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연히 이웃집 아저씨의 젖소가 쌍둥이 새끼를 낳는 것을 도운 대가로 열두 살 로버트에게 주어진 핑크빛 아기 돼지 핑키. 마음은 풍요롭지만 현실은 가난한 농가의 아들인 로버트에게 핑키는 유일한 소유물이었다. 로버트는 정성을 다해 핑키를 키우고, 이들은 풀과 옥수수가 많은 버몬트의 초원을 뒹굴고 뛰어다니면서 까마귀, 개구리, 산토끼, 독수리, 다람쥐, 연못의 가재 등 온갖 생물들과 더불어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로버트는 어느새 커 버린 핑키에게 새끼를 낳도록 하기 위해 이웃집 아저씨의 돼지와 접붙이려 몇 번이나 시도해 보지만 결국 실패로 끝난다.
로버트의 아버지는 언젠가는 자신의 농장이 될 땅을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농장일뿐만 아니라, 마을의 도축장에서 돼지 잡는 일을 한다. 그는 열심히 일하고 검소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겨울의 가난과 더불어 자신에게 닥쳐온 병마를 이겨 낼 수 없었다. 그 겨울의 혹독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는, 새끼는 낳지 못하고 먹이만 어마어마하게 먹어치우는 핑키를 죽일 수밖에 없었고, 로버트 역시 눈물을 머금고 그 일을 도와야만 했다.
로버트는 이 일을 통해 뒤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이것으로 로버트는 어른이 되는 성년식을 치른 셈이 된다. 이듬해 5월, 그토록 든든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아버지의 동료마저 조문을 오느라 하루 쉬게 되자 마침내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게 된다.
열세 살이 된 로버트의 세계는 이제 더 이상 꿈과 희망으로만 가득 찬 세계가 아니었다. 로버트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준비하면서 이제 자신이 어머니와 이모를 돌보고, 농장일을 책임지며, 자신의 세상을 지켜갈 것을 다짐한다.
작가 소개
저자 : 로버트 뉴턴 펙
1928년 미국 버몬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농장에서 보냈다. 벌목꾼, 제지공장 노동자, 도살꾼, 광고업자 등의 직업을 거쳐 롤린스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코넬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자전적인 어린 시절을 그린 첫 작품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밀리의 소년』『토끼들과 빨간 코트』『수프』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