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눈높이 고학년 문고 시리즈. 제26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혹부리 영감’ 설화를 패러디하여 만든 작품으로, 민담과 현실 세계가 하나의 세계로 녹아 있다. 민담은 판타지 세계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판타지 안에 현실이 녹아 들었는데, 그 현실이 다시 판타지를 지배한다. 바로 그 점이 역동적인 흥미를 갖게 해 준다.
또한, 어린이 독자들에게 인간의 행위와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레 탐구적 사고를 하게 된다. 그만큼 대화가 다채롭고 현실감 있게 짜여 있다. 남을 해치지 말고 정직하라는 교훈을 직접 가르치려 하지 않으며, 독자 스스로 나쁜 행위를 파헤치고 탐구하게 하는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다.
출판사 리뷰
*제26회 눈높이아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대교 눈높이아동문학상은 아동문학의 새로운 기틀을 다지고, 역량 있는 아동문학가를 발굴하고자 제정되었다. 그 동안 여러 명망 있는 작가들이 눈높이아동문학상을 통해 등단하였고, 우리 아동문학계를 살찌우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는 제26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혹부리 영감’ 설화를 패러디하여 만든 작품이다.
*혹부리 영감 말이 맞을까? 도깨비 말이 맞을까?혹부리 영감 설화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어느 마을에 살고 있던 혹부리 영감이 우연히 도깨비를 만나서 혹을 떼고 금은보화를 얻었는데, 이 사실을 안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찾아갔다가 오히려 혹이 하나 더 생기고 흠씬 두들겨 맞았다는 이야기이다.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는 바로 여기서 새롭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혹이 두 개가 된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한 것이다. 혹부리 영감은 마을 사또에게 도깨비를 고소한다. 마을 사또는 꾀를 내어 어렵게 도깨비들을 잡아들였지만, 도깨비들은 신통술을 부려서 손 쉽게 감옥에서 탈출을 한다. 마을에서 재판을 열 수가 없게 되자 혹부리 영감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산신령을 찾아간다. 혹부리 영감은 산신령에게 재판을 열어서 잘못을 저지른 도깨비들에게 벌을 내리고, 자신의 혹을 떼어 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산신령은 재판을 열기로 결정하고 도깨비들에게 소환장을 보내어 재판에 참석할 것을 명령한다. 드디어 산신령 연못에서 재판이 열리고 혹부리 영감은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도깨비들의 생각은 다르다. 도깨비들은 욕심 많은 혹부리 영감이 보물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자신들을 속이려 했고, 이 사실에 화가 나서 혹부리 영감을 혼내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혹이 두 개가 된 건 전적으로 혹부리 영감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야기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두목인 돗가비 사이의 재판으로 진행되지만,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온다. 혹부리 영감의 재판을 돕는 기산이, 개동이, 만석이 세 아이와, 돗가비를 돕는 토째비, 더벅깨비, 청깨비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인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이들이 이끌어 가는 이야기는 하나의 추리소설 같다. 증인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재판 상대방의 전략을 알아내기 위해 애 쓰는 모습을 통해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혹부리 영감은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인가? 욕심쟁이 사기꾼인가?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의 재판에서 이기는 것은 누구일까? 이제 그 결과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도깨비 민담 속에 ‘지혜’를 발효시킨 새로운 판타지서사 문학의 중요한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문학 작품 안에서 재미와 의미는 강력한 상호 의존 또는 상호 작용을 해야 한다. ‘재미’가 더해져 ‘의미’가 생기고, ‘의미’가 깊어져 ‘재미’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26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는 이런 재미와 의미의 융합 조건을 잘 갖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을 매우 다채롭고 창의적으로 결합한 이야기 구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의 매력은 첫째, 민담과 현실 세계가 하나의 세계로 녹아 있다. 민담은 판타지 세계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판타지 안에 현실이 녹아 들었는데, 그 현실이 다시 판타지를 지배한다. 바로 그 점이 역동적인 흥미를 갖게 해 준다. 둘째, 어린이 독자들에게 인간의 행위와 본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레 탐구적 사고를 하게 된다. 그만큼 대화가 다채롭고 현실감 있게 짜여 있다. 셋째, 교훈적 주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을 넘어서고 있다. 남을 해치지 말고 정직하라는 교훈을 직접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독자 스스로 나쁜 행위를 파헤치고 탐구하게 하는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다. 넷째, 탐정 이야기 형태로 흐름이 전개된다.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구나 수사관이나 재판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즉 적극적 독자가 되도록 자극한다. 변화무쌍한 재판 과정을 통해서 추리를 하도록 이끌어 가는 대목은 독자의 뇌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이야기의 합리성과 박진감이 살아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주제가 잘 발효되었다. 단순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지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여러 생각의 단서를 심어 준다. ‘지혜’는 문학이 감당해야 하는 소중한 주제이다. 하지만 쉽사리 분해되어 발효가 되는 주제가 아니다. 이야기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는 도깨비 민담을 새로운 차원의 판타지로 재창조하면서, 그 안에 현실감이 강한 ‘잘못한 사람 찾기’라는 재판 이야기를 잘 담아 놓았다. 그런 이야기 구도를 통해서 지혜를 음미하도록 한다. 그 지혜 안에는 정의, 우정, 용기, 편견 등의 주제가 조화롭게 잘 숨어 있다.
-심사 위원장 박인기(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작가 소개
지은이 : 공수경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게 가장 즐겁습니다. 2008년에 단편 동화 「상후, 그 녀석」으로 제6회 푸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금이동화창작교실에서 동화를 처음 쓰기 시작했고,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여러 작가들과 함께 공부하며 상상하는 재미를 알아 가는 중입니다.
목차
소문 - 6
외지부 기산이 - 16
도깨비 소환장 - 31
단서 - 47
첫 번째 재판 - 66
새로운 증인 - 84
두 번째 재판 - 92
미행 - 106
마지막 진술 - 114
복주머니 최 영감 - 136
글쓴이의 말 - 144
심사 위원의 말 -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