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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의 여름
사계절 | 청소년 | 200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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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국내 청소년문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네덜란드 소설로, 조정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안톤, 그와 함께 영광스러운 순간을 만들어 내는 파트너 다비트, 고강도 훈련으로 이들을 조탁하는 슈나이더한 박사의 이야기다.

1930년대 후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년에서 어른으로 접어든 안톤은 물에 대한 오랜 동경으로 조정 클럽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자신과 달리 침착하고 자신만만한 다비트와 함께 2인조 조정 경기의 파트너가 된다. 클럽 회원들의 비웃음 섞인 관심 속에서 수수께끼에 싸인 독일인 트레이너의 혹독한 지시 아래 이들의 삶은 오직 훈련과 경기로만 채워지고, 마침내 두 사람은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충만한 순간을 경험한다.

작가는 아름답고 생생한 문장으로 영광스러운 순간의 엑스터시, 팀워크가 이루어 내는 기적을 묘사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치열함, 동경이 섞인 우정, 동료와 스승에 대한 신뢰, 찬란한 순간에 느끼는 환희 등이 회상의 기법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안으로 침잠하는 소심한 존재였던 안톤이 빛나는 우승기와 반짝이는 햇살 아래 현란한 빛을 발하는 존재가 되는 과정을 북유럽 특유의 정서로 잔잔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1930년대 후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년에서 어른으로 접어든 안톤은 물에 대한 오랜 동경으로 조정 클럽에 가입하고 그곳에서 자신과 달리 침착하고 자신만만한 다비트와 함께 2인조 조정 경기의 파트너가 된다. 클럽 회원들의 비웃음 섞인 관심 속에서 수수께끼에 싸인 독일인 트레이너의 혹독한 지시 아래 이들의 삶은 오직 훈련과 경기로만 채워지고, 마침내 두 사람은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충만한 순간을 경험한다. 찬란한 행복에 대한 심미안을 전하는 아름다운 네덜란드 소설.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북유럽 소설
<안톤의 여름>(원제 Over het water-‘물 위로’)은 국내 청소년문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네덜란드 소설로, 조정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안톤, 그와 함께 영광스러운 순간을 만들어 내는 파트너 다비트, 고강도 훈련으로 이들을 조탁하는 슈나이더한 박사의 이야기다. 1998년 네덜란드에서 출간되자마자 미국Grove press, 영국Faber&Faber, 프랑스Gallimard, 독일Carl Hanser, 캐나다, 일본, 중국 등 11개국 나라에서 차례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특히 프랑스 갈리마르가 갖고 있는 외국문학 시리즈 중 최고 레벨인 "du monde entire" 시리즈에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이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우리나라 소설가 김훈의 작품도 들어 있다. 프랑스에서 최고의 외국문학에 수여하는 메디치 상과 권위 있는 페미나 상의 최종심까지 오르는 등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작가 반 덴 브린크는 아름답고 생생한 문장으로 영광스러운 순간의 엑스터시, 팀워크가 이루어 내는 기적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치열함, 동경이 섞인 우정, 동료와 스승에 대한 신뢰, 찬란한 순간에 느끼는 환희 등이 회상의 기법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안으로 침잠하는 소심한 존재였던 안톤이 빛나는 우승기와 반짝이는 햇살 아래 현란한 빛을 발하는 존재가 되는 과정을 북유럽 특유의 정서로 잔잔하게 그려냈다.

강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 행복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안톤은 세상에 혼자 서야 한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조용한 소년이다. 아버지는 작달막하고 마른 데다 힘도 세지 않다. 안톤은 아버지가 이 세상을 끙끙대며 간신히 버티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전차 교통과의 진회색 제복을 입고 쭈뼛거리면서 집을 나서고, 집에 돌아오면 자신의 동굴에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동물처럼 안도하는 사람이었다. 안톤은 힘없고 무기력한 부모 밑에서 연립 임대주택의 가구와 카펫 사이에서 스스로 놀잇거리를 찾아내고 혼자 이기고 지는 놀이를 하는 아이로 자라면서, 좁고 어두운 집에서 살아가는 부모의 외아들이라는 자의식이 싹튼다.
그토록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는 안톤에게 세상을 강하게 붙들게 하는 끈이 되어 준 것은 강이었다. 안톤은 서너 살 무렵 아버지의 어깨에 목말을 타고 바라본 강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 빛과 광활함으로 가득 차 잔잔한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강 위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무수히 떠 있었다. 안톤의 눈에 비친 강의 첫인상은 ‘축제’였다. 화사한 하늘 아래 강물에 둥둥 떠서 들뜬 듯 즐겁게 웃고 있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날 다리 위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던 안톤의 눈에 여덟 명의 남자들이 탄 조정 보트가 지나가는 광경이 보인다. 다리 밑으로 무언가 뾰족한 것이 툭 튀어나오는가 싶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여덟 명이 목걸이에 꿰인 진주알처럼 차례로 다리 밑에서 나오는 광경을 보고 안톤을 숨을 멈춘다. 소년이 된 안톤은 환희에 찬 이때의 충격으로 강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어 오다가 강 건너 부촌 사람들만 가입한다는 조정 클럽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해마다 새하얗게 새로 칠해서 범접하기 어려운 성채 같던 조정 클럽에 처음 들어서던 날, 주눅 든 아버지 옆에서 안톤은 자신과 그들 사이에 절대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음을 깨닫는다.
가까스로 클럽의 새내기로 들어간 안톤은 정식으로 차려입은 다른 회원들과 달리 밑창 달린 운동화에 아무 반바지나 입은 우스꽝스러운 차림을 하고도 슈나이더한 박사에게 발탁되어 2인조 조정 경기 멤버가 된다. 안톤의 파트너는 다비트였다. 늘 침착한 스트로크로 보트의 속도 조절에 힘을 보태던 짙은 고수머리의 다비트는 말수가 적지만 자기 확신이 강한 소년이었다. 이제 안톤은 다비트와 슈나이더한을 만난 뒤 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찬란한 행복에 대한 심미안을 전하는 독특한 청소년소설
안톤과 다비트, 슈나이더한 박사는 모두 아웃사이더이다. 서민 임대 단지에 간신히 집을 마련한 궁색한 가정의 아들인 안톤은 상류층들만 모여 있는 조정 클럽에 주제넘게 가입하지만, 늘 무리에 끼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다. 강 건너편 고급 주택가에 사는 다비트 역시 마찬가지로 아웃사이더다. 세상을 다 갖고 태어난 듯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다비트지만 그런 다비트도 유대인이라는 무거운 숙명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후반에 유대인이라는 신분은 언제 무차별적 학살을 당할지 모를 풍전등화의 존재였다. 또 다른 아웃사이더는 슈나이더한 박사다. 독일인인 그가 어떤 일로 네덜란드에 와 있는지, 그리고 왜 수차례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작품 속에서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독일에서 나치 저항 운동을 벌였거나 아니면 다른 일로 탄압을 받고 쫓기고 있을 가능성을 작품은 은근히 암시한다. 그는 조정 클럽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뿐 아니라, 안톤과 다비트가 승리를 거두어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두 사람의 시상식을 지켜볼 뿐이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안톤은 언제나 유능해 보이는 다비트를 보며 슈나이더한이 왜 자기를 다비트의 파트너로 발탁했는지 끊임없이 의구심을 가지지만 슈나이더한의 과학적이고 열정적인 지도, 그리고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다비트와의 일체감으로 점점 자신의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마침내 1939년 여름, 다비트와 안톤은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거듭하고, 슈나이더한 코치와 함께 다음 해에 있을 올림픽 출전을 의논하기에 이른다.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자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안톤은 조정을 통해 절정의 행복감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것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행복이 아니라 오롯이 몸으로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우리는 보통 행복을 머리와 심장이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안톤의 행복은 구체적으로 만져지는 행복이다.

지금도 나는 그해 여름을 꽉 움켜쥐고 있다. 머릿속에 잡아 둔 것이 아니다. 온몸으로, 그러니까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에서 발가락 끝까지 온몸으로 꽉 움켜쥐고 있다. 그해 여름, 강은 우리의 것이었다. 클럽 회관과 도시, 강가를 따라 이어진 들판과 갈대도 모두 우리의 것이었다. 행복은 만질 수 있을 때만 존재한다. 나는 행복을 잡았고, 지금도 잡고 있다. (p14)

‘모호함의 미학’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한다
소설은 시공간 배경이 분명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고 인물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 안톤이 다비트와 슈나이더한 박사를 만나 혹독한 훈련을 함께하는 1938/39년과 안톤이 5년 뒤 다시 돌아와 폐허가 된 조정 클럽을 둘러보는 1944년이라는 시기는 독자들에게 어떤 특별한 사건들이 전개되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유럽 대륙에 전운이 감돌고, 나치의 광풍이 본격적으로 몰아친 시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의 역사적 격랑과 관련된 상황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다만 전투기의 묘사, 파괴된 도시와 폐허가 된 조정 클럽의 잔해에 대한 묘사에서 얼핏 암시될 뿐이다. 또한 다비트의 부모는 어떤 사람들인지, 슈나이더한의 정체는 무엇인지, 5년 사이 안톤은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이제 돌아온 것인지, 슈나이더한과 다비트는 그사이 어떻게 되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정황상 유대인인 다비트와 나치 저항 운동에 연루되어 있는 슈나이더한 박사에게 불행한 일이 닥쳤으리라는 예상을 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사건의 앞과 뒤를 분명하게 규정하지 않는 이러한 전개는 보통의 청소년소설 문법은 아니다. 청소년소설은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분명하고, 인물은 전형적이며 성장을 통한 성격 변화는 그 전형성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러한 불명확성을 죽 갖고 나아간다. 옮긴이 박종대의 말대로 “아마 독자들 중에는 이런 빈자리들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 정리된 세계, 순차적으로 질서 있게 진행되는 세계, 명쾌하게 이해되는 세계, 인과관계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세계, 빈틈이 없는 세계를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빈자리를 스스로 채워 나갈 것을 요구한다. 세계는 완결된 것도 아니고, 다 채워진 것도 아니”며 특히 소설 속 세계는 “독자의 상상력과 의미부여,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 채워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톤의 여름>은 이런 빈자리에서 ‘모호함의 미학’이라도 불러도 좋을 소설 미학을 확립하고 있다. 반 덴 브린크는 조정이라는 스포츠를 인생 그 자체뿐만 아니라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추억에 대한 훌륭한 메타포로 활용했으며, 몸으로 얻어 가는 자신감과 다른 존재와의 일체감, 손으로 만져지는 행복 등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독창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통찰, 간결하면서도 수려한 문장으로 작품 전체에 시적인 힘을 불어넣고 있다. 물 위에 비친 빛처럼 어른어른하면서 잡힐 것 같지 않는 이 작품은 우수가 깃든 분위기와 슬픈 색조가 도는 정감을 아스라이 전하는 독특한 청소년소설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H. M. 반 덴 브린크
1956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와 미국의 정치·문화, 스페인의 투우에 관한 책들을 썼다. 섬세하고 시적인 문장, 과거와 현재가 마치 노의 움직임처럼 교차되는 이 소설 <안톤의 여름>이 11개국에서 번역되면서 프랑스에서는 메디치 상과 페미니 상의 최종심에까지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목차

처음 강물을 바라본 날 나는 물의 특별한 힘을 알았다 _9
그해 여름 행복은 살과 근육으로 만들어졌다 _37
나는 거울 속에서 다비트를 보았다 _109
기억은 아련히 공중에 걸려 있다 _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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