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역사일기 시리즈 6권 '고려' 편. 아이들에게 어려운 역사를 일기 형식의 이야기와 함께 관련된 여러 가지 역사 지식을 담아 보여주는 책이다. 6권 '고려' 편은 자기소의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도자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당시의 배와 항해 방법,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도착한 수도 개경의 생활 모습까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의 다양한 이야기와 관련 역사 지식을 담고 있다.
동화작가와 역사학자가 함께 쓴 책이다. 역사학자는 먼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다채로운 정보를 엮고, 동화작가는 자료와 역사학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아이가 쓴 일기 형식으로 역사 동화를 만들었다. 옛사람들의 생생한 숨결을 담으면서도 아이들이 자기 입장에서 역사와 사회를 주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출판사 리뷰
왜 ‘역사 일기’인가?만약 내가 옛날에 살았다면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냈을까? 나의 삶과 역사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오늘의 역사가 되듯이, 오늘 내가 쓰는‘일기’가 훗날의‘역사’가 될 수 있다. ‘역사 일기’시리즈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역사신문』(사계절출판사 발행)이 먼 과거의 역사를 신문 형식으로 엮어 마치 오늘의 일처럼 생생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했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또래 아이가 쓴 일기 형식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실감나게 접근해 보게 하자는 것이다.
일기로 보는 역사의 하루하루! ‘역사 일기’는 말 그대로 역사+일기(동화)이다. 그동안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어린이 역사책은 많았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경계가 모호하여 해당 시대의 역사상을 온전히 담아냈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역사 일기’시리즈는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디어 구상부터 시놉시스, 초고 집필, 퇴고까지 매 단계마다 역사학자와 동화작가의 공동 작업을 거쳐 일기글을 완성했다. 그 결과 인물을 둘러싼 시공간적 배경과 인물의 행동은 물론 생활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며, 동화작가의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에서도 역사적 개연성을 충분히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추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서는 역사라는 것이 몇몇 위대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성실한 삶이 모이고 녹아져서 오늘에 이르렀음을 깨달을 수 있다.
역사 정보는 딱딱한 설명 중심보다는 그림을 통해 보여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당시의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을 생생하게 복원하여 그 시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거나 청자, 팔만대장경 등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림으로 보여 줌으로써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또한 시대별 전문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복식, 음식, 건축 등 각 분야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자문과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까지 6학년 1학기에 배치되었던 역사 교육과정이 올해부터는 초등 5학년 내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3~4학년 아이들이 읽을 만한 역사책들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역사 일기’시리즈는 본격적으로 역사를 배우기 전인 초등 3~4학년 아이들이나 역사 공부를 버거워하는 하는 초등 고학년들이 징검다리 삼아 읽기에 꼭 알맞은 책이다.
청자와 대장경의 나라, 고려
-그곳에는 누가 살았을까
다시 통일된 우리나라 왕건이 세운 고려는 우리 역사에서 신라에 이어 두 번째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비록 거란이나 몽골 같은 북방의 강한 외적들에게 침입을 받기도 했지만 고려 왕조는 500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고려의 대표적인 문화 유산인 청자와 팔만대장경 고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청자와 팔만대장경 같은 문화 유산입니다. 교과서에도 오랫동안 수록된 그 시대의 대표 이미지입니다. 그러나 청자를 만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지 고려는 향·소·부곡이라는 특수행정구역을 두어 일반 군현에 비해 차별했다고만 나오지요. 그럼 지금까지 사랑받는 최고급 도자기를 만들었던 장인 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청자 공물을 피하려고 마을을 떠난 장인들 향·소·부곡 중에서 청자를 만드는 곳을‘자기소’라고 불렀습니다. 산과 바다가 가까워 땔감이나 원료가 되는 흙, 뱃길을 두루 갖춘 곳에 가마를 짓고 구워낸 청자는 배로 실어 날랐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 해 농사를 짓고서 또 청자를 구웠습니다. 일부는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지만, 일반 군현이 내는 세금에 더해 청자까지 바쳐야 하는 부담 때문에 자기소의 주민들은 늘 가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기적인 공물 외에 별공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별공이 너무 과중할 때 자기소의 장인들은 몰래 마을에서 도망치기도 했습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고려 청자 보물선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고려 시대 청자 운반선이 발견되었습니다. 배에는 2만 3천여 점이 넘는 청자와 항해용 물품이 남아 있었습니다. 청자 묶음에 달려 있는 목간을 연구해보니 이 배는 강진에서 만들어진 청자를 가득 싣고 개경으로 가다가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 가라앉은 것이었습니다.
‘역사 일기’의 상상력 이번 역사 일기 6권 고려 편은 바로 강진에 있던‘대구소’라는 도자기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튼의 주민들이 청자 공물을 피하려고 도망쳤다는 기록과 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배의 유물을 모티브로 해서“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라는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자기소의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도자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당시의 배와 항해 방법,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도착한 수도 개경의 생활 모습까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의 다양한 이야기와 관련 역사 지식을 담고 있습니다.
일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쉬지 않으니 조금씩 밭 모양새가 났다. 산비탈에 이 조그만 밭을 만들려고 아버지와 나는 허리가 부러지도록 일했다. 지금 농사짓는 땅만으로는 먹고살기가 너무 힘이 들어서다. 논밭을 새로 만들면 얼마 동안은 세금을 안 내도 된다지만 세상에 공짜는 정말 없나 보다. 황소도 나만큼 힘들게 일하지는 않을거다.
“얼마 전부터 마을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청자 별공이 떨어질 때가 된 것이다. 며칠 쉴만하다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읍사에서 향리가 왔다.
(…)
촌장님 옆에 서 있던 아버지가 향리에게 말했다. “이번 별공은 양이 너무 많습니다. 청자 한 가마에 꼬박 두 달 잡는데, 이번은 양이 두 배라 서너 달은 걸릴 겁니다.”
(…)
“위에서 만들라면 만들어야지 웬 잔말이 이렇게 많아! 기한은 두 달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서성호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났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990 ~ 1991년에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서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익대학교, 한신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하고, 2005년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고려시기 개경의 시장과 주거>, <고려의 황도 개경>(공저), <서울상업사>(공저) 등이 있다.
저자 : 김남중
낡고 오래되고 버려진 것들이 안타까운 동화 작가. 오랫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아 햇빛에 바래고 먼지에 덮여 잊혀 가는 것들을 동화에 담기 위해 골목길 돌아다니길 좋아한다. 『덤벼라, 곰!』으로 제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바람처럼 달렸다』로 제1회 창원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이외에 『공포의 맛』『불량한 자전거 여행』『나는 바람이다 1~7』『싸움의 달인』『수평선 학교』등을 썼다.
목차
언제 쓴 일기일까?
산비탈에 밭 만들기
농사짓기
흙과 나무를 준비하다
특수 행정 구역 사람들
가을걷이
농민의 한 해 살림
청자를 두 배로 구워 내라고?
자기소 마을
운명을 건 불 때기
청자 만들기
자기소에서 만든 청자
터지는 소리
목숨을 건 도망
배 위의 생활 청자를 싣고 간 배
가라앉은 청자배
승려 부처를 그린 그림, 불화
소래사에서 기도를
절의 경제 활동 팔만대장경
벽란도에서 개경까지
벽란도
황제의 도시
개경의 시전과 남대가
장사는 어려워
개경의 밤거리
음식 문화
누구나 뭐든지 사고팔고
무역
팔관회 구경
황궁 팔관회
신분의 굴레
신분 제도
감옥에 갇히다
나를 미워하지 마
역과 원
나도 용 됐다
새로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