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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디어 걸
문학동네 | 청소년 | 200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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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영화 [비욘드 사일런스] [라비앙 로즈] [사강]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실비 테스튀의 세번째 소설.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이민가족 세 자매와 아빠 없이 딸들을 키워나가는 싱글맘 엄마의 일상을 담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머리와 가슴 속을 온통 차지하고 있으나 실제 삶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빠라는 사람. 세 자매에게 아빠는 '그 사람'이라는 3인칭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절대 문을 열어줘서는 안 되는 늑대와 같은 위험인물이다. 그런 아버지를 쏙 빼닮은 둘째 시빌.

세월이 흘러 시빌은 파리지엔으로, TV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유명 작가로 살고 있다. 고향 리옹에서의 독자와의 만남에서 시빌은 우연히 '그 사람'과 만나게 되는데… 둘째 시빌의 목소리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세 자매 코린, 시빌, 조르제트와 엄마 안나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판사 리뷰

“휴일의 아름다운 발견. 작가를 꼭 닮은 어린 소녀 시빌의 목소리에
실려 떠나는 어린 시절로의 유쾌한 항해! _ 프랑스 독자”


톨스토이는 ‘모든 행복한 가족은 닮아 있다’고 말했다. 성장소설이자 가정소설인 <마이 디어 걸>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자매와 엄마가, 더불어 성장하며 행복한 닮음을 확인하는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엄마와 프랑스 땅에서 살고 있는 세 자매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결정적 사건에 마주하면 똘똘 뭉쳐 가족애를 과시한다. 이들은 편모슬하에 자란다고, 자매 중 한 명만 금발이라고 이웃의 이유 없는 미움을 사고,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아버지가 부재하는 이민가정은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어려운 노릇인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녀는 끈끈한 가족애로 세상에 당당히 맞선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땅에 사는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의 기질이 곧잘 비교되는 만큼 그들 역시 애틋한 가족중심주의로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되어준다. 이렇게 <마이 디어 걸>은 프랑스의 이탈리아계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멀리 않은 거리감으로 친근하게 독자와 만난다.

프랑스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배우, 실비 테스튀
배우의 감수성으로 녹여낸 자전적 성장소설!


여기 세상을 기분 좋게 놀래킨 재주꾼이 한 명 있다. 프랑스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의 최고 유망주 상에서부터 최우수 여우주연 상까지 차례차례 휩쓴 프랑스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실비 테스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감정이 풍부한 큰 눈과 짙은 감수성으로 관객들과 마주한다. [비욘드 사일런스] [미로] [라비앙 로즈] 등에서 열연한 테스튀는 최근 [사강]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으로 분해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두루 받은 바 있다.
이 재능 있는 배우는 스크린 밖 세상에 또다른 재능을 공개한다. 첫 소설 <오늘밤엔 별이 많지 않네요>에 이어 <하늘이 너를 도우리>를 발표하며 테스튀는 작가로서 행보에서도 역시 성공적인 걸음을 내디뎠다. 그녀의 세번째 소설 <마이 디어 걸>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이민가족 세 자매와 아빠 없이 딸들을 키워나가는 싱글맘 엄마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은 청소년소설이다. 실제로 리옹 변두리에 사는 이탈리아 이민가정에서 아빠 없이 자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 만큼, 직접 출연하고 기획하여 연극무대에도 올린,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먼저,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닌 소설임을 밝혀둡니다.
어느 소녀의 삶에서 이래저래 영감을 얻은 건 사실이지만
그게 누구였는지 떠올리긴 쉽지 않군요.
혹시라도 실제 인물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그건 그저 우연일 겁니다.”

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공지한다. ‘이건 절대절대 허구일 뿐이라고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실비 테스튀와 꼭 닮은 진솔한 이야기에, 독자는 어느새 주인공 아니 작가와 같이 웃고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가 스크린에서 뿜어내는 강렬한 에너지는 소설에서도 어김없이 전달된다.

리옹의 변두리, 좁다란 지붕 아래
디 바조 가의 세 자매는 오늘도 떠들썩하다. 과연 오늘의 사건사고는?


둘째 시빌의 목소리로 펼쳐지는 <마이 디어 걸>은 개성 만점 세 자매 코린, 시빌, 조르제트와 엄마 안나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이야기는 세 자매의 만우절 날의 사건사고로 시작된다. 말괄량이 둘째, 시빌은 만우절 기념 거짓말 이벤트를 계획한다. 매사가 진지한 첫째, 코린은 그런 동생이 영 탐탁지 않다. 이럴 때는 막내 조르제트가 누구 편이 되느냐가 대세를 결정한다. 오늘 막내는 작은언니 편이다. 결국 코린은 동생들의 회유에 백 번 양보하여 장난에 동의하고, 이 자매 공갈단은 이모 회사에 장난전화를 한다. “이모 ‘그 사람’이 문을 두드려요!”
이들 자매는 ‘그 사람’이라는 존재에 철저히 차단되어 생활한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아빠이지만, 절대 문을 열어주면 안 되는 늑대 같은 존재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역시 이모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를 어째! 하지만 일만 벌이고 수습 못하는 말썽꾼 시빌을 대신해서 언니 코린이 기지를 발휘하여 이모의 화를 모면했다. 에휴-. 평소, 바람 잘 날 없이 티격태격하는 자매지만 그래도 위기에 닥치면 똘똘 뭉쳐 하나임을 확인한다.

언제나 둘째 시빌은 집안의 말썽이다. 언니 첫영성체식에 신고 나갈 엄마의 새 구두를 무심코 쓰레기통에 버리는가 하면, 학교에서 제일 덩치 큰 남자아이와 겨루어 멍투성이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시빌은 생긴 것부터 다른 자매들과 다르다. 이탈리아 출신 엄마를 닮은 다른 자매들과 달리 혼자서만 금발에 하얀 피부이다. 그래서인지 ‘그 사람’을 닮았다고 사람들은 수군댄다. 어느 날 세 자매는 엄마 방에서 '그 사람'의 사진을 손에 넣게 된다. 하늘 아래 없는 사람인 줄 알았던 '그 사람'의 실존을 확인한 이들은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이 싹트고,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엄마의 찌질이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게 되면서, 아빠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은 증폭된다.
세월이 흘러 시빌은 파리지엔으로, 그리고 TV 토크쇼에도 출연하는 유명 작가로 살고 있다. 그런데 고향 리옹에서의 독자와의 만남에서 시빌은 우연히 ‘그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의 출현은 시빌과 자매들의 지금까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아빠란 나쁜 존재야, 아빠는 없어’라는 오랜 삶의 명제와도 같았던 주문에서 한 발 물어나 그를 바라보게 만든 것이다. 삼십 년이 훨씬 지나 마주한 아빠는……

유쾌하면서도 가슴 먹먹한 성장소설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사탕과도 같은 가족소설


기존의 성장소설을 뛰어넘는 <마이 디어 걸>의 비범한 매력은 시빌이 다 자란 성인이 되고부터인 후반부에 있다. 어른이 된 시빌과 코린, 조르제트가 아빠를 만나게 된다. 실제 한 인터뷰에서 실비 테스튀는, 연극 무대에서 어두운 관객석에 앉아 있는 아버지와 마주한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작가의 경험을 실제 바탕으로 한 글이어서 그런지 너무나 생생한 장면에 자연스레 가슴이 찡해온다. 시빌이 엄마에게 아빠와의 만남을 보고하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아빠가 부재하는 공간에서 작고 여리기만 했던 소녀가 성인이 되어 아빠를 만난다. 그러고는 보호 받고 보호하는 관계를 넘어 엄마와 여자 대 여자로서 대화하며, 아쉬운 지난 세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결말부는 책을 덮고도 깊은 여운을 준다.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를 뻥뻥 터뜨리는 시빌을 따라가며 구경하는 재미와 더불어, 여기 한국의 가정과 많이 다르지 않은 이탈리아계 가족의 일상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음 같지 않게 까칠하게 굴며 애증을 쌓는 모녀관계도 그렇고, 친척끼리 모여 놀기 좋아하고, 내 핏줄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가족애는 한국과 꼭 닮아 있다.
<마이 디어 걸>은 가족들이 정을 나누며 행복의 오케스트라를 일궈내는 모습에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청소년들에게는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한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가슴 찡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모두가 소중하게 읽었던 올컷의 <작은 아씨들>의 21세기 버전을 보는 것 같은 예쁜 소설 한 편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그 남자'는 살아 있다. 눈도 있고, 옷도 입고 있다. 이 옷은 어디서 난 걸까? 머리도 가지런히 빗어넘겼는데 머리를 이발소에서 손질하는 걸까? 나는 사진 속에서 멀찍이 놓인 외투를 발견했다.
"이거 봐봐! '그 남자' 외투도 있네!"
"외투가 있다는 건, 그 남자도 추위를 느낀다는 거 아냐……"
"그렇지."
"추운가봐."
"여기 손끝 좀 봐봐!"
이 손 모양은 무슨 의미지? 손가락을 겹쳐 걸어 저주를 걸려는 걸까?
얼마 전 문틈에 끼여 다치기라도 한 듯 숨기고 있는 그의 손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모두 사진 앞에 머리를 맞댔다. 이렇게 주머니 속에 꼭 넣고 있는 걸 봐서 손이 못생긴 게 분명해.
"손수건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래. 손수건이 필요한 걸 거야. 추우니까 콧물나서 코 풀려구."
"'그 남자'가 코를 푼다고?"
"장롱 속에서 또 뭘 봤니?"
"결혼사진."
"뭐?"
"팔짱을 끼고 활짝 웃고 있던데. 엄마가. 뒤로는 외갓집 식구들이 전부 서 있고."
"식구들 모두?"
"언니는 앞에 안겨 있던걸……"
"내가 몇 살 정도 돼 보이던?"
"글쎄, 잘은 모르겠고, 그냥 아기였지 뭐."
"나 말고 너는 없었어? 막내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 둘은 거기 없었다. 사진 속에서 막내와 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본문 33~34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실비 테스튀
1971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다. 플로랑 연극학교와 프랑스 국립 연극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 최고 유망주상, 최고 여우주연상 등의 수상 경력을 가진 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다.<비욘드 사일런스><두려움과 떨림><미로><라비앙 로즈>등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최근<사강>에서 작가 프랑소아즈 사강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바 있다. 그의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에너지는 스크린의 배우로만 머무르지 않고 작가로서도 강렬한 인상을 뿜어낸다. 2003년에 첫 소설 <오늘밤엔 별이 많지 않네요>를 발표하며 세상을 놀래킨 실비 테스튀는 2005년<하늘이 너를 도우리>로 작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 그리고 2006년 세 번째 소설<마이 디어 걸>을 출간한다. 프랑스의 이탈리아 이민가족 세 자매와 아빠 없이 딸들을 키워나가는 엄마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은 성장 소설<마이 디어 걸>은 실제 리옹에서 태어나 이탈리아계 이민 가정에서 아빠 없이 자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의 소설가로서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한 눈을 가진 실비 테스튀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연기파 배우임과 동시에 우리가 주목해야할 실력파 작가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는 현재 아들과 함께 파리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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