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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살림Friends | 청소년 |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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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길에서 만난 세상>, <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의 르포 작가 박영희가 새롭게 펴낸 르포 에세이로, 평탄한 삶을 살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아름다운 12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직접 전국을 돌며 나눌 줄 아는 이웃들의 실제 삶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한 권에 담았다.

시장 바닥에서 20년간 십장 노릇을 하며 모은 1억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 도라지 농사만으로 꼬박 3년을 모아 마련한 100만 원을 기부한 난민촌 할머니, 평범히 회사를 다니다 몸이 점점 마비되는 버거씨병이란 희귀병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게 되면서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40대 가장의 선행 이야기 등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삶이지만 그 삶을 또 다르게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자기만 챙긴다면
비싼 돈 들여 공부할 필요가 뭐 있남?”
남과 함께 아파할 줄 아는 것이 진짜 능력이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젊음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키워드, 나눔!

『길에서 만난 세상』, 『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만주의 아이들』의 르포 작가 박영희의 신작!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는 평탄한 삶을 살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아름다운 12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많이 가져서 봉사하는 게 아닌, 도리어 더 많은 것을 받을 수 있기에 봉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래전의 가난을 숨기거나 부정하려 들지 않고 그 가난을 아름다운 나눔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사람들, 누구나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당장 돈이 되지 않아서,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아서 미뤄뒀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자기 삶으로 당당히 들여온 사람들이다.
시장 바닥에서 20년간 십장 노릇을 하며 모은 1억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 도라지 농사만으로 꼬박 3년을 모아 마련한 100만 원을 기부한 난민촌 할머니, 평범히 회사를 다니다 몸이 점점 마비되는 버거씨병이란 희귀병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게 되면서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40대 가장의 선행 이야기 등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삶이지만 그 삶을 또 다르게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직접 경남, 경북, 전북, 충북, 충남, 강원도 등 전국을 돌며
나눌 줄 아는 이웃들의 실제 삶을 보고 듣고 느낀 따뜻한 르포 에세이!

아픔이 흘러넘치면 바로 나누는 마음이지요
-도라지 농사 3년, 꼬깃꼬깃 접은 돈을 비닐봉지 한가득 모은 전남 진도의 이공심 씨

진도의 한 난민촌에서 현재 홀로 지내고 있는 이공심 할머니는 40년간 점심을 먹지 않으며 하루 두 끼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물론 돈을 아끼기 위해서지만 그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을 챙기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다. 어릴 적 오빠 둘을 잃고, 이듬해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는 시련에 더해, 그나마 의지했던 유일한 존재인 남편의 돌연한 죽음으로 삶의 끈을 놓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남겨진 3남 2녀의 자식들을 위해 곡물대거리(농촌에서 곡식을 구입한 뒤 장에 다시 내다 파는 장사)와 풀빵 장사 같은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하지만 자식들의 인생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죄책감이 커져만 가던 무렵, 출가했던 막내딸이 식도암에 걸려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알았을 때, 이 씨의 아픔은 극에 달해 대성통곡하고 말았다. 이 씨의 이런 삶에서 나온 나눔은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한(恨)’인지도 모른다. 몸은 비록 헐벗었지만 마음을 잃지 않았기에 한을 긍정적으로, 나누는 마음의 실천으로 이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경제적으로 가난하다고 해서 마음이 가난한 건 아니에요
-불편한 거동이지만 저금통 두 개로 이웃과 소통하는 전북 군산의 노윤회 씨

바람만 스쳐도 견딜 수 없는 통증을 주는 그런 병이 있다. 바로 버거씨병. 의학계에 따르면 버거씨병은 말초혈관에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 희귀병에 걸리면 혈관이 막히면서 손끝과 발끝 조직이 죽어 간다. 그리고 손과 발끝이 저릿저릿해지면서 나중에는 전혀 감각을 못 느끼는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심할 경우에는 그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이런 무서운 병을 하루하루 이겨내며 나눔을 실천하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노윤회 씨. 검푸른 빛을 띠는 그의 두 팔은 주사를 투여한 흔적들로 인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통증을 견디기 위해 하루 5~6차례 스스로 주사 바늘을 자기 팔에 꽂아야 하기 때문에 생긴 흔적이다. 진통제의 강한 성분으로 인해 손상된 장기와 복막염 수술 탓에 노 씨는 끼니당 세 숟가락을 넘기지 못한다. 그에 더해 으르렁 거리는 성난 짐승 한 마리가 노 씨의 마음을 차지하고 앉아, 그는 참을 수 없는 울분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이런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도운 존재는 바로 주변의 이웃들이었다. 노 씨의 재기를 돕기 위해 그에게 담배 상권과 가게를 선뜻 내준 고마운 이웃들이었다. 노 씨가 담배 가게를 하루 종일 운영하면서 내는 수익은 1만 5000원에서 2만 원 가량. 그중 절반을 손수 마련한 저금통에 매일 넣었다. 노 씨는 어느 지인을 통해 굿네이버스라는 복지 단체를 알게 되어 그곳으로 두 개의 저금통을 보냈다. 한 달 후 방학을 맞아 결식아동들이 그 돈으로 물놀이를 다녀왔다는 소식을 접한 노 씨는 펑펑 울고 말았다.

나눔이 삶의 마지막 이유였던 사람들
-고물을 모아 마음병 고친 경남 진해의 김영권, 배추선 씨

청각장애가 있으면서도 정성스럽게 고물을 주워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이웃과 나누는 경남 진해의 김영권 씨와 그의 부인 배추선 씨. 그들의 집 마당엔 종이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나머지 공간 역시 부서진 자전거, 유모차, 깡통, 플라스틱 같은 고물로 가득하다. 대문에서 현관까지 어림잡아 예닐곱 보에 지나지 않는데도 걸음을 뗄 적마다 부지직, 찌그럭, 뭔가 밟히는 소리들로 요란하다. 육이오가 터지기 직전 군 입대를 했던 김 씨는 토목 건설 업무를 수행하는 시설 공병대에서 폭파음과 함께 꼬박 4년 7개월을 근무한 탓에 귀에 무리가 온 것을 알았다. 그러나 37년간의 힘겨운 직장 생활로 병원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내버려둔 탓에 영원히 고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원인 모를 몸의 이상으로 삶의 희망을 완전히 놓아버리려던 찰라, 나누는 마음만이 자신을 살릴 수 있다는 한 스님의 말에 그때부터 고물을 모으기 시작했다. 힘겹게 모은 고물을 고물상에 내다 파는 날, 28만 원을 받은 김 씨는 그길로 독거노인을 찾아갔다. 고물을 줍다 알게 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었다. 김 씨는 그의 집에 20킬로그램 쌀 한 포를 들여놓았다. 그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두 달 전 화재를 당한 집. 고물을 주울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대로 김 씨는 그 집에 남은 돈 전부를 내놓았다.

이 시대의 긍정 에너지는 바로 나누는 마음에 있다!
고리타분한 봉사 이야기가 통하는 시기는 지났다. 착하기만 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관심을 끌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나눔’은 그 의미를 잃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진정한 나눔 속에는 분명 고통이 있다. ‘아프지만 따뜻한’ 고통, 그런 고통을 이겨낸 삶에서 비로소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여리지만 강한 삶. 그런 삶의 모습을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나누는 마음 속에 치유가 있고 웃음이 있다. 그럼으로써 나의 삶도 함께 건강해지고 강해지는 것이다.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일, 저한테는 이게 제일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부여한 마지막 숙제 같기도 하고요.”
어쩌면 그 일환의 하나였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노 씨는 시신 기증서에 서명을 마쳤다. 몸에서 느껴지는 이상기류 속도가 예전 같지 않았다. 왼쪽 다리에 이어 오른쪽 다리마저 버거씨병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한 평 남짓한 공간에 틀어박혀 하루 12시간 이상 담배를 팔다 보니 욕창(병으로 오랜 시간 누워 지내는 환자의 엉덩이나 등이 개개어서 생기는 부스럼)은 이제 노 씨의 천적이 되어 버렸다.
“의사들마저 고개를 내젓는 이 희귀병이 사실은 저도 궁금했습니다. 시신 기증서에 사인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고요. 내 몸을 기증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조금이나마 빚을 갚는 일 아닐까요.” _‘이웃은 아직 따뜻했다’

지난해 봄이었다. 할머니는 푼푼이 모은 돈을 챙겨 이웃하며 지내는 스님을 찾아갔다. 도라지 농사를 지어 꼬박 3년을 모은 이 돈을 어디에 써야 할지 그걸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할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스님의 말에 따르면 살아생전 그런 돈은 처음 봤다고 했다.
“꼬깃꼬깃 접은 돈을 비닐봉지에서 꺼내는디 내 콧등이 먼저 시큰거립디다. 부처님을 모시는 손으로 그 돈을 받았으니 내 기분은 어쨌겄소. 3년을 모았다는 그 돈을 내밀면서 이리 부탁합디다. 요새도 월사금 못 내서 공부를 중단하는 학생들이 있을지 모르니 그 돈을 거기에 써 달라고.” _‘100만 원’

정년 퇴임식을 사흘 앞두고 가정 방문을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 학생의 집에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는데, 아무도 없는 빈 집 방바닥에 쌀과 라면이 널브러져 있는 겁니다. 그걸 보는 순간 하마터면 눈물을 쏟을 뻔했습니다. 양식은 있지만 그걸 끓여 줄 사람이 없는 우리들의 현실, 내 눈에는 그 집의 모습이 바로 오늘날 한국의 초상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눈만 떴다 하면 미친개처럼 돈과 경제만 외쳐 대고 있잖습니까. _‘내 십일조는 아이들에게’

  작가 소개

저자 : 박영희
시인, 르포 작가.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문학무크 『민의』에 시 「남악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그때 나는 학교에 있었다』『즐거운 세탁』『 팽이는 서고 싶다』『해 뜨는 검은 땅』『조카의 하늘』, 르포집『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만주의 아이들』『나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보이지 않는 사람를』『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사라져 가는 수공업자,우리 시대의 장인들』『길에서 만난 세상』(공저), 평전 『김정숙』, 시론집 『오늘, 오래된 시집을 읽다』,서간집 『영회가 서로에게』, 여행 에세이 『하얼빈 할빈 하르빈』『만주를 가다』, 청소년 소설 『운동장이 없는 학교』『대통령이 죽었다』 둥을 펴냈다.

  목차

작가의 말

돈 안 들이고 병 고쳤잖아
: 고물을 모아 마음병 고친 김영권, 배추선 씨

이웃은 아직 따뜻했다
: 불편한 거동이지만 저금통 두 개로 이웃과 소통하는 노윤회 씨

100만 원
: 도라지 농사 3년, 꼬깃꼬깃 접은 돈을 비닐봉지 한가득 모은 이공심 씨

사람 나고 돈 나야 좋은 세상이지
: 잃어버린 마음속 장구 가락을 되찾은 이옥선 씨

내 십일조는 아이들에게
: 시골 학교 평교사로 37년간 참교육을 실천한 유영빈 씨

짐승들은 절대 갈라 묵지 못한다
: 시장 바닥 20년 만에 장학금 1억을 모은 정외순 씨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장학금 기부로 마음의 빚을 던 왕재철 씨

저 사람이다
: 소방관의 마음에서 세상의 희망을 보았던 김춘성, 양부억예 씨

종잣돈 600만 원
: 불우 이웃 돕기가 아닌 장학금 기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장봉순 씨

그 집은 달러라
: 장학금을 기부하고 더덩실 춤추며 기뻐한 모복덕, 채동만 씨

가을 하늘을 닮은 멍 꽃
: 가족 잃은 슬픔을 사랑으로 감싼 김옥환 씨

양심의 계산
: 불편한 몸보다 불편한 마음을 먼저 돌본 김성공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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