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도서관 시리즈 45권. 분청사기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오랜 기간의 자료 조사와 열정으로 완성한 신현수 작가의 작품. 고려 최고의 사기장의 아들인 강뫼가 새로운 그릇인 분청사기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넘어가는 왕조 변혁의 혼란, 왜구의 침입이라는 극한 시대 상황과 맞물린 강뫼의 이야기는 하나의 매듭으로 엮여 독자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들인다.
고려 말, 고려청자를 빚던 전라남도의 한 자기소(대구소)에 왜구가 들이닥친다. 사기장이었던 아버지가 왜구의 손에 죽임을 당하자 강뫼는 어머니, 누나 그리고 누나와 혼인하기로 한 치손과 친구 효문과 함께 대구소를 떠나기로 한다. 강뫼는 효문과 계룡산 기슭 보안에서 온 사기장에게 청자 빚는 방법을 배우는데, 아버지가 빚던 청자처럼 제 색을 내지 못하자 강뫼는 실의에 빠진다.
고려 최고의 사기장의 아들인 강뫼는 좋은 청자를 빚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강뫼는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좌절하고 마는 것일까? 고난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강뫼의 분청에는 자못 단단하면서도 강한 인내, 그리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 아름다움이 엿보인다.
출판사 리뷰
‘푸른도서관’의 역사소설 계보를 잇는 또 하나의 역작!
‘나는 분청사기에 엄청난 매력을 느낀 나머지, 실물을 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국보 제178호 물고기무늬 자라병, 국보 제259호 구름용무늬 항아리, 국보 제260호 모란무늬 자라병을 비롯해 5,6백 년 전에 만든 분청사기 여러 점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오롯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려청자의 화려함이나 조선백자의 격조와는 차원이 다른, 담백한 한국미를 풍기는 분청사기 실물들을 보자 내 머릿속에는 궁금증이 생겼다.’
-‘작가의 말’ 중에서
몇 년 전 우리나라 국보와 문화유산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던 신현수 작가는 그때 분청사기를 처음 알게 되었고, 분청사기의 실물을 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러자 ‘옛날 사기장들은 어떻게 저토록 멋진 새 그릇을 만들어 냈을까?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그릇을 만들기까지 그들은 얼마나 많은 피눈물을 쏟아야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나라 도자기와 분청사기에 대해 공부를 하기에 이른다.
분청사기의 무엇이 신현수 작가의 마음을 그토록 뒤흔들어놓았을까?
분청사기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오랜 기간의 자료 조사와 열정으로 완성한 신현수 작가의 『분청, 꿈을 빚다』는 한국 청소년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금이의 『유진과 유진』을 비롯하여 오직 국내 작가들의 작품만을 엄선하여 꾸준히 출간해 온 푸른책들의 ‘푸른도서관’ 시리즈 45번째 작품이다. 특히 『화랑 바도루』(푸른책들, 2003), 『지귀, 선덕여왕을 꿈꾸다』(푸른책들, 2009), 『에네껜 아이들』(푸른책들, 2009) 등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역사소설의 계보를 잇는 혼이 담긴 또 하나의 역작이라는 점에서 『분청, 꿈을 빚다』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고려 최고의 사기장의 아들인 강뫼는 좋은 청자를 빚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강뫼는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좌절하고 마는 것일까?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넘어가는 왕조 변혁의 혼란, 왜구의 침입이라는 극한 시대 상황과 맞물린 강뫼의 이야기는 하나의 매듭으로 엮여 독자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들인다.
‘만백성의 그릇, 분청사기’ -어느 소년 사기장이 이룬 꿈
왜구의 침입으로 고려 최고의 사기장인 아버지를 잃은 강뫼는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누나와 혼인하기로 한 도공 치손과 친구 효문과 함께 계룡산 기슭에 있는 작업장으로 떠나지만 치손이 아버지의 청자를 훔쳐 달아나는 일이 일어난다.
강뫼는 겨우 자리를 잡아 다시 그릇을 빚게 되지만 청자 빚기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자 하루하루가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처럼 힘겹기만 하다. 어느 날, 청자 빚는 방법을 가르쳐 주던 아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설상가상으로 믿고 의지하며 지냈던 효문과 자신이 마음을 품었던 아란이 함께 떠나 버린다. 얼마 후 갑작스럽게 찾아온 치손과 다투다 손을 다치게 된 강뫼는 앞으로 그릇을 빚지 못하게 될까 봐 실의에 빠지게 된다. 이렇듯 강뫼를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은 또 다른 서사를 예고하며 긴박한 상황 속으로 내달린다.
하지만 힘겨운 상황에서도 좋은 그릇을 빚겠다는 강뫼의 마음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새 시대가 열리면서 강뫼의 시선은 더 이상 청자에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그릇을 빚겠다는 생각에 이른다. 바로 사기 겉에 백토를 칠한 분청자를 탄생시킨 것이다.
고난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꿈을 이룬 강뫼의 분청에는 자못 단단하면서도 강한 인내, 그리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 아름다움이 엿보인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강뫼가 새로운 그릇인 분청사기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둥근 물레판이 빙빙 돌았다. 강뫼는 계속 물레를 차면서 두 손으론 질흙덩이를 위로 힘껏 쭉쭉 뽑아 올렸다. 볼품없던 질흙덩이가 길쭉한 원뿔 모양이 되었다. 이번엔 왼손 엄지손가락을 원뿔모양 질흙 한가운데에 대고 꾹 눌렀다. 질흙 한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생기더니 사발 모양으로 점점 크게 벌어졌다. 강뫼는 지질박으로 그릇 안팎을 다듬어 주고, 바닥도 조심조심 고루 눌러 주었다.
‘그래, 나도 저 목화 같은 그릇을 만드는 거야. 어느새 목화가 온 백성의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됐듯 나도 나라님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사랑 받는 그릇을 만들어 보는 거야!’
‘그렇게만 된다면 훌륭한 청자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큰 보람이 있을 거야. 내 꿈과 아버지의 꿈도 결코 저버리지 않는 것이 될 거야! 효문이가 말했던, 새 그릇을 만들어 보라던 그 말하고도 맞지 않는가.’
(중략)
강뫼의 입가엔 목화송이처럼 환한 웃음이 살포시 번졌다.
작가 소개
저자 : 신현수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오랫동안 국민일보 기자로 일했고, 2001년 ‘샘터상’에 동화가, 2002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소설이 당선돼 등단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장편동화 『용감한 보디가드』, 『내 마음의 수호천사』, 『유월의 하모니카』, 창작동화집 『빵점이어도 괜찮아』, 청소년 역사소설 『플라스틱 빔보』, 『분청, 꿈을 빚다』, 어린이 정보책 『제비 따라 강남 여행』, 『우리들의 따뜻한 경쟁』,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 『지구촌 사람들의 별난 음식 이야기』, 『우주비행, 하늘을 향해 쏘아올린 인류의 꿈』 등이 있습니다.
목차
1. 매향|2. 아버지|3. 탐진을 등지고|4. 배신|5. 계룡산 기슭|6. 아란|7. 사랑을 놓치다|8. 만전춘|9. 슬픈 사기장|10. 서로 다른 꿈|11. 엇갈린 우정|12. 무명 손수건|13. 북쇠|14. 악연|15. 구구(口九)|16. 새 도읍지|17. 적과의 재회|18. 그의 마지막|19. 새 길을 열다|20. 목화송이의 선물|21. 마음이 빚은 꿈|22. 돌아온 아란|23. 만백성의 그릇, 꿈꾸는 분청|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