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꼬마 도둑’의 시선으로 홀로코스트의 참혹상을 그려낸 청소년 문학서.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에 비친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냉정하리만큼 담담하게 전달하고 생생하게 재현한다. 특히 어린이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드러내어 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이 어린이임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점령한 폴란드 바르샤바, 자신을 ‘도둑’이라고 소개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빵을 훔치던 중 유리라는 유대인 소년을 만나게 되고, ‘미샤’라는 이름과 ‘집시’라는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또한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소녀 제니나와 그의 가족들, 고아들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돌보는 코르착 박사를 만나 가족 같은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가 심해지면서 바르샤바 내 모든 유대인들은 게토(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에 갇히게 되고 추위와 굶주림으로 인해 서서히 죽어간다. 이에 미샤는 제니나의 가족들과 코르착 박사의 고아들을 위해 음식을 훔친다. 매일 밤 생명을 담보로 장벽을 넘나드는 날들, 생지옥과 같은 게토에 갇힌 상황에서도 미샤와 제니나는 ‘우유풀’을 날리며 한 점 희망을 느끼는데....
출판사 리뷰
순수해서 더욱 참혹한 기억
내가 아는 것은 단 한 가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훔쳐야 한다는 것!
살아남기 위해 훔쳐야 하는, 도둑이라 불리는 아이
제2차 세계대전, 나치가 폴란드 바르샤바를 점령했던 당시
게토에 갇힌 유대인들의 삶이
‘꼬마 도둑’의 눈을 통해 재현된다
작품 소개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꼬마 도둑’의 시선으로 홀로코스트의 참혹상을 그려낸 청소년 문학서.
순진무구한 아이의 눈에 비친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냉정하리만큼 담담하게 전달한다. 하지만 흰 눈에 새겨진 가죽장화의 발자국이 더욱 처참하게 느껴지듯, 순진무구한 아이가 겪는 거대한 폭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극대화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어린이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이 어린이임을 환기시킨다. 어린이 인권을 위해 헌신한 야누슈 코르착 박사가 등장하는 것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편 《내 이름은 도둑》은 역사의 피해자에서 당당한 생존자로 거듭나는 화자의 내밀한 고백서이기도 하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단어, ‘홀러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환기이며, 역사의 아픔을 너무 쉽게 잊지 말자는 각성의 손짓인 것이다.
가장 순수해서 더욱 참혹한 홀로코스트의 기억!
《하늘을 달리는 아이》, 《문제아》에서 특유의 순진무구한 인물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 제리 스피넬리가 또 한 번 가장 ‘순수한’ 시선을 표현해 냈다. 《내 이름은 도둑》은 일반적인 도덕과 상식의 틀에서 벗어난 ‘꼬마 도둑’의 시선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바르샤바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백지 같은 아이다. 자신의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말이면 무엇이든 그대로 흡수한다. 도둑, 멍청이, 얼간이, 집시, 유대인……. 이 모든 것이 아이의 이름이다. 이 아이가 아는 단 한 가지는 살아남기 위해선 훔쳐야 한다는 것.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도둑질하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아이는 뭔가 그럴싸한 것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가죽장화’가 되길 꿈꾸고, 말꼬리에 얼굴이 파묻히지만 않는다면 유대인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이 작품은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다룬 여타 작품들과 달리, 나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냉정하리만큼 담담하게 눈에 보이는 상황을 전달할 뿐이다. 하지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당하며 기합을 받는 상황에서 제일 멋진 ‘차렷 자세’를 보려 주려고 애쓰거나, 거리에 쌓이는 시체들을 날마다 치우는 것은 ‘천사’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순수함은 새하얀 눈 위에 새겨진 시커먼 발자국처럼, 나치의 폭압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나아가 이 무고한 아이가 가죽장화가 쏜 총에 맞고, 가족 같은 이들과 생이별하게 되는 참혹한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나치의 폭압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극에 달하는 것이다.
무참히 짓밟히는 어린이 인권의 참상
이 작품은 나치의 폴란드 침공 당시 어린이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드러내 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이 아이들임을 환기시킨다. 특히 무방비 상태로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집도, 가족도 없는 고아들, 험상궂은 얼굴의 에노스, 광대 쿠바, 골초 퍼디, 외팔이 올렉, 신발 없는 빅 헨릭, 창백한 벙어리 존은 오직 살아남기 위해 음식을 훔치고, 서로의 체온에 기대 추위와 불안을 이겨낸다. 바르샤바의 한쪽, 장벽으로 둘러싸인 게토에 갇혀서도 훔친 음식으로 연명하던 아이들은 이제 목숨을 담보로 장벽을 넘는다.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굶어죽거나 훔치거나, 총살당하거나 목이 매달리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의 불씨는 있었다. 이 작품에는 고아들을 데려다 사랑으로 돌보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는 평생 어린이 인권을 위해 헌신한 야누슈 코르착 선생이다. 실존 인물인 코르착 선생은 실제로 아이들을 친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아끼고 사랑했으며, 죽음의 열차에 올라 수용소에서 최후를 맞기까지 아이들과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모든 어린이들은 사랑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선생의 숭고한 정신은 ‘세계의 아동의 해’ 선포와 ‘아동권리협약’ 채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생존자의 육성을 듣다
자신이 가진 상처를 말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마치 그 일이 없었던 것처럼 빨리 잊는 것이 상책이라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내밀한 상처,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입은 상처는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는다. 또한 그것은 개인적 상처인 동시에 우리가 함께 풀어야할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폭력을 관통하고도 꿋꿋이 살아남은 이들을 ‘생존자’라고 부르는데, 이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 극복한 이들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제리 스피넬리는 특유의 표현력으로 내면의 상처를 압축적이고 환상적으로 재현해 내면서 역사의 피해자가 강인한 생존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무리 없이 선보인다. 주인공은 자신의 상처를 덮어버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발화하면서 과거에서 벗어난다.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대신, 이 모든 것을 기억하려 한다. 부당함을 기억하는 것, 소리 내어 항거하는 것이야말로 그릇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치의 손아귀에 빼앗긴 동생의 이름을 손녀딸의 가운데 이름으로 선물하는 것 또한 그에게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저항의 제스츄어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내 이름은 도둑》은 너무나 익숙해진 단어, ‘홀러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환기이며, 역사의 아픔을 너무 쉽게 잊지 말자는 각성의 손짓인 것이다.
수상 경력
* 골든 카이트 상(The Golden Kite Award) 수상작
*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최고의 책
* 북리스트 선정 청소년 걸작 역사소설 TOP 10
*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10대를 위한 책
* Parent's Guide Children's Media Award 수상작
* 펜실베이니아 도서관연합 선정, Carolyn W. Field Award 수상작
* 전국유대인서적상(National Jewish Book Award) 본선 진출작
* 유대인 도서관연합 선정, 주목할 만한 아동서적(A Notable Children's Book)
유리는 내 얼굴을 찰싹 내리쳤다. 바브카가 저만치 날아갔다.
“넌 가죽장화가 아니야. 넌 절대 가죽장화가 되지 않아. 넌 너야.”
난 내 바브카를 도로 가져왔다. 여전히 그래도 나는 뭔가 그럴싸한 게 되고 싶었다.
난 밀그롬 식구가 된 게, 유대인이 된 게 자랑스러웠다. 난 내 완장을 흔들며 외치고 싶었다. 여보세요, 여기, 나 좀 봐요. 난 유대인이에요! 더러운 아브라함의 자식!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아파서, 어떤 사람들은 배가 고파서 죽었다. 난 아프진 않았지만, 배고픔은 바로 내 문제였다. 우리 가족을 먹이는 것, 코르착 선생의 고아들을 최대한 많이 먹이는 것, 그것이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였다. 민첩함, 자그마한 몸, 무모할 정도의 뻔뻔함. 이 모든 것이 나를 완벽한 좀도둑으로 만들었다.
작가 소개
저자 : 제리 스피넬리
194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태어났으며, 게티즈버그대학 졸업 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시대의 가장 재능 있는 이야기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두루 애독하는 성장소설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 『하늘을 달리는 아이』와 『잔혹한 통과의례』로 ‘뉴베리 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으며, 청소년소설 『스타걸』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징코프, 넌 루저가 아니야』, 『돌격대장 쿠간』, 『블루 카드』, 『행복의 달걀 찾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