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높은 곳에 서려면 용기가 필요했다.”
모순투성이 마음을 딛고 날아오르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건네는 백온유 장편소설 『유원』이 출간되었다. 『유원』은 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날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외로운 나날 가운데에서 훌쩍 다가온 친구 수현 등 관계 속에서 겪는 내밀한 상처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가족을 향한 부채감, 자기혐오, 증오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선이 시종 아슬아슬하게 흐르며 긴장을 자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과 청소년심사단 146인에게서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한 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말로 꺼내 놓기 어려운 모순투성이의 마음을 펼쳐 보이는 ‘유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각자의 자리에서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십 대,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치유의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거웠던 마음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다.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이 모든 불행의 씨앗이 될 때, 우리는 또다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험난한 마음의 모험이 막바지에 도달할 때 우리는 깨닫게 된다. 이 이야기는 생애 가장 큰 용기를 내 진짜 나만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우리 자신의 빛나는 생존기라는 것을.
윤가은(영화감독, 「우리들」)
치유란 좋은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감정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다. 일상의 트라우마를 통과 중인 내 곁의 수많은 ‘나’들에게 새살이 돋게 하는 치유의 소설 『유원』을 건넨다. 정혜신(정신과의사, 『당신이 옳다』 저자)
‘나’라는 존재 자체가 큰 빚은 아닐까?
성찰하는 문장, 예리한 시선,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유원은 열여덟 살 고등학생으로, 십이 년 전 화재 사고가 일어난 아파트에서 살아남은 아이다. 위층 할아버지가 피우던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불길이 아래층까지 옮겨붙자 집에 있던 언니가 물을 적신 이불로 동생의 몸을 감싸고 11층 베란다에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아래로 떨어뜨려 살렸다. 사고 당시 유원은 여섯 살로, 그날의 기억과 장면은 돌이킬 수 없이 유원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야기는 죽은 언니의 생일에 교회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언니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생일 축하를 해 받았다는 사실이 가족에게는 거의 유일한 위안이다. 많은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존재였던 언니가 자신을 구하고 죽었다는 사실에 유원은 죄책감과 부담감을 느낀다. “언니 몫까지 행복”해야 하고, “두 배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유원은 언니가 세상을 뜬 지 십이 년이나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언니를 너무나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스럽고 터무니없이 느껴지고, 언니를 기리는 일이 점점 버겁기만 하다.
마음이 무거워 휘청거릴 때마다
나를 부축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유원을 괴롭게 하는 존재는 또 있다. 사고 당시에 11층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유원을 받아 낸 사람, 아저씨. 아저씨는 언니의 생일날에 맞춰 어김없이 유원의 집을 찾는다. 그가 절뚝이며 거실로 걸어 들어오는 순간 집 전체에 불편한 분위기가 감돈다. 유원을 살리면서 다리가 망가져 버린 아저씨는 십이 년이 지난 지금까지 종종 부모님에게 돈을 빌리기도 하고 저녁을 얻어먹고 가기도 한다. 한때 ‘용감한 의인’, ‘시민 영웅’이었던 그가 가족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유원에게 모종의 연민과 불안함, 죄의식, 그리고 혐오로 다가온다.
이처럼 『유원』은 가해와 피해를 쉽게 나눌 수 없는 미묘한 관계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유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사고 소식을 다룬 십여 년 전 인터넷 기사들에 달려 있는 익명의 댓글들, 여전히 자신을 ‘화재 사건의 생존자’나 ‘이불 아기’로 기억하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기적의 상징’으로 불렸던 유원의 눈에 세상은 부조리 같기만 하다. 이 혼란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십이 년 전 기사에는 ‘희망’이나 ‘기적’이나 ‘빛’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세계 전체에 희박한 것들을 굳이 내게서 찾으려는 시도가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191면)
한편, 혼자 있기 위해 올라가곤 하던 학교 옥상에서 유원은 동급생 수현을 만나게 되고, 자신과는 다른 직설적인 성격의 수현과 조금씩 가까워진다. 경계했던 세상 밖으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마침내 수현에게 그간의 내면의 상처를 털어 놓았을 때, 수현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는 걸 듣게 된다. 마음의 짐을 나눠 들고 서로에게 기대는 유원과 수현은 공감하는 태도가 상대를 마음의 지옥에서 꺼내 줄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는 걸 깨닫는다.
“죄책감의 문제는 미안함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처럼 번진다는 데에 있다. 자괴감, 자책감, 우울감. 나를 방어하기 위한 무의식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금세 타인에 대한 분노로 옮겨 가게 했다. 그런 내가 너무 무거워서 휘청거릴 때마다 수현은 나를 부축해 주었다” (247면)
“이름의 뜻은 원하다, 희망하다의 원(願).”
소설에서 돋아난 미약한 희망이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기를.『유원』은 그간에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아픈 사건들을 자연히 떠올리게 한다. 사랑받으며 자라나야 할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위로에도 상처받고 의심하며 눈치를 봐야 했던 나날, 사건의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유원이 감당해야 했던 마음의 무게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원은 함부로 타인을 탓하거나 섣불리 비관하지 않는다. 유원이 성찰하는 건 자기 자신,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무르고 연약한 내면이다.
『유원』을 읽고 우리는 책임감과 부채감을, 죄와 용서를, 사랑과 연민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한 마음의 파문을 차분하게 응시하는 유원의 목소리에서 삶의 깊이와 문학적 진실을 느낄 수 있다. 『유원』을 읽는다는 것은 앞으로도 이어질 삶의 의미를 다잡는 용기를 얻는다는 것이다. 유원의 이름의 뜻은 원하다, 희망하다의 ‘원(願)’이다. 독자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이름이다.
『유원』을 읽으며 회복이 무엇인지 다시 배운다.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지거나 지우면서도 미움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강해지는 동시에 가벼워지는 것. 이 소설의 촘촘하고 치열한 문장을 떠올리면 언제든 그럴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슬아(작가, 『일간 이슬아』 발행인)
★★★먼저 읽은 사전 서평단 300인의 극찬★★★“마음속에 자라나는 미움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nosilv*********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글로 푼다는 게 어려운데, 이 책은 그걸 해낸다.” @areu****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은 그들의 삶에서 높은 곳으로, 점점 더 날 수 있도록 해주는 희망 같았다.” @book_jeo*****
“원이의 어깨를 꽉 안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booook_wi*****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미안할 때, 나를 살린 것들이 내 숨을 막는 것처럼 느낄 때 꺼내고 싶은 책.” @pangb*****
“정말 신나게 읽은 성장소설. 끝나는 게 아쉬웠을 정도다.” @janey****
“내 안의 나, 나를 둘러싼 세계와 끊임없이 갈등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 @kim.h*****
“평소에 해 오던, 감정이 덜 담긴 아주 의례적인 말들이 날카롭게 꽂힐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pamiy*****
나는 미안해하며 눈을 떴다.
나는 엄마의 하나 남은 딸이자, 언니가 선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품이다. 이미 끝난 언니의 삶을 연장시키며 보조하는 존재. 너무 과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