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여섯 번째 작품. 열여덟 살의 어느 여름날,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영상을 전공하고 있는 여고생 산하는 우연히 찾아간 산골 마을에서 신비한 소년 정서를 만나고, 그의 비밀을 통해 숲이 들려주는 신비로운 이야기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잃어버린 정서는 대체 무슨 사연을 갖고 있을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을 일삼아 왔던 산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가슴속 꿈을 펼칠 수 있을까?
2016년 소설집 <폐허를 보다>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정치 현실을 진실하게 그려 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만해문학상’을 수상한 이인휘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다. 잃어버린 자연과 생태의 소리를 지금 여기의 청소년에게 좀 더 가깝고 친밀하게 들려주기 위해, 작가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춤한 문체를 정교하게 가다듬고 감정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어루만지며 소설을 완성해 냈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흥미롭게 넘나들며 궁극적으로 전하는 이인휘 작가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주제의 진지함은 잃지 않으면서도 발랄하고 흥미로운 서사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그래서일까, 여름을 품은 소년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곁에 다가온 자연의 속삭임을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출판사 리뷰
기억을 잃어버린 소년과 꿈을 찾아 헤매는 소녀의 우연한 만남
우리들의 특별한 여름방학이 시작된다!누군가를 진심으로 믿고 이해한다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미워하고 혐오하고 증오하는 이 시대에, 타인을 존중하고 삶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다는 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가.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는 방황을 일삼으며 삶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살아온 열여덟 살 소녀 산하가 기억을 잃어버린 열일곱 살 소년 정서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여름방학 동안의 이야기다.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세상 속으로 더 다가서는 소년 소녀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성장 소설’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의 진심 어린 지지와 응원이 없다면 소설 속 그 어떤 인물도 그토록 단단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그러한 점에 있다. 조금 불량스러운 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그와 정반대 성격의 청소년이 함께 등장한다면 자칫 진지하고 교훈적인 분위기로 내용이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산하와 정서가 우정을 쌓아 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의 연대와 사람과 자연의 가치를 깨달아 나가는 과정을 시종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작가는 잃어버린 자연과 생태의 소리를 지금 여기의 청소년에게 좀 더 가깝고 친밀하게 들려주기 위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문장과 단어를 톺아보았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춤한 언어를 정교하게 가다듬고 감정과 분위기를 세심하게 어루만지며 소설을 완성해 냈다.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잃어버린 정서는 대체 무슨 사연을 갖고 있을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을 일삼아 왔던 산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가슴속 꿈을 펼칠 수 있을까? 여름을 품은 소년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곁에 다가온 자연의 속삭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어른들의 세계를 되돌아보면서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서정과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들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공생하는 소중함과 냉혹한 현실 사회를 대비시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바랐던 겁니다. _‘작가의 말’에서
우리 손을 꼭 잡고, 기억을 함께 걸어가자
내가 너의 여름을 지켜 줄게……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는 2016년 소설집 『폐허를 보다』로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정치 현실을 핍진하게 그려 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만해문학상’을 수상한 이인휘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이다. 현실에 두 발을 붙이고 힘겹게 삶이라는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굵직한 서사로 그려 내는 작가의 강점은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흥미롭게 넘나들며 산하와 정서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서사를 균형감 있게 풀어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마음을 돌보고, 지나가는 인물의 작고 낮은 목소리 하나라도 흘려듣지 않고자 그들 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앉는다. 화려하지 않아 더욱 빛나고 기술적이지 않아 더욱 진심 어린 문장들은 이 소설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흥미롭게 넘나들며 궁극적으로 전하는 이인휘 작가의 메시지는 명료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미덕은 소설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억을 되찾은 정서가 소환해 내는 ‘과거’에 있다. 사채업자에게 모욕과 상처를 받았던 정서의 아빠와 엄마. 두 사람은 경제적 빈곤을 견디며 어떻게 해서든 이 사태를 극복하고자 하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불행은 도무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서 아빠와 엄마의 이야기는 지금껏 순수하기만 했던 정서가 왜 기억을 잃고 사람들을 두려워하는지 알게 되는, 놀랍고도 가슴 먹먹한 반전이다. 삶을 짓누르는 어둠을 처절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움트는 투쟁의 불꽃을 뜨겁게 기록하는 글을 써 온 작가의 특기가 더없이 강렬하게 펼쳐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명진 작가가 이 책을 향해 “정서를 통해 서서히 바뀌어 가는 산하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우리 곁에서 숨 쉬는 깊은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인 김응교 작가 또한 “현실의 부조리와 비틀어진 폭력조차도 서정의 힘으로 감싸며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까지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 묻게 하는 독특하고 눈 아린 소설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가 지닌 이러한 특별한 매력 때문이지 않을까. 청소년은 물론, 도시 끝에 겨우 발붙이고 살아가면서 고된 밥벌이에 지쳐 가는 성인 독자들에게도 뜻깊게 가 닿을 이야기를, 다가오는 여름에 함께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의 여름이 과거가 아닌 현재로 기억되기를.
어떤 만남은 기척도 없이 우연히 찾아옵니다. 오래전의 약속처럼 찾아온 만남은 기이한 인연 같기도 합니다. 그런 만남은 아주 특별하지만 반가운 소식을 물고 오는 까치의 지저귐처럼 좋은 일만 생기진 않습니다.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는 쇠 긁는 소리처럼 불길한 기운을 몰고도 옵니다. 열여덟 살 여고생 산하가 종편 뉴스에서 흘러나온 영상의 한 장면을 보고 느꼈던 알 수 없는 어떤 충격처럼 말입니다.
고요한 풍경 사이를 달리는 버스 앞 유리창으로 현수막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붉은 글씨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분노를 표현하듯 현수막에 박혀 있는 글씨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이 접근 금지를 알리는 바리케이드의 경고문처럼 느껴져 산하는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농촌 환경 파괴하는 태양광 설치 결사반대!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인휘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8년 문학 계간지 『녹두꽃』으로 등단했고 2016년 소설집 『폐허를 보다』로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진보생활 문예지 『삶이 보이는 창』과 ‘사단법인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를 만들어 오랫동안 노동문화 운동을 해 왔고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을 역임했다. 『내 생의 적들』을 포함한 다수의 장편소설을 발표한 중견 작가다. 2019년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이며 십 년 전부터 남한강이 흐르는 관덕마을로 내려와 해고자 쉼터 그린비네의 지킴이로 지내면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목차
1부: 특별한 여름의 시작
2부: 밤하늘의 별들과 매미들의 합창
3부: 비밀을 품은 신비한 소년, 정서
4부: 산하, 자연의 숨소리를 듣다
5부: 우리의 여름을 기억해 줘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