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원로 아시아계 미국 작가 렌세이 나미오카가 많은 중국 여자들에게 고통을 주었던 전족 풍습에 맞서 자기 운명을 바꾼 어머니를 모델로 하여 쓴 작품이다. 독립적이고 개성적인 여자 주인공이 구세대와 신세대, 토박이 문화와 외래 문화의 갈등 속에서 굳건히 자기 자리를 마련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아이린은 명문 축에 드는 타오 집안 셋째딸로 태어나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한껏 받으며 집안을 뛰어다니는 천방지축 아기씨이다. 새로운 문물에 솔깃한 아버지가 명문가 대대로 내려오는 조혼과 전족 풍습에서 딸을 구하려고 하지만, 집안에서 아이린과 아버지의 편은 한 사람도 없다.
대가족 문화에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는 큰아버지와 할머니의 명에 따라 아이린은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정혼을 하게 된다. 보모의 눈을 피해 두 발로 집안을 뛰어 다니던 아이린은 이미 전족을 한 두 언니를 보고 전족을 하게 되면 다시는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나는 언니의 다리 끝에 달린 처참한 살덩이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토할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나는 둘째언니의 발끝에 아주 조그만 발가락들이 달려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 왔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토록 끝이 뾰족하고 작은 신발을 신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이제 비로소 어떻게 언니가 그 쐐기 모양의 신발에 발을 쑤셔 넣는지 알 수 있었다. 엄지발가락은 아예 형체도 없이 문드러져 있었다. 다른 발가락들은 마치 밀가루 반죽을 접은 것처럼 발바닥 밑으로 억지로 말려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발가락을 접으려면 뼈를 부러뜨리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본문 47쪽에서
나는 뾰족구두를 신고 발목을 삐끗하거나 넘어지지 않고 걸어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렌세이 나미오카
베이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해 왔다. <4월과 용 아가씨>로 '유타 청소년도서상' 후보작에 올랐으며, 1995년 <막내 양과 무서운 귀>로 '젊은 독자 선택 상' 후보작에 올랐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 <셋째딸과 양과 있을 수 없는 가족들>, <둘째딸 양과 비밀의 추종자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