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계절 1318 문고 112권. 한국 과학소설의 선구자인 한낙원 선생을 기리고, 어린이 청소년 과학소설의 발전을 위해 제정된 ‘한낙원과학소설상’이 <안녕, 베타>와 <하늘은 무섭지 않아>에 이어 세 번째 수상 작품집으로 나왔다.
생체 시간이 저마다 달라 서로 다른 속도로 살아야 하는 세상을 그린 「세 개의 시간」(수상작)을 포함하여 지구로 순간 이동한 외계인 남녀의 밀고 당기기 「달의 정원」, 햇살을 병에 담아 파는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뚜껑 너머」, 콤플렉스를 주제로 열띤 논쟁을 벌이는 「우리들의 유전자」 등 여섯 신인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내다본 미래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출판사 리뷰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미래 모습을 상상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
과학소설이 답이다!
과학책의 성장과 함께한 한낙원과학소설상
최근 몇 년 사이 과학책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서점에 따르면 과학책의 판매 부수와 출간 종수가 해마다 늘고 있고, 연간 과학도서 판매 점유율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 베스트셀러에서 『코스모스』, 『기억 전달자』 등 과학책의 비중이 일반 베스트셀러 내 비중보다 유독 높다. 이는 과학 교육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약 60년 전부터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을 위해 평생 과학소설을 써 온 한낙원 선생이 있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그분의 뜻을 이어 가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한낙원 선생의 유족이 출연하는 기금으로 운영하고, 월간 『어린이와 문학』의 주최로 원고 공모와 시상을 맡고 있다. 신인 작가에게 기회를 주고자 아직 등단하지 않았거나 등단 5년 이내 작가만 공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까지 수상한 작품으로는 최영희 작가의 「안녕, 베타」, 고호관 작가의 「하늘은 무섭지 않아」가 있다. 3회 수상작은 윤여경 작가의 「세 개의 시간」으로, 수상작과 수상 작가의 신작, 그리고 수상 후보로 오른 우수작들을 모아 제3회 수상 작품집 『세 개의 시간』을 출간한다. 과학책에 대한 관심 덕분에 회를 거듭할수록 응모 편수도 1회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청소년 독자에게 맞춰 엄선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 들여다보자.
우주 개척, 인공 지능, 가상 현실 등 다채로운 일곱 색의 과학소설
★ 세 개의 시간 - 한 공간에 세 개의 시간이 흐른다. 생체 시간을 리셋하라!
혜성 충돌로 지구를 탈출한 인간들. 지구가 회복될 때까지 일 년 동안 우주선 생활을 하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생체 시간 속도를 빠르게 조정하기로 한다. 두 살 때부터 지구보다 18배 빠른 속도로 사는 채아는 가수면 상태인 아빠, 지구 속도로 사는 엄마와 함께 작은 로투스호 안에서 생활한다. 속도 차이로 부모와 제대로 된 소통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채아는 우연히 발견한 ‘타임 리셋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부모와 처음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시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독자의 성찰적 사유를 끌어내고,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왜 소중한지 말하고 있는 작품이란 평을 받은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이다.
★ 달의 정원 - 라틀레티 행성에서 온 두 외계인의 위험한 ‘썸’ 타기!
왕따 소녀 은달과 스타 배우 한정원, 이 둘 사이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 바로 라트레티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것. 황폐해 가는 라트레티를 버리고 여러 행성을 떠돌다 지구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달과 정원은 서로의 정체를 알아보지만, 스스로 불행을 몰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은달은 정원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원이 다른 행성으로 이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순간, 은달은 용기를 내어 정원을 향해 달려간다. 이 작품은 수상 작가의 신작으로 「세 개의 시간」과 다른 매력을 뽐내는 말랑말랑한 소설이다.
★ 뚜껑 너머 -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뚜껑 너머 진실을 찾아야 돼.”
빙하기가 오면서 사람들은 지하에 연합국을 만들고 수백 년 동안 살고 있다. 써니힐은 눅눅한 지하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 진짜 햇살을 햇담 병에 담아 파는 회사다. 오로지 능력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써니힐에서 낮은 계급 출신인 Ж-4번은 사람들의 온갖 무시를 당하며 산다. 계급 승진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Ж-4번은 햇담 병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는데……. 작품을 끝까지 읽고 나면 독자들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진짜일까?’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 우리들의 유전자 - 유전자 연구소 면접 현장에서 펼쳐진 열띤 논쟁!
높은 지능을 가진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는 구골 플렉스 테스트를 어린 나이에 합격한 송운은 유전자 연구소 마지막 면접을 앞두고 있다. 연구소에서 그는 그동안 화면으로만 봐 온 기 박사를 실물로 처음 마주한다. 그런데 완벽한 줄만 알았던 기 박사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탓에 피부가 화상 입은 것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기 박사도 자신처럼 콤플렉스가 있다는 걸 알고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 송운은 허심탄회하게 유전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유전자 변이, 성격의 유전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나 태도를 심도 있게 탐색한 작품이다.
★ 진로 탐색 - 외계 행성에 홀로 남겨진 이파의 극한 생존기
고등학생 이파는 학창 시절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족 여행을 떠난다. 외계 행성을 관광하던 중 여객기는 갑작스럽게 시스족의 테러 공격을 받아 급히 도망가고, 미처 여객선에 탑승하지 못한 이파만 행성에 홀로 남는다. 거미 로봇의 공격과 혹서와 혹한 등 극한의 상황에 부닥친 이파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죽음의 위기를 수차례 이겨 내는 과정이 시종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 두 번째 열다섯 살, 그 선택 - 오십 년 뒤에 깨어난 냉동 소년의 미래
냉동 인간이 되어 먼 미래에 깨어날 수 있다면? 2015년, 열다섯의 나이로 냉동되었다가 2065년에 깨어난 준서는 냉동 인간 성공 첫 사례로 유명인이 되었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준서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한데, 시간이 흐르면서 순간순간 옛 사건들이 퍼즐 조각처럼 떠올라 더욱 혼란스럽다. 준서의 과거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더하며 과학 기술이 생명과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 주는 작품이다.
★ 엄마의 계절 - 버려진 실험용 아기에게서 모성애를 느끼고 스스로 택한 엄마의 길
복제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버려진 아이는 죽음의 문턱에서 한 중성인에게 입양된다. 머릿속 혹 때문에 모성애를 갖게 된 중성인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친다. 그런데 열세 살이 된 아이는 그 혹이 엄마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중성인과 기계인이 선호되는 미래 사회에서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애를 뭉클하게 그려 냈다.
과학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세 가지 선물
『세 개의 시간』의 몇몇 작품들은 열린 결말을 통해 작가의 상상 위에 독자의 상상을 얹어 무수하게 많은 이야기로 파생하게 한다. 「우리들의 유전자」에서 유전자 연구소에 합격한 송운 학생은 어떤 연구를 하게 될지, 「엄마의 계절」에서 두 모녀는 기억을 잃고 다른 중성인들처럼 살아갈지, 「진로 탐색」에서 이파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등 작품 속 뒷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책을 읽다 보면 상상하는 재미를 넘어선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의지는 막지 못한다는 걸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 개의 시간」에서 채아는 생체 시간을 거부하고 타임 리셋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달의 정원」에서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정원은 다른 행성으로 쉽게 순간 이동할 수 있음에도 은달을 만나기 위해 기다린다. 「뚜껑 너머」와 「두 번째 열다섯 살, 그 선택」에서도 현실에 안주하고 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주인공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디딘다.
SF와 과학 기술의 발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이 달에 착륙하기 약 50년 전에 <달세계 여행>이라는 영화를 통해 사람들은 달 착륙을 미리 상상했고, 과학소설가 아서 C. 클라크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에서 인공 지능, 우주 정거장, 인터넷 등을 소재로 다루면서 우주과학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SF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무한한 영감을 제공하면서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은 미래의 과학 기술을 책임질 아이들에게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다.
과학 기술이 갈수록 빠르게 발전하면서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이 머지않아 우리 생활로 들어오면 직업이 많이 없어질 거라고도 합니다. 유전 공학도 가까운 미래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과연 이런 변화들을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과학소설이 답입니다. 다가올 미래의 모습들을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상상해 보고 미리 그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 한낙원 선생이 일찍이 추구했던 과학소설의 소명입니다.
_‘기획의 말’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허윤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동화를 공부했다. 2015년 제13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했고, 지은 책으로 『복실이와 고구마 도둑』, 『아빠가 감기 걸린 날』, 『따로를 찾아라』, 『우리 동네 위험인물 1호, 2호』 등이 있다.
저자 : 윤여경
「러브 모노레일」로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에 당선되었고, 과학 웹저널 ‘크로스로드’에 「피리 부는 소녀」, 「회의실을 빌려드립니다」를 실었다. 아시아 SF 협회원, 환상문학 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 : 박효명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낯선 동네에 가는 걸 좋아한다. 낯선 동네에 있는 골목길을 기웃거리는 건 더 좋아한다. 「김순영 꽃」으로 제12회 5.18문학상 동화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저자 : 허진희
한겨레 아동문학 작가 학교에서 공부했다. 『어린이와 문학』 2016년 2월호에 동화 「가짜 짝사랑」으로 추천받고, 제5회 한우리 문학상 청소년 단편 부문에서 「군주의 시대」로 수상하며 등단했다. 사랑하는 남편과 친구의 응원 속에서 행복하게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있다.
저자 : 김유경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청소년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였다. 모든 장르를 좋아하지만 SF, 판타지를 쓸 때 가장 즐겁다.
저자 : 임우진
최근 독서의 주된 방향이 바뀌긴 했지만 ‘잡다한 읽기’를 좋아한다. 그 외에 글쓰기, 요리,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고 있다. 그중에 제일 복잡하고 신기하고 재밌는 것은 종잡을 수 없는 어린 지구인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다. 그들은 늘 나의 변화를 이끈다.
목차
세 개의 시간_윤여경
달의 정원_윤여경
뚜껑 너머_박효명
우리들의 유전자_허진희
진로 탐색_김유경
두 번째 열다섯 살, 그 선택_허윤
엄마의 계절_임우진
작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