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7세 소녀 제스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날, 가족들이 모두 모여 환송연을 연다. 그날은 죽은 제스 오빠대니의 기일이기도 하다. 제스의 가족은 대니를 추억하고 제스의 앞날을 축복하며 각자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어린 제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한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부모 몰래 결혼한 외조부모, 백마 탄 왕자를 꿈꿨지만 결국은 성실한 사랑을 택한 할머니,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오빠 대니와 함께 보낸 짧은 시간들,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 속에 갇혀 사는 할아버지의 친구, 디스코장에서 만난 멋진 남자와 잠시 사랑에 빠졌던 제스.
보편적이면서도 가슴 시린 사연, 가령 첫 데이트의 설렘, 예쁜 딸을 둔 부모의 마음, 공평하지 못한 짝사랑의 서글픔과 그 사랑을 보낼 때의 속상함, 이 아픈 기억의 극복 과정은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다. 보편적이어서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저자의 따뜻한 문체에 실려 때로는 슬프게, 또 때로는 환하게 다가온다.
출판사 리뷰
2007년 창비가 야심 차게 펴내기 시작한 '창비청소년 문학'의 세 번째책 『할머니의 연애시대』(Granny was a buffer girl)가 출간되었다. 영국 아동청소년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벌리 도허티의 작품인 이 책은 출간 이후 평단과 독자의 호평을 받으며 카네기 메달과 혼 글로브 상, 번리 상 등을 수상하였다. 또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번역되었다. 창비는 덕컥 임산하게 된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도허티의 또 다른 대표작『이름 없는 너에게』(Dear Nobody)를 2004년에 번역 소개한 바 있다.
나는 디스코장에서 나오는 음악을 좋아했다. 소리가 크고, 힘이 느껴지고, 또 약간 성난 듯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말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번쩍이는 플래시등은 알록달록한 사탕이 녹아드는 색 같았다. 그 빛은 춤추는 사람들의 옷이며 살갗을 군데군데 파랑 빨강 초록 그리고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모든 사람들이 흰 바지에 흰 셔츠를 입은 한 남자를 주목하고 있었다. 말끔하고 도도해 보였다. 그가 무대 위로 올라가자 짙은 보라색 등이 쏟아졌다. 남자의 옷가지는 마치 강렬한 태양빛을 받은 흰 눈처럼 빛났다. 그가 무대를 점령한 동안 아무도 춤추러 나갈 생각을 못했다."저 남자 정말 멋있어." 내 옆에 있던 여자애가 말했다. 나는 격렬하게 춤추는 그를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내 모습이 왠지 당혹스럽게 느껴졌다. 음악의 강렬한 장단이 내게 전해졌다. 내 심장은 전혀 새로운 리듬을 타고 고동치기 시작했다. 맥박이 점점 빨라졌고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내부에서 용솟음쳤다. 나는, 내 향수 냄새에 도취된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냥 서서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찼다. -본문 204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벌리 도허티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1982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소설, 시, 희곡 등을 40여 권 이상 펴냈으며, 2002년 더비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카네기 메달, 셰필드 상 등을 수상한 <이름 없는 너에게>(Dear Nobody)와 역시 카네기 메달과 혼 글로브 상을 수상한 <할머니의 연애시대>(Granny was a buffer girl)가 있으며, 그 밖에 <바다의 딸>(Daughter of the Sea),<오래된 비밀>(Deep Secret) 등의 작품을 썼다.
목차
축하파티
브라이디와 잭
쇠를 가는 소녀
토요일의 맥주파티
루씨 크래그웰
대니
비둘기 소년
열일곱 청년 데이비
거인의 두려움
디스코
작별
옮긴이의 말