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바일라 9권. 불안정한 십 대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 온 김혜진 작가의 장편소설. 태어나면서부터 내내 아파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언니와 대학생 오빠, 엄마 아빠가 ‘나’의 가족이다. 나는 고등학교 진학한 지 한 달 된 그해 봄,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언니는 이사를 계기로 아끼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그 인형’도 포함되었다.
내가 언제나 갖고 싶어 했던 ‘그 인형’을 온라인 중고물품 숍에 내놓으면서 언니는 ‘반드시 손 편지를 써야 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고 그 인형은 ‘네이’라는 이가 가지게 된다. 그런 어느 날, 병원에 있어야 할 언니가 사라졌다. 네이와 함께. 언니와 네이는 어떻게 된 걸까? 집으로 가는 방법을 기록하기 시작한 그해 봄 ‘네이’, ‘모’와 함께했던 따듯하고 다정한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나누기 위해 갖고 가지기 위해 나누는 사람들
“우리 셋의 공통점을 알 것 같았다. 알아보고 모으려 한다는 것. 물건을, 문장을, 길을.”
새로운 길을 찾는 ‘나’ - “집에 가는 길을 찾고 있어.”: ‘새로운 길로 갈 것, 반복하지 않을 것.’ 오로지 조건은 하나. 새로운 길을 찾고 수집하고 기록한다. 지하철과 버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의 이름들 하나하나,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들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온다. 내가 정말 찾아 갖고 싶은 길은 어디에 있을까?
갖기 위해 글로 적어 기록하는 ‘모’ - “스케치 하고 있어. 문장으로.”: ‘가지기 위해’ 쓰고 또 쓴다. 분명한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글만큼 그 세계를 정교하게 나만의 것으로 담아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의 얘기 하는 걸 싫어하고 큰 목소리나 반말로 말하거나 맞춤법을 틀리는 사람을 싫어한다. 건물들, 사람들, 나무들, 보이는 모든 걸 써서 가진다.
물건을 수집하는 ‘네이’ - “그냥 잠깐, 맡은 거라고 생각해.”: 우리 모두가 좋아한 ‘네이’는 오래된 시장과 재개발을 앞둔 동네들을 돌아다니며 낡거나 버려진 물건들의 특별함을 발견해 내는 재주를 가졌다. 언젠가 빈티지 가게를 열고 싶은 네이. 하지만 네이는 아무리 어렵게 구한 물건이라도 정작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잠시 맡아둔 것일 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들어가는 23가지 방법불안정한 십 대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 온 김혜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 죽음의 그림자가 도사린 일상을 함께하는 것은 모두를 외롭게 한다. 언제나 서로의 기색을 살피고 배려하면서 정작 자신의 마음은 들여다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가족이 기꺼이 의기투합하는 순간은, 가족 모두의 취미생활이기도 한 ‘길’을 찾을 때와 언니를 병원에 입원시킬 때다. 구글 어스와 내비와 여행자안내소의 지도를 통해 미드와 영드의 배경 속으로 들어가 보고 주말 경조사의 좌표를 확인하는 동안 서로의 안녕에 눈을 맞추는 풍경이 작가 특유의 속삭이듯 담담한 문체와 어우러지면서 천천히, 그러나 깊게 마음을 흔든다.
내내 집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던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는 결국은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주인공의 말이 아니더라도, 다정하고 아름다운 ‘나’의 봄과 여름의 풍경과 기억을 통해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
‘일상을 성실하게 챙기고 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잘 살피되, 이 모든 것의 처음과 끝이 결국은 가족임을 잊지 말 것.’
어디에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말고
무엇에도 마음을 깊이 주지 말 것.
물건이든 사람이든,
어느 순간엔 모두 버리고 달려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괜히 마음을 주었다간 다 버려야 할 때 너무 슬플 테니까.
마음을 잘 다져 놓을 것.
딱딱하게,
정말로 슬픈 일이 생겼을 때 깨져 버리지 않도록. 무너지지 않도록.
-본문에서-
“오래되고 깨끗한 것들을 보면 기분이 묘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생각나.”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혜진
대학에서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졸업과 동시에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와 끝없이 펼쳐졌다가 휘휘 감아 펑 터트리는 이야기를 번갈아 쓰고 있다. 청소년소설 『프루스트 클럽』 『오늘의 할 일 작업실』 『밤을 들려줘』 『가방에 담아요, 마음』 『귀를 기울이는 집』과 판타지동화 ‘완전한 세계의 이야기’ 시리즈인 『아로와 완전한 세계』 『지팡이 경주』 『아무도 모르는 색깔』 『열두째 나라』를 썼다
목차
집으로 가는 23가지 방법 7
글쓴이의 말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