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끄응. 돈만 벌어 오면 될 줄 알았는데, 가장 노릇이란 게 생각보다 성가신 일이외다.”
고양이 가장 꽃님이의 험난한 인간 부양기 그 마지막 편.어느 날 서로에게 가장 노릇을 떠넘기는 인간 식구들 대신 가장이 되기로 선언한 고양이 꽃님이. 맨 처음 고양이 가장 꽃님이가 한 일은 메리네 집에 하나밖에 없는 방을 세놓은 것이었다. 그것도 웬 여우에게. 두 번째로 한 일은 소달구지를 타고 다니는 택배 배달. 하필이면 죽은 이들이 사는 황천에서. 이번에 구한 일은 바로 요술 박스를 조립하는 일. 일터는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집 없어도 춥지 않은 신선들의 땅, 별천지에 있다.
새롭게 등장한 악당은 신선이자 천재 발명가 편편. 앞서 인간 심메리와 심병호는 구미호 재봉사의 꾐에 빠져 꼭두각시가 될 뻔했는가 하면, 지네 쇼핑호스트의 계략에 말려 영혼을 빼앗길 뻔도 했다. 이번에는? 걱정은 붙들어 매자. 심메리와 심병호에겐 등판마저 튼실한 고양이 가장, 꽃님이가 있으니까.
“일자리 좀 얻을 수 있겠소이까?”
고양이 가장 꽃님이는 누구?
특징은 갈매기 수염 무늬와 정확한 인간 어휘 구사. 앞발 후려치기와 깜빡깜빡하는 건망증 말고는 모든 것이 완벽 그 자체다. 잠입수사, 택배 배달, 달구지 운전, 공장 조립 업무, 식물 재배, 기타 연주, 잔소리까지. 그러나 어느 하나 모자랄 것 없는 꽃님이에게도 메리네 가장 노릇은 산 너머 산 바다 건너 바다. 기억하는가? 초등학생 심메리와 음유시인 심병호가 안방에 세든 구미호에게 인두겁을 빌려 쓰고 인간 세상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을. 죽은 이들의 세상까지 진출해 염라대왕까지 소환하는 대혼란을 일으킨 것을. 별천지라고 피해 갈 수 없다. 심메리와 심병호가 한 발 들여놓는 순간, 별천지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게다가 이번엔 까마귀 식구들까지 말썽꾼으로 가세했다. 고양이 가장 꽃님이의 하루 24시간이 위태롭다.
★ 꽃님이, 요술 박스 공장에 취직하다!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 ③ 박스시티공장>“거주자 맞춤형 냉난방, 데이터 걱정 없이 즐기는 인터넷, 무엇이든 나오는 자동판매기까지, 편안한 삶을 누리세요!”
최고의 복지! 이승 출입 가능! 잠자리 제공! 꿈의 회사 박스시티팩토리에 꽃님이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취직했다. 덕분에 심메리네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한다는 별천지 한 귀퉁이에서 살게 됐다. 비록 맨흙바닥 돗자리 위지만. 그런데 마침 박스시티팩토리 사장이자 천재 발명가 편편이 ‘박스시티’에서 시험 삼아 살아 볼 참가자를 모집 중이라나. 박스시티는 옷장 서랍만 한 공간에 병원부터 슈퍼마켓까지, 한 마을이 통째로 들어앉아 있는 요술 박스다. 그렇게 작은 데서 어떻게 사느냐고? 방구부채 하나면 문제없다. 크기를 자유자재로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고 박스시티에 구비된 최첨단 시설과 물자를 맘껏 누릴 수 있다. 심메리와 친구들은 ‘편편은 온 세상 집 없는 이들의 편’이라는 말에 깜빡 넘어가 꽃님이 몰래 또 딴 세상 것과 엮이고 마는데.
박스시티의 편리하고 넉넉한 생활에 빠져든 심메리와 친구들, 별천지부터 인간 세상까지 온 세상 주택난을 해결하고자 박스시티를 발명한 편편의 검은 속마음, 최고의 복지라는 슬로건 뒤에 감춰진 공장의 비밀, 메리가 가져온 눈깜짝 감자와 박스시티 정전 사건,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 그 마지막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이 몸은 가장 노릇 그만뒀소이다!”라고 꽃님이가 선언하게 된 그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또 사고를 친 것이오이까!”
“딱 한 번만 도와줘, 꽃님아!”
고양이 가장 꽃님이가 건네는 인생의 조언 처음 가장을 맡기로 할 때만 해도 꽃님이는 몰랐다. “아니 되오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될 줄은. 인간 식구들도 몰랐다. 툭하면 고양이 앞에 무릎 꿇고 잘못을 빌게 될 줄은. 그때마다 인간 식구들에게 꽃님이는 뼈 있는 말을 건넸다.
“마음먹기 따라 영물이 요물이 되고, 요물이 영물이 되는 것이외다.”
“남의 껍데기 뒤집어쓴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소이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었소이다.”
그러나 염라대왕의 재판 앞에서 겁먹은 인간들에게 솔직한 게 최고라는 말로 길을 알려 주기도 하고, 죽은 병아리들 때문에 슬퍼하는 메리에게는 다정한 말로 위로해 주기도 한다. 새카만 밤하늘 보이지 않는 은하수를 찾는 메리에게는 “보이지 않을 뿐, 거기 있소이다.”라며, 미래와 희망, 꿈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기도 한다.
꽃님이 조언을 새겨들을 것. 귓등으로 흘려듣는다면, 두툼한 앞발로 후려치기를 맛볼 것이외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반짝임을 발견하는 눈
굴비 반찬은 없더라도 따듯한 밥상까칠하지만 은근히 다정한 반전 매력을 뽐내는 꽃님이, 늘 새로운 말썽거리를 발명하는 심메리 심병호 콤비, 어딘가 허술한 악당과 황천의 영물들, 메리가 키우는 병아리 티라노까지 인물들은 저마다의 동기와 개성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는 어린이를 가난의 희생자로 무력하게 그리지 않고 싶다는 바람으로, 결핍된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넘치는 생명력으로 좌충우돌하며 환경에 맞서는 심메리를 그려 냈다.
고양이는 가장이 되어 인간 가족을 먹여 살린다. 죽은 동물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황천은 이승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유행이다. 그 바람에 한번 쓰고 버린 물건들로 황천은 몸살을 앓는다. 넋이 가벼워야 갈 수 있는 신선들의 땅 별천지도 누군가의 허욕으로 마른 낙엽처럼 바스러져 흩어진다. 고양이와 인간, 딸과 아빠,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고, 고정된 역할은 허물어진다. 남남이었던 이들이 한 밥상에 둘러앉아 내일을 이야기하고, 기억의 쇠락과 몸의 쇠락, 삶과 죽음 등 겹겹의 설정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꾹 짚어 볼 만한 부분들을 담고 있다.
어린 독자들은 엎치락뒤치락 빵빵 터지는 이야기를 읽어 가면서 또, 네모난 창문 너머 무한한 밤하늘의 은하수를 찾아가는 여정에 동반해,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반짝임을 발견하는 마음의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덧붙여 이 이야기의 특별함은,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 둘러앉은 밥상이라면 굴비 반찬 없이도 맛있고 따듯하다는 걸 믿게 해 준다는 데 있다. 어른들도 완벽 빙의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변화무쌍한 모험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다
독자들을 바짝 당기는 경쾌하고 독특한 일러스트 세 권에 이르는 동안 화가 버드폴더의 경쾌한 그림이 글과 한 호흡을 이루며, 이야기의 한 축을 이끌어 왔다. 인간 세상, 황천, 별천지로 배경을 바꾸며 지루할 틈 없이 벌어지는 모험은 그의 독특한 그림과 만나 더욱 기묘함이 더해졌다. 엉뚱한 캐릭터들의 행동, 때로 장난기 넘치고 때로 기분이 몽글거리는 장면, 곧 커다란 사건을 불러올 순간을 포착해 독자들을 이야기로 바싹 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