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무클래식 11권. 영국의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7년 발표한 과학 소설 <투명 인간>을 소설가이자 과학 저술가인 이한음이 청소년을 위해 새롭게 고쳐 쓴 과학 소설이다. ‘투명 인간은 가능할까?’, ‘투명 인간은 정말 미친 과학자일까?’라는 과학적, 철학적 주제를 현재의 시점에 맞춰 전개하기 위해 원작에는 없는 상처 많고 소심한 공룡 아바타 ‘다싫달싶’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새로운 과학 소설을 완성하였다.
출판사 리뷰
▶ 투명 인간은 정말 미친 과학자일까?
『투명 인간』 다르게 읽기웰스의 『투명 인간』은 주인공이 미친 과학자이다. 투명 인간이 되어 훔치고 때리고 협박하더니 결국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그런 투명 인간의 최후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맞아 죽는 비참한 죽음이다. 투명 인간은 분명 악인이고, 악인의 최후는 처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뭔가 불편한 마음이 든다. 연구 성과를 호시탐탐 가로채려는 지도교수,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거부감을 드러내는 동네 사람들, 친구인데도 설득하고 도와주기보다 경찰에 신고한 켐프 박사 등 투명 인간이 처한 주변 환경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새로 쓴 소설에서는 가상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곳에서 상처 많고 소심한 청소년 주인공은 마법사로 변한 투명 인간을 만난다. 마법사는 “책 속의 투명 인간은 자기감정에 매몰되는 바람에 뛰어난 발견을 해 놓고도 인류에게 좋은 쪽으로 이용할 생각을 못했다”고 말한다. “남이 성과를 훔쳐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등 눈앞의 것들에 너무 얽매여 미친 과학자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고 말한다.
마법사와 헤어진 주인공은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모인 여관으로 간다. 투명 인간을 안 좋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본래는 좋은 사람이었을 텐데 외톨이여서, 너무 조급해해서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간 주인공은 그곳이 투명 인간이 살던 런던의 하숙집으로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투명 인간의 실험 대상이었던 고양이를 발견한 주인공은 애타게 찾던 할머니에게 돌려주고, 할머니는 몹시 고마워하며 착한 젊은이라고 칭찬한다. 청소년 주인공도 투명 인간에 대해 연민을 느꼈고, 다른 결말을 원했던 것이다.
▶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청소년 독자와의 접점 만들기 청소년 주인공의 이름이 ‘다싫달싶’이다. 이 이름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름이 뭐 이래? 무슨 뜻이야? 오자 아닐까?” ‘다싫달싶’은 ‘다 싫어 달아나고 싶다’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학교와 학원을 쳇바퀴처럼 오가는 생활, 늘 뻔한 이야기만 떠들어대는 친구들, 자기만 보면 인상을 쓰는 사람들이 지긋지긋해서 무작정 탈출하고 싶은 다싫달싶은 가상 세계로 들어온다. 이곳에서 투명해질 수도 있고,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는 공룡 아바타를 가진 채 생활한다.
가상 현실 공간은 튀고 싶지 않은 사람들, 상처 입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이다. 인간관계가 버거운 사람들이 모든 관계를 끊어 버리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투명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남들로부터 투명 인간 취급을 받으면 가슴이 콱 막힌다. 삶이란 너무 힘들고 서로서로 상처를 많이 주고받는다. 마법사로 변한 투명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감정이 치솟은 와중에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도 나아진다”고 말한다. 스스로는 “자신의 생각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자신만 옳다고 생각했다”고 아쉬워한다. 투명 인간과 다싫달싶이 전하는 메시지가 청소년 독자들에게 잔잔하게 다가갈 것이다.
▶ 위로와 치유를 위한 공간에서
현실로 복귀할 수 있는 힘을 얻다 다싫달싶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치유를 얻기 위해 가상 세계로 왔다. 그런데 위로와 치유를 위한 공간이 평온하고 안전한 느낌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 끝나면 현실 도피용이 되기 때문에 곤란하다. 위로와 치유는 본래 현실로 건강하게 복귀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이때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다싫달싶은 달라지기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간직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나는 뭘 바꾸고 뭘 간직하고 싶은 걸까?” 다싫달싶과 함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 투명해진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가상 현실에서 가능성을 찾아보기웰스는 『투명 인간』에서 투명해진다는 것을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썼다. 그렇지만 작가 이한음은 투명해진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지 궁금했다. 그래서 가상 현실이라는 첨단 기술을 소재로 삼아서 투명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가상 현실이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투명해질 방법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새로운 기술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용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의도도 담았다고 한다. 과학 기술이 제공할 가능성을 토대로 투명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살펴보고, 긍정적으로 볼 때 어떤 가능성이 열릴지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우주가 줄어드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자신이 너무나 작은 세계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다. 우주가 이렇게 넓은데, 우주의 시간에 비춰 보면 지금 이 순간도, 고민하면서 앓던 시간도,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도, 자신의 한평생도, 인류가 살아 온 세월도 하찮은 양 느껴졌다. - ‘진정으로 원하는 것’ 중에서
“새로 구축하는 공간도 이 사이트 전체와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어. 위로와 치유를 위한 거지. 그냥 평온하고 안전한 느낌이 드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그러면 그 공간이 현실 도피용이 되거든. 위로와 치유는 본래 현실로 건강하게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거니까.” - ‘자아 찾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한음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과 인문적 사유가 조화된 번역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전문 번역자로 인정받고 있다. 저서로는 《투명 인간과 가상 현실 좀 아는 아바타》, 《위기의 지구 돔을 지켜라》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인간 본성에 대하여》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낯선 인물의 등장
혼자 즐기기
과학자 노트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드러난 정체
숨바꼭질
과학자 노트 투명화 방법
토머스 마블
진정으로 원하는 것
과학자 노트 투명한 생물들
의사 켐프
한계와 가능성
과학자 노트 뇌는 왜 가상 현실에 속을까?
투명 인간이 되다
달라지기
과학자 노트 시각의 한계
계획이 실패하다
자아 찾기
과학자 노트 눈의 놀라운 세계
마지막 싸움
환상과 현실
과학자 노트 미친 과학자는 존재할까?
에필로그
문 밖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