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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우리가 알아야 할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양철북 | 청소년 | 20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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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생물 종 다양성의 중요성, 생물 종 다양성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 까닭,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일상에서 할 일 등을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어린 시절의 시골 살이에서 비롯한 풍부한 환경 감수성과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소재들을 연결시키는 묘미가 돋보인다. 여기에 만화가 박순구가 각 꼭지의 내용을 아우르는 코믹하고 때론 서늘한 느낌의 만화를 그려 넣어 재미와 깨달음을 더해주고 있다.

  출판사 리뷰

2010 우수과학도서, 2010 올 해의 청소년도서

일상과 환경 문제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접근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 온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지킴이’ 박경화가 쓴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다. 생물 종 다양성의 중요성, 생물 종 다양성의 균형이 흔들리게 된 까닭, 생물 종 다양성 보존을 위해 일상에서 할 일 등을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어린 시절의 시골 살이에서 비롯한 풍부한 환경 감수성,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소재들을 연결시키는 묘미, 만화가 박순구의 기발한 카툰이 특징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지킴이가 들려주는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한때 장안의 지가를 올렸던 《야생초 편지》의 작가 황대권은 이 책을 쓴 박경화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지킴이’라고 부른다. 환경 문제를 거대 담론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과 일상의 차원에서 다룸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점을 높이 산 것이다. 실제로 박경화가 쓴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은 귀농, 귀촌이라는 실존적 결단을 하지 않고도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도시 생활자들에게 큰 지혜와 위로를 주었다. 또한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는 일상에서 흔히 쓰는 물건들을 환경 문제와 연결시켜, 환경 문제의 유기체성과 일상성을 깨우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경화가 이번에 새로 쓴 책 《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은 ‘생물 종 다양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생물 종 다양성을 말하기 위해서는 멸종되었거나 사라지고 있는 생명들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생태계의 위기를 논하는 것이 상식이다. 자칫 담론 수준에서 무겁게 다루어질 수 있는 주제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이 문제를 특유의 ‘일상적이고 유기적인 시각’으로 전달함으로써, 생물 종 다양성 문제가 나와 상관없는 지식이 아니고, 가슴으로 느껴야 할 나의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고랭지밭과 한강의 오염, 그리고 생물 종 다양성의 관계를 얘기한 부분을 보자.
한강 상류 지역에는 전국 고랭지밭의 85퍼센트가 몰려 있다.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를 거쳐 남쪽으로 흐르는 송천은 10여 년 전만 해도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이 흘렀다. 그런데 고랭지밭에서 흙과 농약이 흘러 들면서 본래 모습을 잃어버렸다. 송천은 동강을 만나서 다시 한강으로 흘러간다. 홍천을 지나는 조항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항천도 소양호를 지난 한강으로 달려간다. 그렇다면 고랭지밭은 왜 한강물을 더럽히는 원인이 된 것일까? 바로 숲이 들어설 산의 정상에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고 배추만을 심었기 때문이다. 배추만을 심다 보니 땅심이 약해져 배추가 병충해에 약해 농약을 많이 쳐야 하고, 짧은 재배 기간을 제외하고는 민둥산 상태로 방치해놓으니 조금만 비가 내려도 흙탕물이 흘러내리게 된 것이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김치 한 조각에도 이렇게 많은 생명과 환경 이야기가 얽혀 있다. 이 밖에도 생수 한 병과 초정리 사람들의 목마름, 공책 한 권과 인도네시아 오랑우탄의 눈물, 티셔츠 한 장과 인도 고사라 마을의 황폐화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새로운 깨달움을 전달한다.
여기에 만화가 박순구가 각 꼭지의 내용을 아우르는 코믹하고 때론 서늘한 느낌의 만화를 그려 넣어 재미와 깨달음을 더해주고 있다.

그 많던 여우와 토종 씨앗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945년 전까지 여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뒤로 조금씩 줄어들긴 했지만 1960년대까지 야산에서 여우가 번식할 정도로 꽤 많은 수가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 여우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 살고 있는 붉은 여우이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멸종되었다. 여우뿐 아니다. 강남 간 제비는 돌아올 줄 모르고, 점박이물범은 집을 잃은 채 떠돌고 있다. 벼들벼, 각시나, 쇠머리지장 등 1,500가지 밥맛을 책임졌던 토종 볍씨들은 이제 종자은행에나 가야 볼 수 있다.
동물들이 멸종되는 주된 이유는 고기나 털, 상아 같은 것을 얻기 위해 사냥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우의 경우, 1945년 광복 전부터 1960년대까지 여성들 사이에 여우 목도리가 크게 유행하면서 여우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식물이 멸종되는 중요한 원인은 단일 재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식량이 될 만한 생물 종만 표준화해서 육종하는 것에만 몰두하면서 먹을거리가 되지 못하는 종은 뿌리째 뽑히고 말았다. 우리나라 토종 씨앗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토종 씨앗은 1970년대 경제 성장을 앞세운 산업화에 따라 열매를 많이 맺는 종자를 보급하고 많이 판매하는 데만 골몰하는 동안 다양한 토종은 멸종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생물 종의 멸종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자연 생태계의 파괴이다. 열대우림의 벌목, 물과 땅의 오염,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때문에 보금자리의 환경이 변하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했다. 백령도 근처에 사는 점박이물범은 반드시 코로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물 위에 떠 있는 얼음에 매달려 숨을 쉰다. 그리고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얼음 위에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가까지 오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을 보금자리로 삼아 새끼를 낳는다. 그런데 지구가 더워지면서 이 얼음이 점점 빨리 녹고 있다.
45억 년 동안 지구가 역사를 유지해오면서 99퍼센트 이상의 생명체가 멸종되었다. 진화의 역사에서 자연스런 현상이다. 문제는 인류가 나타난 뒤로 멸종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특히 19세기와 20세기에 들어서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해마다 동식물 25,000~50,000종이 멸종되고 있다. 생물 종 다양성을 파괴하는 주범은 바로 인간인 것이다.

공존을 위한 작은 실천
그렇다면 생물 종 다양성을 파괴하는 주범인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생물 종이 다양해질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인간이 스스로 사라짐을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공존’이다. 모든 생명체의 천적은 사람이지만 사람 역시 지구에 살고 있는 여러 생물 종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동식물, 곤충과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없다면 사람도 지구에서 살 수가 없다. 우리가 생물 종 다양성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지 멸종되어 가는 생명체들에 대한 동정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곧 공존의 문제이며 인간과 지구 미래의 문제이다. 영화 <아바타>가 은유하고 있는 진실은 바로 생명들 간의 ‘공존’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바로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이다. ‘유행을 타는 옷보다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옷을 선택한다.’ ‘물을 오염시키는 기업의 상품을 사지 않는다.’ ‘선물을 할 때 간단한 포장을 한다.’ ‘제철 음식과 비료, 농약을 사용한 유기 농산물을 이용한다.’ ‘종이 타월이나 물수건보다는 손수건과 걸레를 즐겨 쓴다.’ 책의 각 꼭지에 들어 있는 이와 같은 생활에서의 작은 실천법이 지구 온난화, 생물 종 다양성, 나아가 지구와 인간의 미래를 지키는 유력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벼는 4,000~5,000년 전 고조선 시대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재배 작물이다. 지금 재배하고 있는 토종 벼만 해도 400여 종이고, 역사책에 기록된 것을 포함하면 1,500종이 넘는 벼가 이 땅에서 자랐다. 무려 1,500가지 밥맛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다양한 밥맛은 다 어디로 갔을까?

비만을 일으키는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나쁘다면, 패스트 패션은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영국 사람들이 한 해에 버리는 옷은 1인당 평균 30킬로그램이나 된다. 그중에서 자선기관 같은 곳에 보내져 재활용되는 것은 8분의 1이 채 안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을 뿐, 버려지는 옷이 영국보다 적지 않다. 한 해 동안 당신이 버리는 옷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얼마나 오래 입은 것인가?

이제 우리 땅에 여우가 몇 마리 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잔꾀를 부리고 무덤을 판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여우는 그것을 풀지도 못한 채 쓸쓸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들이 사라진 뒤 우리 땅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여우는 전염병을 옮기는 들쥐를 잡아먹고 동물의 시체를 처리해 자연 생태계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구실을 했다. 여우가 사라지자 산과 들에는 들쥐가 많아졌다. 들쥐들은 사람에게 전염병을 옮기고, 농사지은 곡식을 갉아먹었다. 사람들은 또다시 들쥐를 잡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박경화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흥미로운 환경이야기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친환경생활을 담은 환경책을 주로 쓰고 있다.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어린이를 위한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그린잡』『, 지구인의도시사용법』,『여우와토종씨의행방불명』등을 썼다.

  목차

여는 글 / 지구에서 사람이 멸종되었다?

1부 땅에서 사라지는 생명들
토종 씨앗의 행방불명
강남 간 제비는 왜 돌아오지 않을까?
로컬푸드가 땅을 살린다
옷은 일회용이 아니야
고랭지밭의 습격
생수 전성시대
전자 제품, 먼 여행을 떠나다
태초에 쓰레기는 없었다

2부 야생에서 사라지는 생명들
점박이물범의 집은 철거 중
그 많던 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잠자는 왕국, 동물원
로드킬, 가장 비참하고 쓸쓸한 최후
곰을 위한 진정한 배려
산양, 백척간두에 서다
야생동물은 인간의 미래다

3부 숲에서 사라지는 생명들
수달을 품은 강
봉우리가 없는 백두대간
오랑우탄은 종이가 미워!
산나물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솜다리를 아시나요?
목이 타는 고로쇠나무
모든 것은 산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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