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거 같아!”라고 자문자답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 아동문학은 그동안 사회적 사명감, 교훈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쉽게 버리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러한 책임의식은 쉽게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는 앞으로의 동화에는 좀 더 다양한 품성을 부여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되묻는다. 교훈성에 앞서 생생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재미를 추구하는 이야기도 분명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젠체하며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작품의 재미 속에 자연스레 녹여 놓았다. 작품 한 권 한 권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작가의 의도가 잘 읽힐 것이고, 그로 인해 소설가 심윤경의 동화 쓰기는 더 이상 일회성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보석이 천 개쯤 달린 구두 신고 라틴 댄스, 반짝 구두 대소동1, 2권에서 보았듯이 은지는 보통내기가 아니다. 학예회 때 은지의 활약상을 보면 개성 강한 은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은지네 반은 학예회 때 라틴 댄스와 연극 [장화 신은 고양이]를 하기로 했다. 배역을 정하기 위해 제비뽑기를 했는데 은지는 주인공 고양이를 뽑았다. 하지만 은지는 주인공이 싫다. 외워야 할 대사가 너무 많아 주인공을 뽑은 게 하나도 기쁘지 않다. 왕자님 역할을 할 이민우 상대역이 되지 못한 것이 원통할 뿐이다. 그래서 은지는 선생님에게 기발한 제안을 한다. 이민우가 하기로 한 왕자님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강아지를 하겠다는 거다. 은지는 정작 원작에는 없는, 그저 ‘멍멍’만 하면 되는 강아지 역을 결국 따낸다.
은지가 학예회를 기다리는 이유는 단지 강아지 역할 때문만이 아니다. 이모에게 선물받은 보석이 천 개 달린 예쁜 구두를 학예회 날에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구두라서 신으면 무척 발이 아플 거라는 온 식구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은지는 학예회 날을 손꼬아 기다린다.
드디어 학예회 날, 은지는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하여 강아지를 연기하지만 은지네 가족은 창피해서 바닥만 내려다볼 뿐이다. 연극 다음엔 라틴 댄스 차례. 보석이 반짝반짝하는 구두를 신었더니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하지만 얼마 안 되어 금세 발이 아프고, 은지는 비운의 짝꿍 호찬이와 라틴 댄스를 추다가 그만 스텝이 꼬이고 만다. 그바람에 호찬이와 한참 투닥투닥 싸운다. 은지와 호찬이가 자기들만의 특별한 학예회 추억을 만드는 사이, 어른들은 내내 창피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작가는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 역할을 선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제일 좋은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는 걸 보여 주려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능동적으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말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걸 찾아보라”고 권한다. 누구보다 은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잘 아는 아이라서 사랑스럽다.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자기 개성을 뚜렷이 표현할 줄 아는 아이라는 게 은지의 최대 강점이다.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자기 개성의 싹도 찾아내지 못한 풀죽은 요즘 아이들이 은지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기를 쑥쑥 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마법사가 아니어도, 뭔가 대단한 사건이 없어도 그냥 평범한 너희들이 진짜 주인공이고, 이렇게 벌어지는 너희들의 일상이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는 작가는 동화 쓰기를 통해 어느 순간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만났다고 한다. 작가의 동심과 마주할 수 있는 ‘은지와 호찬이’ 이야기는 화가 윤정주의 그림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호찬이 이야기 3권은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다.
[시리즈 소개]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는 학교, 학원, 집이라는 무한반복 트라이앵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그런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기 개성에 눈뜨게끔 해 줄 것이다. 잠자고 있는 또는 억압되어 있는 개성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책 한 권을 오롯이 읽어낼 수 있는 재미만 줘도 뭐 어떤가, 하는 작가의 자신만만함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심윤경
2002년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이현의 연애』 『서라벌 사람들』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 동화 『화해하기 보고서』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글쓴이의 말
패션 짱 유행 짱 우리 이모
보석이 천 개쯤 달린 높은 구두
내 짝꿍이 하필 김호찬이라니
제비뽑기
가족 대표 우리 이모
장화 신은 고양이
정열의 라틴 댄스
댄서들의 결투
엄마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