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 늑대와 여우, 족제비를 이긴 까칠한 칠면조 맹앤앵의 다섯 번째 그림책 《칠면조를 부탁해》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동물들과 파티에 쓰일 칠면조와의 다소 위험한 우정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칠면조를 부탁해》는 웃음과 반전을 통해 어려움 속에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해 줍니다. 현실을 뒤집은 이야기를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칠면조를 부탁해》에 등장하는 동물은 칠면조와 늑대, 여우, 족제비 ― 모두 네 마리의 동물입니다. 일반적인 생각으론 칠면조는 육식 동물에게 먹히는 약한 동물로 네 마리 동물 중에서 가장 약자입니다. 하지만 이 동화책은 상식을 뒤집고 있습니다. 잔꾀가 많은 칠면조에 의해 세 마리의 육식 동물은 이용당하지만 끝내는 정 때문에 서로를 도우며 숲 속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선물과 축복이 내리는 시간이죠. ‘착한 아이에겐 선물을, 나쁜 아이에게는 선물 없음.’을 강조하는 고전적인 사고방식의 크리스마스는 이제 아이들에게 잘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꾀 많고, 능청스러운 칠면조를 통해 새롭게 크리스마스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칠면조는 만년 약자였습니다. 만년 약자가 강자들을 골탕 먹이고, 새롭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설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현실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일도 책 속에서는 가능합니다. 책 속에서 가능한 상상의 세계는 현실에서도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할 힘을 줍니다.
아이들 세계에서도 덩치가 작아서, 힘이 약해서 또래들에게 억눌려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칠면조를 부탁해》의 칠면조처럼 슬기롭게 말하고, 용기 있게 행동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겠죠. 그리고 덩치 큰 친구나 덩치 작은 친구나 모두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준다면 이번 크리스마스는 보람 있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혹 그렇지 않더라도 칠면조의 입장이 되어 여우에게 잡혀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을 것입니다.
▶ 크리스마스 파티엔 칠면조 요리가 최고한 집에 사는 늑대, 여우, 족제비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요리할 칠면조가 필요했어요. 칠면조를 훔치기로 한 여우는 제일 예쁜 칠면조를 골라 가져오죠.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칠면조는 집에 오자마자 큰소리를 치네요.
“집 안이 완전 난장판이네! 나 같은 아가씨를 집에 초대하기 전에는 집안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고 안 배웠니?”
얼떨결에 여우는 청소를 하게 되고 칠면조는 청소를 잘하는지 감시를 해요. 칠면조의 태도가 너무 단호했으니까요. 늦게 도착한 늑대와 족제비도 칠면조의 말에 꼼짝을 못했어요. 오자마자 저녁에 먹을 개구리와 버섯, 새싹을 구하러 나가야 했으니까요. 칠면조를 제외한 셋은 할 수 없이 칠면조가 시키는 일은 다 했어요.
늑대, 여우, 족제비가 반드시 해야 할 일.
1. 집에 들어오기 전에 발 닦기.
2. 끼니때마다 먹을 거 구해오기.
3. 자기 전에 이를 닦고 바닥에서 자기.
4.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하기.
5. 벽난로에 불 지피기.
6. 식탁에 앉기 전 손 닦기.
늑대, 여우, 족제비는 칠면조가 해 주는 음식을 먹고, 카드놀이를 하는 것이 행복했어요. 요리용으로 잡아 온 칠면조와 점점 친구처럼 정들고 있었지요.
그런데 크리마스를 하루 앞 둔 날 칠면조는 충격적인 말을 했어요.
“난 포도주에 익혀지고 싶은데, 이 요리법은 참 어려울 거야. 너희들 잘 해낼 수 있겠니?”
칠면조를 제외한 세 친구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새로 사귄 친구를 포도주에 담근 채 굽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다행히도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칠면조가 찾아냈어요.
“친구들아, 나를 너무 일찍 죽였다간 너희들 식사를 누가 만들어 줄까, 걱정하는 거지? 나를 일 년 더 살찌게 해주겠니? 내년이면 잡아먹어도 괜찮을 거야. 더 살이 올라 있을 테니, 더 근사한 크리스마스 파티 칠면조가 될 거라구.”
이렇게 매년 칠면조와 늑대, 여우, 족제비는 칠면조가 더 살찌도록 칠면조를 요리하는 것을 또 다음 크리스마스로 미루며,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어요.
《칠면조를 부탁해》는 동물들의 표정이 익살맞게 드러난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재미있는 글 속에 친구의 소중함을 예쁘게 담아낸 그림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