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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고 싶다
어문학사 | 청소년 | 201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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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80년대 초의 대한민국 청량리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 시간.공간적인 배경은 다르지만 가족이나 친척도 한 명 없이 세상에 홀로 남겨져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종수의 모습은, 오늘날 고립된 채 경쟁체제 속에서 공부에만 올인 하며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종수의 작은 몸부림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열여섯 살 종수의 인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재혼을 하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고모 집에서 눈칫밥을 얻어먹던 종수는 가출하여 청량리 역 근처에서 서성이다가 구두닦이 형들의 눈에 띄어 그들과 함께 손님들의 구두를 수집하는 ‘찍쇠’ 일을 시작한다. 어느 날, 청량리 집창촌의 혜련이 누나와 만나면서 종수의 삶이 180도로 달라진다. 여섯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혜련이 누나의 따뜻한 심성에 물들어가며 구두약 냄새에 절어 있던 구두닦이들이, 희망의 땀방울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혜련이 누나를 만난 이후 종수는 고되고 힘든 일상을 더 이상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버림받았던 소년 종수는 이제 혜련이 누나와 형들의 도움으로 묵묵히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기 시작한다.

희망 없는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며

이 소설은 1980년대 초의 대한민국 청량리를 배경으로 한다. 이미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어 자취를 감춘 청량리 588 집창촌과 청량리 역 그리고 좁은 뒷골목길 등이 주요 무대이다. 이미 역사의 한 귀퉁이로 사라져 버린 1980년대의 구두닦이들과 집창촌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 소설의 주 독자층인 청소년에게 30년 전 서울의 옛 청량리라는 생소한 이야깃거리로 다가온다. 오늘날의 청소년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았던 열여섯 살 꼬마 구두닦이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꼬마 구두닦이 종수는 누구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한다. 같이 일을 하는 구두닦이 형들마저 종수를 구두 수집해오는 사람으로만 취급할 뿐 일을 못할 땐 매번 욕설과 구타를 일삼는다. 힘겨운 일상이 지속되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려고 할 찰나에 종수는 혜련이 누나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혜련이 누나와 종수와의 우연적인 만남에서부터 이야기는 대전환을 맞는다. 혜련이 누나는 종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준다. 이때부터 종수는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한 사람을 얻게 된다. 그 한 사람을 통해 종수는 기쁨을 느끼고, 행복을 찾고, 희망을 좇는다. 혜련이 누나 역시 종수를 통해 집창촌 생활로 인해 겪는 온갖 고통들을 잊어버린다. 혜련이 누나가 종수에게 베푸는 어찌 보면 맹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랑과 관심은 오히려 자신보다도 약자인 사람들을 보듬어줌으로써 괴로운 현실을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종수뿐만 아니라 매섭던 독사 형이나, 무뚝뚝한 석길이 형, 성길이 형, 문수 형, 개남이 형 모두가 혜련이 누나의 등장과 함께 따뜻한 가정의 모습을 일궈나간다.
종수는 비록 구두닦이 생활을 하지만 혜련이 누나와 독사 형의 도움으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로부터 버림받고, 친척으로부터 외면당하고, 구두닦이 찍쇠라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냉대와 멸시를 받지만, 이 모든 어려움을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해 자신의 바른 심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종수는 비록 어린 소년이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어른이라고 착각할 만큼 성숙한 면을 보여준다. 종수는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목도하지만, 절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비관’은 할지언정 자신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구두닦이 형, 혜련이 누나와 같이 사회의 최저변에 속한 사람들과 살아가도, 그들과 함께 똘똘 뭉쳐 절대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가는 뚝심을 보여준다. 종수는 여리게만 보이는 평범한 소년에 불과하지만, 한편으로 스스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변인들을 소중히 아끼며,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끈질기게 발버둥치는, 굉장히 강한 아이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청소년으로서의 삶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살고 있다. 점점 치열해져가는 입시로 인해 사춘기 때 해야 할 일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채, 가족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친구들과의 사이는 경쟁관계로 변질되고, 그 안에서 점차 고립되어 가는, ‘외톨이’로 전락하고 있다. 심지어 벌써부터 청소년들이 대학을 가기 전부터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시간.공간적인 배경은 다르지만 가족이나 친척도 한 명 없이 세상에 홀로 남겨져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종수의 모습은, 오늘날 고립된 채 경쟁체제 속에서 공부에만 올인 하며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종수의 작은 몸부림은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구두닦이들의 거친 삶과 청량리 집창촌 여성들의 냉혹한 현실이 그대로 여과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청량리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재현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집창촌과 구두닦이 부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건 사고가 발발하여 독자들의 긴장감을 계속 불러일으킨다.
집창촌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맨발로 뛰는 혜련이 누나에게 다가오는 알지 못하는 세력의 압력, 폭력배들과 독사 형의 갈등, 성실한 종수를 오히려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개남이의 잔인한 폭행, 구두닦이를 멸시하는 다방 한량들과의 싸움 등 소설은 옛날 1980년대 초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그 안에서 벌어진 있음직한 일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또 혜련이 누나를 몰래 좋아하는 왕초 독사 형, 개남이와 종수의 화해, 성길이 형과 문수 형의 익살스런 모습 등 등장인물들의 어두운 인생과는 정반대로 그들끼리 엮어가는 소소한 일상 속의 이야기들은 예상치 못한 엉뚱한 실소를 머금게 한다. 이렇게 잔잔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급박한 스토리가 서로 뒤엉키며 전개돼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한다.

“너 지난번에 나한테 인사시킨 혜…… 누구라고 했더라?”
독사 형이 고개를 갸웃하며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였다.
“혜련이 누나요?”
“그래, 혜련이. 그 아가씨 너 어떻게 알았냐?”
그러면서 독사 형은 누나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아저씨는 누구신데 저한테 뭘 물어보시겠다는 거예요?”
종수가 언짢은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말했다.
“너 588에서 일하던 혜련이라는 여자 알고 있지?”
“…… 혜련이 누나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요?”
“자식, 왜, 그 여자에 대해 물으니까 기분 나쁘냐? 너 그 여자하고 아주 친하지?”
앞을 막아선 사람이 어둠 속에서 기분 나쁘게 이를 내보이며 물었다.

누나는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누나가 입원을 한 뒤로 독사 형도 병원을 떠나지 않고 병간호를 하였다. 이런 걸 보면 독사 형이 누나를 얼마나 마음 깊이 사랑하는가를 알 수 있었다. 거칠고 험악한 세계에서 어릴 때부터 살아온 독사 형에게 저런 순정이 있을까 싶게, 독사 형은 누나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간호했다.
“누나.”
종수가 병실 문을 열고 침대에 누워 있는 누나를 불렀다. 누나는 팔에 링거 주사액을 꽂고 누워 있었다. 누나 곁에 앉아 있던 독사 형이 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종일
1994년 제2회 MBC창작동화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 199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2009년 고양시문화상(예술 부문), 행주문화상(예술 부문), 고양시 자랑인상을 수상. 그간의 저서로는 동화집 『베토벤 아저씨의 산책』,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는 집』, 『12살 훈이 좌충우돌 경제학』, 『밥상머리에서 배워요』, 『이야기 백제왕조사』, 『강산이는 힘이 세다』와 청소년 소설 『나는 날고 싶다』, 『내 마음의 꽃밭』, 『그리운 별의 씨앗』과 소설집 『돌의 침묵』 등이 있다. 그 밖에도 논술과 환경 관련 저서를 다수 집필했다.

  목차

1. 아름답고 슬픈 겨울 7
2. 상처받은 사람들 23
3. 밤에 피어나는 꽃 49
4. 거친 사람들 속에서 72
5. 놀이공원으로 소풍가다 92
6. 독사 형의 주먹은 세다 121
7. 종수, 입원하다 140
8. 사랑, 그 사랑은 아름답네 170
9. 누나를 찾는 사람들 185
10. 개남이 돌아오다 209
11. 누나, 아프지 마 228
12. 이별, 그 영원한 그리움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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