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은 펭귄사의 'Penguin Readers Series'를 독점 계약한 세계 명작 시리즈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고전 문학 작품을 소개한다. 청소년들에게 무작정 완역본을 권하기 보다는 문장의 구조나 흐름, 길이, 어휘, 호흡 등 완역본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도록 풀어 썼다.
교수, 전문 번역가 등 검증된 역자군을 통해 번역했으며, 번역을 마친 다음에는 본디 글의 의미나 맛이 훼손되지 않았는지, 본디 글의 분량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비약이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일일이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뿐만 아니라 외래어나 한자말보다는 가급적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쪽으로 작업했다.
열 번째로 <타임 머신>과 함께 조지 웰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우주 전쟁>을 선정했다. 20세기 초 어느날, 영국의 작은 마을에 화성에서 날아온 우주선이 착륙한다. 그날 밤 우주선 안에서 기괴한 괴물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괴물이 발사한 열 광선이 주변 사람들을 휩쓸어버린다. 연이어 화성인의 우주선이 도착하면서 전투 기계로 무장한 화성인들이 지구를 점령하기 시작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화성인의 지구 침공'이라는 소재는 바로 이 소설에서 출발했다. 작가 웰스는 19세기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첨단 과학 문명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인류가 맞닥뜨릴 무시무시한 상황들을 예측했다. 작품은 SF의 흥미를 놓치지 않는 동시에 화성인이 지구를 무참히 짓밟는 모습을 통해 제국주의의 잔악함을 고발한다.
작품 뒤에는 <우주 전쟁>의 사회적 배경인 영국 제국주의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오손 웰스의 라디오 드라마가 빚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 화성에 대한 과학 상식, 시대별로 달리 만들어진 영화 <우주 전쟁>의 비교 감상법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실려 있다.그들은 먹지 않았기 때문에 소화할 필요가 없었고, 그 대신 다른 생물체의 신선한 피를 뽑아 자신의 혈관에 주입했다. 나는 그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너무나 끔찍해서 차마 눈 뜨고 계속 지켜볼 수 없었기에 자세히 묘사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좁은 관을 통해 인간에게서 피를 뽑아 필요한 기관에 공급했다는 말 정도만 해 두겠다.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소나 돼지, 토끼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이 고기를 먹는 관습 역시 얼마나 혐오스럽게 여겨질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덧붙여, 그 당시에는 잘 몰랐던 사실을 말해 두겠다. 그들은 해부학적으로 세 가지 관점에서 우리와 달랐다. 우선 그들은 잠을 자지 않았다. 신체가 아주 단순해서 기운 빠지는 법이 없는 것 같았다. 지구에서는 몸무게가 늘어나 움직일 때 힘을 써야 했지만, 일을 다 마치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기운이 왕성했다. 그들은 날마다 스물네 시간 내내 활동했다. 마치 개미처럼 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들에게는 성별이 없었다. 전쟁 중에 지구에서 어린 화성인이 태어났다. 화성인의 몸체에서 마치 식물의 싹처럼 돋아나 자라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 본문 125~126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허버트 조지 웰즈
1866년 영국 켄트 주 브람리에서 가난한 테니스 선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파산으로 학업을 그만두고 포목점과 약국의 수습 점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생계를 꾸렸다. 런던의 저명한 노말 과학대학교(Normal School of Science)에서 장학금을 받기 전 의류점에서 견습공으로, 그리고 화학자의 조수로도 일했다. 미드허스트 문법학교의 보조 교사로 채용된 데 이어 사우스켄싱턴 과학사법학교에 국비장학생으로 입학하며 뒤늦게 학업에 정진하였다. 그러나 시험에서 낙제하여 학위를 받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고, 이후 건강 문제로 인해 교사직을 여러 차례 그만두었다. 1891년 사촌 누이인 이사벨 메리 웰스와 결혼하지만, 4년 후인 1895년 그녀와 이혼하고 제자로 만난 에이미 캐서린 로빈스와 재혼하였다. 학창 시절 <사이언스 스쿨 저널>에 연재한 단편소설 「<크로닉 아르고>호」를 퇴고하여 SF 『타임머신』으로 출간하였다. 『타임머신』의 큰 성공 이후 『모로 박사의 섬』, 『투명 인간』, 『우주 전쟁』을 연이어 발표하며 ‘SF의 창시자’로 자리매김하였다. 타임머신, 우주전쟁, 투명인간, 모로 박사의 섬 등 신박한 공상과학 소설로 이름을 날리는 동시에 정치학과 사회문제 분야까지 두루 글을 저술했으며, 사는 동안 최고의 공공 지식인들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제와 장르를 불문하고 2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기며 왕성하게 활동한 그는 1946년 8월 13일 여든의 나이로 런던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목차
기획위원의 말
추천의 말
1. 전쟁 전야
2. 원통 우주선
3. 문이 열리다
4.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5. 폭풍우를 뚫고
6. 파괴의 소용돌이 속에서
7. 런던을 덮친 공포
8. 검은 독가스
9. 탈출
10. 바다 위의 전투
11. 화성인에게 짓밟힌 지구
12. 갇혀 지낸 날들
13. 푸트니 언덕에서 만난 사람
14. 기이한 울음소리
15. 폐허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