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 교육 현장에서의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충북대학교에 재직 중인 다양한 전공의 교수 7명이 약 1년간 꾸준히 세미나를 통해 정리한 내용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한 명의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질과 덕성”으로서의 생각의 방식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대학 교육의 소용을 묻는 시대적 요청에 대한 교육자들의 성실한 응답이기도 하다.
출판사 리뷰
낯설고 두렵고 불편한 것을 마주하는 생각의 힘
쾌락을 추구하면서 선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잘 살기 위해서는 꼭 일을 해야 할까? 사랑한다고 결혼하는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기성 세대의 가치관이 깨지고, 수많은 타자들과 공존해야 하며, 과학기술의 속도가 다른 분야의 속도를 넘어서고 있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가려내고, 잘못된 통념에 맞서 다양한 가능성들을 제기해낼 수 있는 단단한 생각의 힘이 필요하다.
이 책 『비판적 사고』는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다르게 바라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제안하며, 노동, 젠더, 타자, 인권, 과학기술 등 현대사회의 중요한 주제들을 중심으로 생각의 근육을 길러볼 수 있는 생각의 과정을 담아냈다. 질문을 던지고, 근거를 찾고, 통념을 의심하며, 가치의 잣대를 적용해 보는 일련의 과정은 지식과 이론, 교양을 자신의 언어로 소화해내고 삶의 문제에 적용해보는 연습이기도 하다.
제대로 질문하기 위해서는 질문으로 인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비판적 사고는 질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질문은 의지를 갖는다고 해서 생가지 않는다. 우리를 질문으로 인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역사’와 ‘차이’라는 두 차원을 매개 삼아 독자들을 질문으로 이끌고 간다. 생각의 중심을 다른 차원에 놓아봄으로써, 지금 여기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프랑스혁명 권리 선언의 주어는 왜 남성이었을까」는 민주주의의 시발점으로 거론되는 프랑스혁명 당시 ‘인권’의 주체가 ‘남성 시민’에 한정되어 있었으며 이는 “적극적 배제”의 결과였음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그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페미니즘 태동의 의의를 짚는다. 한 시대와 하나의 체제 내에서 통용되는 보편성과 정당성의 개념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잘 살기 위해서는 꼭 일을 해야 할까」는 ‘좋은 삶’과 ‘좋은 일’에 대한 통념들에 의문을 던지며, 현대사회에서의 노동의 면면을 복합적으로 생각해보도록 안내한다. 노동이 좋은 삶을 가능케 하는 조건을 만들어주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조건인가, 하지만 그 대가 때문에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일어나지는 않는가, 그렇지 않기 위해 생계를 위한 노동만 한다고 할 때 그로 인한 사회적 활동 일반의 축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노동하지 않는 시간의 활동들이 단순히 노동의 피로를 풀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노동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가, 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로 노동과 삶의 문제를 심도 깊게 들여다보게 한다.
그밖에도 권력에 저항하는 권리로서 천명되었던 ‘표현의 자유’가 소수자를 조롱하는 혐오발언을 옹호하는 논리로 등장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다수자와 소수자는 공존할 수 있는가」, 사회 전반적인 자동화와 로봇화의 현상이 인간 노동과 생산 체제에 미칠 영향에서부터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로봇세와 기본소득제 논의를 검토한 「기계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등이 실려 있다.
시민을 위한 비판적 사고 훈련
이 책은 대학 교육 현장에서의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고민으로부터 출발했다. 충북대학교에 재직 중인 다양한 전공의 교수 7명이 약 1년간 꾸준히 세미나를 통해 정리한 내용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한 명의 자유로운 개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질과 덕성”으로서의 생각의 방식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대학 교육의 소용을 묻는 시대적 요청에 대한 교육자들의 성실한 응답이기도 하다.
사유가 번역과 같다면, 즉 어떤 것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나’라는 콘텍스트 안에서 그것이 다른 것들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에 다름 아니라면, 모든 사유는 근본적으로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읽기와 사유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한에서 사유는 곧 ‘다르게 사유하기’를 의미하게 된다. 요컨대, 생각이라는 것의 본성 자체가 ‘다르게 생각하기’일 수밖에 없다.
비판적 사고는 그 필연적 계기로서 차이, 사건, 충격, 갈등을 갖는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와 다른 것들과의 대면과 충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평화는 편안함을 주지만, 그 안식은 우리를 정체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비판적 사고는 용기를 요청한다. 낯설고 두렵고 불편한 것을 마주하고자 하는 용기 말이다.
우리가 흔히 ‘프랑스 인권 선언’이라고 부르는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은 제목부터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선언은 왜 권리의 주체를 인간이나 시민 중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양자를 병기했을까? 인간의 범주와 시민의 범주는 같은가, 다른가? 다시 말해, 인간이 아닌 시민은 존재할 수 없지만, 시민이 아닌 인간은 존재할 수 있는가, 없는가? 만약 인간과 시민이 다르다면, 양자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인간의 권리와 시민의 권리의 목록에는 차이가 있는가? ‘homme’(영어로 번역하면 man)는 ‘femme’(영어로는 woman)의 반대말로서 남성만을 가리키는가, 아니면 여성과 남성을 포함한 모든 인간을 지칭하는가? 시민은 남성형 명사(citoyen)로 표기되었는데, 여성형 명사로서의 시민 또는 여성시민은 성립할 수 있는가?
작가 소개
지은이 : 박기순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동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4대학에서 스피노자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한 근대철학과 프랑스 현대철학 및 미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는「스피노자와 니체의 관계―감정과 기억의 문제를 중심으로」,「랑시에르의 로댕―미학적 사건으로서의 로댕과 그 정치성」,「스피노자와 데리다에서 폭력과 신학-정치적 문제」,「스피노자와 바디우: 진리와 주체를 사유하는 두 가지 길」등이 있고, 역서로는『스피노자의 철학』(민음사 1999), 저서로는『미술은 철학의 눈이다』(문학과지성사 2014),『동서의 문화와 창조』(이학사, 2016),『현대 프랑스 철학사』(창비 2015),『서양 근대미학』(창비 2012)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거쳐 2017년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박정미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미국 의회도서관 John W. Kluge Center에서 박사후연구원(Kluge Fellow)을 지냄. 한국 국가정책, 시민권, 사회운동을 젠더와 섹슈얼리티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조망해 왔다. 논문으로 <잊혀진 자들의 투쟁>, <한국 기지촌 성매매정책의 역사사회학>, “Paradoxes of gendering strategy in prostitution policies”, 공저로 《식민지 유산, 국가 형성, 한국 민주주의》 등이 있다.
지은이 : 한상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아도르노의 정치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며, 현대 사회정치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에디투스)이 있다.
지은이 : 마희정
충북대학교 국문학과에서 한국 현대소설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대학교 창의융합교육본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이청준의 <눈길>에 나타난 모성성」, 「이청준의 <신화를 삼킨 섬>에 나타난 회귀의 서사구조」 등이 있다.
지은이 : 박권수
서울대학교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조선시대 과학사 관련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창의융합교육본부에 재직 중이며, 조선시대 관상감과 중인, 역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조선의 역서 간행과 로컬사이언스 」 등의 논저가 있다.
지은이 : 원용준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 인문사회연구계에서 주역의 유교 경전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이며, 주역을 중심으로 중국 고대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삶의 문제를 질문하기 위해서_박권수
Part 1 비판적 사고란 무엇인가
비판적 사고/ 낯설고 불편한 것을 마주하는 생각의 힘_박기순
Part 2 역사를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민주주의와 젠더/ 프랑스혁명 권리 선언의 주어는 왜 남성이었을까_박정미
쾌락과 삶/ 쾌락을 추구하면서 선한 삶을 살 수 있을까_원용준
노동 개념의 근대적 기원/ 잘 살기 위해서는 꼭 일을 해야 할까_박기순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 과학적 이론이란 무엇인가_박권수
Part 3 차이를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성, 사랑, 가족/ 사랑하면/해서 결혼하는가_박정미
타자와 인권/ 다수자와 소수자는 공존할 수 있는가_한상원
인간-기계 관계의 변화/ 기계는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_박권수
예술과 삶/ 예술 작품은 우리를 어떻게 성찰하게 하는가_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