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커스티 애플바움은 디스토피아 장르를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 더 타임스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담은 디스토피아,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 이야기꾼이 온다!흔히 디스토피아라고 하면 『멋진 신세계』나 『1984』처럼 기술이 고도로 발달되고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사회를 생각한다. 그러나 『경계를 넘어』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시골 마을, 페니스 윅을 배경으로 하여 강력한 정부의 통제가 아닌 사람들 마음속 편견과 두려움으로 인하여 서로를 적대하는 세상을 보여 준다.
주인공 매기가 금기를 깨고 마을 밖을 벗어나 진실을 밝히고 성장하는 모습은 성공적인 영어덜트 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디스토피아의 원인이 사람들의 두려움이라는, 우리가 사는 현실을 예리하게 반영한 설정으로 인해 이 소설만의 독자적인 장점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더 타임스는 이 소설을 두고 ‘디스토피아 장르를 새롭게 재탄생시켰다’고 극찬했다. 그 찬사에 걸맞게 저자 커스티 애플바움은 데뷔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짜임새 있는 구성과 흡입력 있는 전개로 이 매력적인 디스토피아를 완성한다. 2020년 워터스톤스 후보작을 비롯하여 저명한 10여 개 문학상의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색다른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경계 안의 매기, 경계 밖의 우나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안녕. 날 좀 도와줄 수 있겠니?” 울타리 사이에서 나타난 우나는 얼어붙은 매기를 향해 태연하게 말을 건다. 마을 경계 너머를 배회하는 방랑자들은 마을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다. 절대 마을 경계를 넘어선 안 되며, 그들을 마주친다면 즉시 촌장님께 신고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매기는 늘 그 말을 들으며 자랐다. 하지만 눈앞에서 자신에게 인사하는 우나는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도,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생기지도 않았다. 얼떨결에 우나를 돕게 되고 차츰 그 애와 가까워지면서도 매기는 고민한다. 방랑자를 신고하는 것이 옳은 일인 걸 알지만 처음으로 자기를 친구라고 불러 준 우나를 잃고 싶지도 않다. 이대로 우나를 비밀 친구로 둔 채 살면 안 되는 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우나와의 미묘한 만남을 지속하던 어느 날, 우나는 경계 너머로 놀러 오라며 매기를 초대한다. 마을에서만 살아온 매기에게 경계 밖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울타리를 넘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우나의 말에 자꾸 흔들리는데…… 견고했던 매기의 세계가 흔들리며 매기와 우나는 새로운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너와 나를 가르는 마음의 경계
그 어두운 세계를 비추는 아이들의 용기와 우정누구나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문제는 두려움이 혐오가 되고, 서로를 이해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단절되는 것이다. 『경계를 넘어』의 배경은 ‘조용한 전쟁’이 수십 년째 지속되는 암울한 근미래지만 무지에서 비롯된 막연한 두려움으로 방랑자들을 적대하는 매기는 현실의 우리와 꼭 닮아 있다. 그러나 경계를 사이에 두고 선 매기와 우나가 몰래 쌓아가는 우정은 편견과 혐오로 얼룩진 암울한 세계를 비추는 한 줄기 희망 같다. 전혀 닿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매기와 우나는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며 서서히 가까워진다.
나와 달라서, 소문이 안 좋아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섣불리 재단하고 평가하고 있었을까? 특히 마냥 순수했던 시절을 지나 세상의 많은 관념들을 자의 반 타의 반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경계를 넘어』는 타인을 대하는 한 가지 ‘꿀팁’을 선사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타인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임을 알게 된다면 편견과 혐오를 깨고 함께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이다.
“우리의 용감한 영웅들은 방랑자들까지 적들에게서 보호해요. 하지만 방랑자들은 이기적이게도 첫째 아이를 적과 싸우지 못하게 하죠. 그들은 우리 모두 첫째 아이를 캠프에 보내야 한다는 앤드루 솔즈베리의 칙령을 거스르고 있어요. 그들은 가족이 문명화된 방식으로 도시에 살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해요. 그리고 첫째 아이들이 나라를 위해 싸울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도 거부하죠. 그들은 더럽고, 위험하고, 속임수를 잘 써요. 우리가 여기 페니스 윅 근처에 그런 자들을 가까이 두고 싶을까요?”
“아니요, 앤더슨 촌장님.” 우리는 모두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촌장님이 우리 쪽으로 몸을 숙이며 속삭이듯이 목소리를 낮췄다. “우리는 얼마 전 방랑자들이 대담하게도 페니스 윅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훨씬 두렵게 여겨야 해요. 그때 내 여동생도 목숨을 잃었죠.” 촌장님은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앞줄의 어린 학생들이 훌쩍대기 시작했다. 트리그가 무릎을 흔들었다.
“그러니까.” 촌장님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머리를 들었다. “우리가 안전하게 살기 위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규칙이 무엇일까요?”
“절대 경계를 넘지 않는 거예요!” 트리그가 크게 외쳤다.
우나는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 나는 이제 행동에 나설 것이다. 나, 둘째인 매기가 말이다. 나는 방랑자를 붙잡을 것이다.
하지만 우나는 내가 예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몸이 더럽기는 했다. 무릎께의 옷 주름에는 진흙이 잔뜩 묻었고, 손톱에는 검은 초승달 모양으로 때가 껴 있었다. 나처럼 엄마가 매주 일요일 밤마다 솔과 비누로 몸을 씻겨 주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
“매기.” 우나가 가방을 들어 올렸다. “나 지금 가 봐야 할 것 같아. 다음에 만나면 귀 움직이기 강습을 또 해 줄게. 약속해. 아빠 때문이야. 지금 배가 많이 고프시거든. 이 음식을 아빠에게 당장 가져다드리고 싶어.”
“아, 그래. 물론이지. 그렇게 해.”
“그래도 재미있었어.” 우나가 일어서서 더러운 치마를 탁탁 털었다. “친구와 놀아 본 건 오랜만이다.”
친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